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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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택, 前 탐라교육원장·칼럼니스트

한 해의 끝자락에 와 있다. 12장 달력 속에 촘촘히 박혀 있던 수많은 날들이 언제 어디로 사라졌는지 흔적조차 찾아 볼 수 없다. 벽에 걸려 있는 마지막 달력 한 장만이 힘없이 나풀거리고 있다. 탈도 많고 한도 많았던 신축년(辛丑年), 올해 초 사람들은 떠오르는 해를 향해 각자의 소원을 빌었을 것이다. 이제 자신을 되돌아봐야 할 때다.

사람들은 늘 꿈과 희망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러나 실현 가능한 것이라야 하고 그에 따른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너무 과욕만 부리다 보면 힘에 부쳐 포기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결국 마음에 상처만 남게 된다.

세상사 일을 함에 있어 자신의 뜻대로 되는 일은 그리 흔치 않을 것이다. 이는 인생도 그렇고 정치도 예외는 아니다. 아무리 100% 성공한다고 해도 완벽할 수는 없게 마련이다.

한 나라의 지도자는 국가의 통수권자로서 막강한 권한과 실권을 행사한다. 그러나 정책 수행이라는 것은 단순히 지도자가 원한다고 이루어질 수는 없다. 취임 당시에는 어느 정도 실현이 가능하나 임기 말 권력 누수 현상이 생기면 주변 사람들이 잘 따르지 않는다. 이어 레임덕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사실 레임덕은 언제 어느 곳에서나 존재하게 마련이다. 그렇다고 당연시 받아들인다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요즘 국내 지도자들의 면면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지도자들은 대부분 임기 말이 되면 레임덕의 덫에 걸려 허우적거렸다. 문대통령도 예외는 아닐 듯하다. 임기 몇 개월을 앞두고 국민들로부터 많은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취임 초 그는 ‘평등과 공정, 정의를 내세웠다. 집값은 반드시 잡겠다하고,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공약(公約의 공약(空約)이 된 느낌이다. 청년들은 일자리를 잃고, 나라의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집값은 천정부지 치솟고 있다. 그뿐인가 화합은커녕 국민들을 분열시키고 내로남불과 모든 것을 남의 탓으로 돌리고 그것도 부족해 온갖 특권은 다 누린다. 그들만의 권력이고, 법이며, 그들만의 세상이다. 그렇다고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도 없다. 모 언론사에서 ‘대통령이 잘한 것이 무엇인가’란 질문에 34%가 ‘없다’라 답했다.

외국의 예다.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16년간 흔들림 없이 굳건히 자리를 지켰다. 그는 여성 지도자로서 위기에 강하고 합리적이며 포용력이 강한 지도자로 평가 받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긍정적 평가로 75%에 달할 정도로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그런가 하면 스웨덴 엘란데르 총리도 이에 못지않았다. 23년간 총리로 지내면서 11번의 선거를 모두 승리로 이끌었다. 그는 운동권 출신이었지만 각계각층 인물들과 스스럼없이 만나 대화와 타협을 했다. 청렴하고 검소하며, 특권 없고 정직함을 지도자의 모토로 삼았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훌륭한 지도자 한 사람만 있었으면 하는 마음 저만이 바람일까?

누구든 어떤 일을 하든, 어떤 위치나 상황에 있든 초지일관(初志一貫),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것만이 자신과 사회를 위하고 국가를 위하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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