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76주년 특집]신산업 육성.업종 다양화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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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19’, 제주경제 탈출구는 없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 첫날인 7월 12일 한산한 제주시오일장.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한산한 제주시오일장 전경.

지난해 1월 20일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우리 삶에 들어온 지 1년 하고도 8개월을 넘어섰다.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는 일상이 됐다. 코로나19 ‘팬더믹’은 사람들의 일상 소비 생활에 큰 변화를 초래하며 제주 경제도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코로나19 예방접종 70%를 넘기며 정부가 준비하고 있는 '위드(with) 코로나' 시대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제주 경제가 처한 구조적인 취약점을 짚고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아 지금의 위기를 헤쳐나갈 방향을 모색해본다.<편집자주>

▲취약한 소득 기반

제주 경제는 ‘관광’ 등 구조적으로 외부 요인에 민감한 업종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계절적, 경기적 변동성이 큰 농림어업과 서비스업 비중이 타 지역에 비해 높아 소득의 불확실성이 크다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총부가가치 대비 농림어업 비중은 8.8%로 전국 평균(1.8%)보다 높고 서비스업 비중도 76.1%로 전국 평균(63.0%)보다 높았다.

소득원별로도 제주는 안정적인 임금소득보다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큰 비임금소득(영업잉여 및 재산소득) 비중이 전국 평균에 비해 높은 점도 소득의 불확실성을 증대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처럼 지역 내 주요 업종에 대한 소득 불확실성은 예비적 저축 증대 등으로 소비를 제약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탑동광장 전면 폐쇄로 한산한 야외 체육시설.
탑동광장 전면 폐쇄로 한산한 야외 체육시설.

▲낮은 고용 안정성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자료에 따르면 제주지역 비정규직 비중은 2020년 43.8%로 전국 평균(36.3%)을 크게 상회했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임금 근로자 중 상용근로자 비중은 42.3%로 전국 평균(54.0%)을 밑돌았다. 반면 비임금 근로자(자영업+무급가족 종사자) 비중은 36.5%로 전국 평균(24.4%)보다 높았다.

제주지역 임금 근로자(임시, 일용직 포함)의 월평균 임금도 240만원으로 전국 평균(266만원)보다 적었다. 저임금 근로자(중위소득의 3분의 2 미만) 비중은 2019년 26.9%로 전국 평균(21.4%)보다 많았다.

이는 상대적으로 저임금인 비정규직 비중이 큰 데다 주력 업종인 관광 서비스업 평균 임금이 낮은 데 기인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위축된 외부 활동

질병관리청이 지난 4월 내놓은 ‘2020년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1년 넘게 이어진 코로나19 유행이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한 일상생활 영향도 조사(100점 기준)에서 ‘영향을 받았다’는 전국 중앙치는 53.2점으로 나온 가운데 제주는 54.1점으로 전북(55.9), 대전 및 대구(각 54.9), 경북(54.3) 다음으로 높았다. 외부 신체활동 변화에 대한 조사에서 제주지역은 응답자의 42.4%가 줄었다고 답했다.

외부 활동 위축은 관광객 감소 수치가 말해준다.

지난해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1023만6445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528만6136명 대비 33.0% 감소했다.

올해 들어서는 관광객이 회복세를 보이며 지난 8월까지 760만8687명이 제주를 찾으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665만8735명) 대비 14.3% 증가했지만 2019년(1006만7135명) 수준을 한참 밑돌았다.

관광객 감소는 곧바로 호텔, 음식점, 전세버스 등 관광과 연계된 업종 매출 감소로 이어지며 제주 경제에 큰 타격을 입혔다.

▲코로나19로 인한 저소득층 소득 감소

코로나19로 인한 실업, 소득 감소 등의 충격이 저소득층에 집중됐다.

지난해 제주지역 취업자 수는 37만8100명으로 2019년 대비 3600명 감소한 반면 실업자 수는 9600명으로 전년보다 1300명 늘었다.

