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구도심 재생 사업은 역사·문화·관광 연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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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문성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국토부 재정담당관 때 ‘50조 예산’ 투자 개선 주도
글로벌 금융위기 때 하우스 푸어 문제 등 해결 성과
“제주 미래, 도민 지혜 모아 합의점을 찾는 게 중요”
문성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차장이 정부 중앙기관들이 입주한 행정중심복합도시 개발 현황도를 보여주고 있다.
문성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차장이 정부 중앙기관들이 입주한 행정중심복합도시 개발 현황도를 보여주고 있다.

문성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하 행복청) 차장은 국토교통부 주거복지기획과장, 공공주택추진단장, 정책기획관, 도시재생사업기획단장 등 핵심 보직을 거쳐 지난 7월 행복청 차장으로 승진했다. 행복청은 세종시 내에 행정 기능 중심도시인 행정중심복합도시(이하 행복도시)의 건설을 총괄하는 국토교통부 산하 중앙행정기관이다.

현재까지 행복도시에는 43개 중앙행정기관과 16개 국책연구기관이 이전을 완료됐고, 앞으로 국회 세종의사당 분원도 설치될 예정이다.

도시·주택분야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는 문 차장은 지난 2016년 6월부터 1년 동안 인사 교류를 통해 세종시 건설도시국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 부동산 문제 해결 앞장

문 차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 침체된 부동산 개발사업과 하우스 푸어 문제 해결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부동산 경기가 침체돼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이 중단되거나 지연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국가경제에 많은 부담이 됐다.

이 PF사업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2012년 공모형 PF조정위원회를 설치, 일부 사업을 정상화시킴으로써 사업 참여자들의 피해를 막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한 것이다.

문 차장은 “법적인 조정 권한이 없는 상황에서 첨예하게 이해관계로 얽혀 있는 토지주와 부동산개발업체, 금융기관 등 사업 참여 주체들과 끊임없는 협의·협상을 통해 조정안을 도출한 협력적 거버넌스(Governance) 사례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또한 당시 주택경기 하락으로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이 가중되면서 ‘하우스 푸어(house poor)’가 사회 문제로 대두되자 주택도시기금과 LH가 설립한 리츠를 통해 하우스 푸어의 주택을 매입, 재임대하는 희망임대리츠를 2013년 도입해 총 5000억원 내외의 주택담보대출 부실화를 방지하기도 했다.

문성요 차장이 지난 8월 세종시 공무원을 대상으로 행정중심 복합도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문성요 차장이 지난 8월 세종시 공무원을 대상으로 행정중심 복합도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국토부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보람은

문 차장은 이어 “국토교통부 재정담당관으로 재직할 때 부처의 투자 방향 정립과 체질 개선을 위해 노력했던 일이 가장 보람으로 남아 있다”고 소개했다.

국토교통부는 예산 20조원, 기금 30조원 등 총 50조원 규모의 거대 예산을 운영하고 있는 부처로서 사업수도 700개가 넘는데 모든 사업에 대해 투자 점검을 벌여 지속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되는 사업들을 과감히 조정한 반면 새로운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사업들은 실국, 재정당국과 협의해 새롭게 투자 방향을 정립했던 것이다.

그는 “그동안 해오던 시설 확충 위주의 하드웨어적 투자에서 성능 위주의 소프트웨어적 투자로,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맞춤형으로, 양적·관행적 투자를 정책 목표와 연계된 질적·전략적 투자로, 국토부 예산의 체질 개선을 추진했던 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덧붙였다.

▲세종시 파견 근무

문 차장은 2016년 6월부터 2017년 5월까지 1년동안 세종시 건설도시국장으로 파견 근무를 하면서 세종시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성장관리 방안’을 전국 최초로 수립했다.

그는 “성장관리 방안은 개발 압력이 높아 난개발이 예상되는 지역에 대해 계획적인 개발과 체계적인 관리를 유도하기 위해 2014년부터 도입된 제도인데 세종시가 2016년 처음 수립한 이후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국의 31개 시·군에서 수립했거나 진행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토의 난개발을 막고 체계적 관리를 위한 토대를 제공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제주의 구도심 활성화 방안은

문 차장은 제주의 구도심 재생과 관련, 역사·문화·관광과의 연계성을 강조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구도심의 공공 기능을 회복시키기 위해 노후 공공청사를 리모델링해 복합문화시설을 공급하거나 상권 활성화를 위한 창업 지원, 상생협력 상가 공급 등이 주로 시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단순히 이러한 방식을 답습하기보다는 사업지역의 역사·문화·관광과 연계가 이뤄질 때 유동인구나 매출액의 증가 등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개진했다.

