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모글로빈과 고산병의 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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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철 제주대학교 명예교수·전 제주대학교 자연과학대학 학장

포유동물들은 주로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의 산화로부터 에너지를 얻는다. 산소가 산화제로 작용하지만, 이 분자들과 직접 반응하지는 않는다. 이러한 영양소의 분해과정에서 생긴 전자들이 여러 분자들이 관여하는 복잡한 연쇄과정을 거쳐서 산소분자에 전달된다. 여기에 참여하는 전자이동 분자들은 사이토크롬이라 칭하는 철화합물이다. 사이토크롬은 두 부분 즉, (heme)이라는 철 화합물과 단백질로 구성돼 있다.

헴은 헤모글로빈과 마이오글로빈의 비단백질 적색소로서 철을 포함하는 메탈로포피린(metalloporphyrin)이다. 식물의 초록색소, 엽록소는 마그네슘을 포함하는 메탈로포피린이다. 포피린의 모구조인 포핀(porphin)4개의 피롤 환(pyrrole ring)이 각각 메틴 다리(methine bridge)에 의해 연결된 고리 화합물이다.

포피린들은 피롤 환에 치환기와 이들이 착물을 형성하는 금속원자가 상이하다. 헴의 구조는 프로토포피린(protoporphyrin)의 것이며, 이것은 동물에서 발견되는 것으로 철을 포함하는 중요한 단백질 중에 전형적인 비단백질 부분이다.

프로토포피린들은 4개의 메틸, 2개의 비닐, 2개의 프로판산 치환기를 지니고 있다. 이들이 철, 마그네슘, 코발트, 아연, 니켈, 그리고 구리와 형성한 착물은 천연자원으로부터 분리된다.

금속원자는 4개의 피롤 질소원자와 배위결합에 의해 포피린의 중심에 존재한다. 이것은 사각평면 착물의 기하구조이다. 철에 대한 다섯 번째와 여섯 번째 배위자리는 포피린 환 평면의 위와 아래에 위치한다. 펩타이드 사슬의 히스티딘 아미노산은 마이오글로빈과 헤모글로빈의 다섯 번째 리간드이다.

여섯 번째 배위자리가 비어 있을 때 단백질을 디옥시마이글로빈(deoxymyglobin) 혹은 디옥시헤모글로빈이라 칭한다. 이런 단백질의 산소전달기능은 여섯 번째 배위자리에 산소의 가역적 배위를 수반한다.

일산화탄소(CO)는 여섯 번째 리간드로서 헤모글로빈의 Fe2+에 대한 결합력이 산소의 것보다 200 배 정도 더 크다. 그 결과로 생기는 카복시헤모글로빈(carboxyhemoglobin) 착물은 아주 안정해 일단 형성되면 인체로의 O2 흡수가 중단돼, 인체는 산소 결핍을 일으키게 된다. 공기 중에 CO 양이 어느 정도 이상이 되면 인체는 가사상태에 이른다. 그래서 CO는 맹독성 물질이다.

헤모글로빈의 작용에 대한 지식은 인간에 미치는 고도의 영향을 이해할 수 있게 한다. 헤모글로빈과 산소 간의 반응은 옥시헤모글로빈과 평형을 나타낸다. 아주 높은 곳에서는 공기 중의 산소량이 낮아서 평형의 위치가 옥시헤모글로빈에서 헤모글로빈 쪽(역반응)으로 이동한다.

이 결과로 혈액 내에 옥시헤모글로빈의 양이 감소하게 돼 피로 및 현기증 등이 생기고, 심하면 고산병이 발생한다.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 대부분의 산악인들은 보충 산소를 이용한다.

고산지대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이 방법은 비실용적이다. 실제로는 인체가 헤모글로빈을 더 많이 만들어 옥시헤모글로빈 쪽으로 평형을 다시 원상 복귀시킴으로써 산소 농도가 낮은 조건에서도 적응하도록 한다.

저 지대인 시카고에서 높은 산악지대인 콜로라도로 이사한 사람의 경우 첫 몇 주 정도 동안은 고도의 영향을 느낄 수 있지만, 점차 혈액 속의 헤모글로빈 양이 증가함에 따라 고도 영향은 사라지게 된다. 이러한 변화 과정을 고산적응이라고 하며, 높은 지역에서 겨뤄야 하는 운동선수가 고도적응을 위해 시합 몇 주 전부터 현지 적응훈련을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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