이처럼 고용 지표가 악화된 가운데 취업자 수 감소는 임시·일용직 등 비상용 근로자에 집중됐다. 실제로 지난해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제주지역 임시·일용직 취업자 수는 지난해 1분기 대비 13.8% 줄며 전국에서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이 기간 전국 평균 감소율은 5.5%였다.

업종별로는 서비스업 생산이 소상공인이 많은 대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타 지역에 비해 크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 대면서비스업 취업가구의 소득 충격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2020년 지역별 가계소득 통계가 공표(올해 12월 예정)되지 않았지만 제주지역은 타 지역에 비해 임금근로자의 고용 충격과 자영업자의 업황 악화 등이 크게 나타나 가계소득 감소 폭이 전국보다 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제주지역 임금근로 취업자 수 증가율은 2020년 ‘-2.8%’로 전국에서 부산(-4.2%) 다음으로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특히 임시·일용직 취업자 수(-15.8%)가 크게 감소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지난해 저소득층(하위 20%)의 소득은 감소(-1.2%)한 반면, 고소득층(상위 20%)의 소득은 증가(10.3%)하는 등 코로나19로 인해 고용 충격의 양극화는 더욱 심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위드 코로나 시대

‘위드 코로나’란 코로나19의 완전한 종식이 어렵다는 판단 아래 코로나19와의 공생을 추구하는 개념이다. 확진자의 발생 규모를 줄이는 데에 집중하기보다 중증 환자의 관리 등에 초점을 맞춰 사망률 등을 낮추자는 취지에서 등장한 정책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백신 접종률에 힘입어 위드 코로나 정책의 시행 논의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성인의 백신 접종 완료율이 80% 이상, 고령층의 백신 접종 완료율이 90% 이상을 달성한 이후부터는 방역 체계를 위드 코로나로 방향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립중앙의료원이 지난 8월 18일부터 23일까지 성인 155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한 ‘포스트-코로나 국민 인식 조사’ 결과 ‘코로나19 종식은 불가능하고 독감처럼 계속 백신을 맞으며 관리해야 한다’는 응답이 89.6%를 차지했다.

현실적으로 ‘완치’가 어렵다면 단계적으로 일상을 회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코로나19와 함께 하는 일상’이 다가오면서 취약한 소득 기반에 소득 안정성이 낮은 제주에서도 대응 정책 전환을 준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탈출구는 없나

올해 들어 제주의 고용시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에서 점차 회복되고 있지만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임시·일용직가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수는 코로나19 이전(2020년 1월) 대비 각각 83.1%, 93.1%로 고용시장 회복을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위드 코로나 시대에 제주 경제의 회복과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 신산업 육성, 업종 다각화를 비롯해 관광산업의 고부가가치하 등을 통해 특정 업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양질의 고임금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우한솔 한국은행 제주본부 경제조사팀 과장은 “코로나19로 인해 민간소비가 부진해지지고 있다”며 “민간소비 하락세가 고착화되지 않도록 선제적인 대응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 과장은 이를 위해 청년층 유출 최소화를 위한 일자리 확충 정책 마련, 지역 이점을 살린 친환경에너지 등 미래 유망산업 육성, 소규모 힐링 중심의 관광 트랜드 변화에 대흥한 맞춤형 상품 개발, 지역 내 소비 확대 기여도가 높은 유통·교육·문화생활·의료 등의 분야에 대한 양적·질적 인프라 확충 등을 제시했다.

문성종 제주한라대학교 호텔경영학과 교수는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아 개발보다 기존 관광자원과 농산어촌을 연계하는 웰니스 관광 콘텐츠 발굴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문 교수는 “앞으로 힐링을 주는 관광이 대세를 이룰 것”이라며 “기존 밀집된 관광지 시스템에서 벗어나 제주 전역에서 관광객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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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ness#g11ennick[Yjnylobhowvok 2021-09-25 11:34:33
Gre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