산소로 상처를 치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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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승주, 제주의료원 고압산소치료센터장

과거 1960~1980년대에는 연탄이 주된 난방연료였기에 소위 연탄가스 중독이라 불리는 일산화탄소 중독이 흔하게 발생했다. 이후 난방 시스템이 발전함에 따라 한때 일산화탄소 중독 환자는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으나 최근 캠핑사고, 자살시도, 대형화재 등으로 인해 일산화탄소 중독 환자가 다시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일산화탄소는 연료가 불완전 연소할 때 발생하는 기체로 무색, 무취이기 때문에 노출돼도 쉽게 알아차리기 어려운 반면 노출됐을 때 위험성은 심각하다. 정상적인 인체에서는 혈액 내에서 적혈구에 들어 있는 헤모글로빈이라는 물질이 우리 몸의 각 장기와 조직의 세포들에 산소를 공급한다. 일산화탄소는 이 헤모글로빈에 강하게 결합해 산소 운반을 방해하며 이로 인해 일산화탄소에 노출된 환자들은 치명적인 저산소성 손상을 받게 된다.

일산화탄소 중독에 가장 효과적인 치료는 고압산소치료이다. 고압산소치료란 환자가 특수의료 장비인 챔버안에 들어가 최소1.4기압 이상의 압력으로 100%의 산소를 흡입하는 것을 말한다. 고압산소 치료를 통해 인체에 공급된 높은 압력의 산소는 헤모글로빈과 결합한 일산화탄소를 분리하고 다시 산소와의 결합하는 것을 촉진해 적혈구의 산소공급 능력을 회복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탁월한 산소 공급능력을 바탕으로 한 고압산소치료의 치료효과는 비단 일산화탄소 중독에 국한되지 않고 최근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데, 그중 특히 상처치료 분야에 대한 연구와 이용이 활발한 편이다.

인체는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산소와 영양 및 다양한 인자들을 필요로 하며 이러한 물질들의 주된 공급경로는 혈액이다. 따라서 당뇨병이나 방사선치료 등으로 혈관이 손상돼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은 환자는 상처 치유가 더딘 경향을 보이며 심한 경우 조직괴사에 이르기도 한다.

고압산소치료는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은 조직에도 산소를 공급하면서 상처치유를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살균작용으로 혐기성 세균의 번식을 억제함과 동시에 치료인자의 활성을 증가시키고 상처부위의 부종감소는 물론 새로운 혈관생성 또한 촉진한다고 알려져 있다.

고압산소치료의 이러한 상처치유 효과를 토대로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잠수병(감압병), 일산화탄소 중독 외에도 화상, 피부이식술 후, 방사선치료 후 발생한 조직괴사, 당뇨발 등 일부 질환에 대해 고압산소치료의 보험 급여가 인정되고 있으며 그 적응증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제주의료원 고압산소치료센터도 이러한 최근 추세에 발맞춰 일반적인 잠수병과 일산화탄소 중독 환자 외에도 상처 치유에 대해 고압산소치료를 이용해 활발히 치료를 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이러한 환자들의 치료 건수는 점차 증가하는 추세였으며, 2020~2021년은 제주의료원이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되면서 일부기간 센터 운영이 중단돼 전체 환자가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상처 치유와 관련된 환자의 비율은 오히려 증가했다.

제주의료원은 앞으로도 센터 운영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도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함과 동시에 많은 환자들에게 치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제주의료원의 이런 노력들이 결실을 맺어 아무쪼록 더 많은 도민들이 고압산소치료의 혜택을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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