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날의 칼, 과유불급인 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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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철, 제주대학교 명예교수·前 제주대학교 자연과학대학장

인생사 만물만사 속에는 양날의 칼, 과유불급이 꿈틀거리고 있다. 이산화탄소, 염화 플루오린화 탄소류(chlorofluorocarbons, CFCs), 헥사플루오린화 황(sulfur hexafluoride, SF6) 등도 이 굴레를 벗어날 수 없다.

1개 황과 6개 플루오린의 결합에 의한 화합물, SF6은 대단히 중요하다. 이것은 플루오린 기체 속에서 용융 황을 태우면 간단하게 합성할 수 있다. 이 화합물은 무색, 무취의 기체이며, 팔면체 구조이다.

이 구조는 헤모글로빈, 마이오글로빈 등의 구조를 표현할 때 기본적인 표현이다. 헤모글로빈은 혈액의 산소 운반, 마이오글로빈은 근육의 산소 저장 등을 담당한다. 또한 이의 구조를 파악하고 있으면 다양한 화합물의 모양과 반응성을 기술할 수 있다.

SF6은 안정성과 무독성, 그리고 비활성 때문에 고전압 전기장치에서 절연성 기체로 사용된다. 예를 들면, 250의 압력에서 1MV의 전압 차이가 불과 5떨어져 있는 상태에서도 이 기체는 방전을 방지해 준다.

또한 이 기체는 두 겹 또는 세 겹의 판유리 사이에 주입시켜 절연성과 방음성을 동시에 얻는 데도 사용되고 있다. 이처럼 한 화합물을 합성하고, 특성을 고찰하고, 실생활에 응용하는 과정은 과학과 삶의 발전 과정이다. 그렇지만 이 과정이 쾌적한 자연환경에 오염이 되면 백해무익이다.

이 기체는 몰질량이 매우 크기 때문에 여러 가지 면에서 과학적인 응용이 이루어지고 있다. 오염 원인이 있는 곳에서 소량의 SF6을 발생시키면 수천 까지도 공기 오염을 추적할 수가 있다.

이처럼 큰 몰질량은 독특한 것이기 때문에, 오염된 공기는 며칠이 지나더라도극히 낮은 농도의 SF6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마찬가지 방법으로 깊은 바닷물 속에 이 화합물을 뿜어주고, 기체의 움직임을 추적하면 해류의 이동도 확인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 기체는 반응성이 대단히 약하기 때문에 기후에 특별한 영향을 미친다. 이 물질은 대기 중의 적외선 통과 영역 중 많은 부분의 파장을 흡수한다.그래서, 이 기체는 독특한 효과를 내는 온실기체이다. 적외선 흡수에 관한 한 1tSF623900t의 이산화탄소와 맞먹는다.

또한 60이상의 고도에서는 강한 자외선에 의해 SF6이 분해되지만, 그 이하의 고도에서는 분해시키는 반응이 일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대기 중에서 이 물질의 수명은 적어도 3000년 정도에 이른다.

SF6이 증가된 에너지 흡수에 기여하는 정도는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비교하면 1% 이하이다. 그렇지만 SF6의 사용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기능한 한 이 기체를 대기 중으로 배출하는 것을 방지하는 반응경로를 사용해야만 된다.

CFC류가 1928년에 합성되었을 당시는 냉각제로 가장 이상적인 화합물로 생각했으며 전 세계적으로 많이 이용되었다. 그렇지만 1970년대에 이 화합물의 안정성이 환경에 위협을 주는 칼날로 밝혀졌다. 이 물질은 대기의 상층인 성층권에서 오존층을 파괴한다. 이 오존층은 지구의 생명체를 위해 보호막을 제공하고 있다.

인간을 비롯한 동물은 이산화탄소 덕분에 식물로부터 영양분을 얻을 수 있고, 쾌적한 산소를 이용할 수 있다. 그렇지만 지구상에 이산화탄소가 너무 많아 엄청난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

이산화탄소, CFC, SF6 등은 인간에게 고통스러운 칼날을 보여주며, 과유불급의 법칙을 외친다. 이들은 지구 온난화에 심각하게 관여함으로써 폭염, 폭우, 가뭄, 해수면 상승 등 재앙의 맛을 보여주고 있다. 인간이 뿌리고 인간이 절망하고, 지구가 통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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