이어 “도시재생뉴딜사업은 다양한 유형이 있지만 구도심을 활성화하는 데는 중심시가지형(권장 면적 20만㎡ 내외, 국비 지원 최대 150억원, 사업 기간 5년)으로 추진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본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그는 또 “사업의 신속한 추진을 위해서는 공기업 등이 시행하는 거점개발사업 중심의 총괄사업관리자형을 결합해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다”고 밝혔다.

문성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차장이 지난 8월 세종특별자치시 금강보행교 건설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문성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차장이 지난 8월 세종특별자치시 금강보행교 건설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도시재생사업 주민 참여 방안은

문 차장은 이어 “도지재생사업 추진 전에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보전하고 발전시켜 나가야할 지역적 정체성은 무엇인지 등에 대한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만, 해당 지역의 특성에 맞는 도시재생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도시재생이 단순한 일회적 국비 지원 사업에 그치지 않고, 지속가능한 사업이 되기 위해서는 민간과 주민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주문했다.

“공공주도로 계획을 수립하고 마중물 위주의 사업을 추진한 후 민간 투자를 기다려서는 민간의 참여 유인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민간을 계획 수립 때부터 참여시켜 민간의 자율성과 역량 발휘를 최대한 보장하는 민관협력 방식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주민은 단순 협의 대상이 아니라 사업 추진 전부터 사업 종료 후까지 실질적인 주체가 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본격적인 뉴딜사업 전에 주민들이 소규모 재생사업 경험을 축적할 수 있도록 예비사업 단계부터 참여해 역량을 강화시켜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그는 “사업 과정에서 조직된 주민협의체나 마을관리협동조합, 사회적기업 등을 도시재생회사로 발전시켜 도시재생으로 준공된 공동이용시설 등의 관리·운영 단계까지 주민이 주도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주민 참여라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향 제주를 생각하며

“고향은 누구에게나 마음의 안식처이고, 언제 가더라도 포근하고 따듯하게 느껴지는 영원한 저의 집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문 차장은 제주시 탑동 바닷가에서 개구리헤엄을 치며 놀던 시절을 떠올리며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추억을 떠올렸다.

제주의 미래상과 관련해서는, “제주도민 모두의 지혜를 모아 합리적인 접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미래의 제주를 어떻게 그려가야 하느냐 하는 문제는 사람마다의 가치관이나 세계관이 다르기 때문에 그 다름을 인정하고 다른 의견을 수용하면서 함께 그려나갔으면 하는 바람 뿐”이라고 했다. “특히 환경을 우선할거냐, 개발을 우선할거냐는 문제에 있어서는 누구나 100% 만족하는 미래의 모습을 그려내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환경과 개발의 조화도 말처럼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도민 합의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제주 청년들에 대해서도 “코로나19 사태와 녹록치 않은 경제상황 등으로 많이 힘들지만 뾰족한 돌파구를 찾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래도 희망을 잃지 않고 어려움을 이겨내자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고 했다.

▲출생과 성장

문 차장은 제주시 도두리(현 도두동)에서 3남1녀 중 셋째로 태어나 ‘먹돌새기’를 거쳐 ‘서부두’로 이사해서 북초등학교와 중앙중, 사대부고를 졸업했다.

고려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유학한 그는 제37회 행정고시에 합격, 교통부를 선택했으나 연수원 생활을 마칠 때 교통부와 건설부가 합쳐지면서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에서 공직 생활을 하게 됐다.

제주변호사협회장을 지낸 문성윤 변호사의 막내 동생인 문 차장은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저의 학비와 생활비를 대주신 큰 형님 덕에 행시에 합격해 지금 공직생활을 하고 있다”며 “제주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서라도 큰 형님에게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문성요 차장이 지난 8월 세종시 생활권(아파트) 공사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문성요 차장이 지난 8월 세종시 생활권(아파트) 공사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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