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연구 30년 외길…세계 석학으로 ‘우뚝’
뇌 연구 30년 외길…세계 석학으로 ‘우뚝’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뇌 기억 저장 메커니즘 실제적 관측·증명

치매 등 각종 정신질환
치료제 개발에 희망 주다

 

제주출신인 강봉균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생명과학부 교수가 지난 28일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제주출신인 강봉균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생명과학부 교수가 지난 28일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지난 6한국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삼성호암상시상식에서 강봉균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60)가 과학상 화학·생명과학 부문을 수상했다.

과학상 물리·수학 부문, 공학상, 사회봉사상, 의학상, 예술상 등 6개 부문에 대한 시상식이 이뤄졌는데 예술상은 지난해 아카데미 4관왕에 빛나는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수상했다

강 교수는 제주시 한경면 낙천리 출신으로 우리나라 뇌과학 분야를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린 석학으로 2012년 국가과학자로 선정됐으며 2018년에는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을 수상했다. 강 교수는 뇌과학을 쉽게 설명해달라는 부탁에 뇌과학이란 뇌가 어떻게 구성돼 있고, 그 안에 무엇이 들어 있으며, 뇌의 기능은 무엇이고, 뇌의 부분 부분이 잘못됐을 때 어떤 질환이 생기며 그것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되는지를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뇌의 기능을 잘 파악해서 뇌보다 더 뛰어난 컴퓨터를 만든다든지, 인공지능을 연구한다든지 여러 가지 응용 가능성도 연구한다고 덧붙였다. 30여년 뇌과학 연구에 매진해 온 강 교수는 기억이 재구성되는 장소와 과정의 메커니즘을 국내 처음으로 규명했으며 2018년에는 뇌의 기억 저장 시냅스(synapse)’를 처음으로 관측해 냈다.

강 교수는 뇌에서 기억이 저장될 때 세포들 간에 연결된 시냅스라는 뇌만이 갖고 있는 아주 특유의 구조물이 있는데 시냅스에 기억이 저장된다는 것을 실질적으로 관측하고 증명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뇌에는 1000억개가 넘는 무수히 많은 신경세포(뉴런)들이 존재해서 뇌 기능을 구사하고 있는데 이 세포들이 서로 연결돼서 시냅스라는 독특한 구조물을 만들어 내고, 어떤 기억을 하고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게 되면 시냅스에 변화가 일어나서 기억 정보가 저장된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이러한 현상을 시냅스 가소성이라고 하며, 이런 과정이 잘못되면 기억을 망각하게 되거나 자폐, 우울증, 치매, 강박증,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 등 다양한 정신질환이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시냅스 가소성 메커니즘을 밝혀냄으로써 이들 정신질환에 대한 치료제 개발에 희망을 갖게 된 것이다.

강 교수는 국내외 뇌·신경과학 분야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2018년부터 2년 동안은 국제뇌과학기구(IBRO)산하 아시아-태평양지역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역내 뇌과학 학술활동을 지원했다.

그는 또 한국과 중국, 일본 세 나라가 힘을 합쳐 유럽이나 북미와 경쟁할 수 있도록 올해 일본을 시작으로 격년제로 돌아가며 한중일 학술행사를 개최, 국가 간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김승종 기자 kimsj@jejunews.com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