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출신 대통령 당선 가상 뉴스, 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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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범 편집부국장

‘제주 출신 탐라씨 대통령 당선!’

제주일보가 새천년을 맞아 가상으로 선정했던 21세기 제주 10대 뉴스의 첫 꼭지로 2000년 1월 4일 자에 보도한 내용이다. 이 뉴스는 대한민국에서 인구나 경제 규모에서 1%에 불과한 제주에서도 대통령을 배출하고 싶은 도민의 열망을 담고 있다.

어쩌면 실현 가능성이 없는 허상 또는 지역 이기주의를 앞세운다는 비난에 직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제주도 다른 시·도와 동등하게 대우받고 싶은 도민의 간절한 소망을 반영한 것으로 이해하고 넘어갈 수도 있다. 더 나아가 대한민국에서 ‘변방’이 아닌 ‘중심’으로 인정받는 날을 기대하는 것이다.

그날이 언제 올지는 알 수 없지만 내년 3월 9일 대통령선거에 도전하는 제주 출신이 있다. 서울에서 국회의원 3선을 거친 후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재선에 성공한 원희룡 지사다.

그는 제주를 대표하는 인물임에 틀림이 없다. 1982년 학력고사에 이어 1992년 제34회 사법시험에서 수석을 차지, 제주인의 자긍심을 고취시켰다.

정치권에서도 보수 개혁의 아이콘으로 상징됐다.

그는 지난해 6월 국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강연에서도 스스로를 ‘대표상품’으로 표현했다.

그는 “대한민국 현대사, 압축성장의 산증인이자 대표상품, 아니면 시제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주도, 무학의 가난한 농민의 아들이 학력고사 수석이라는 사실은 기회 균등과 성취의 기회 사다리를 온몸으로 증명해 냈다. 남은 생애 제가 받은 것을 돌려주겠다”며 대권 의지를 드러냈다.

문제는 대선 후보 선호도를 묻는 각종 여론조사에서의 낮은 지지율이다.

그는 지난 7일 자신을 지지하는 모임 ‘희망오름’ 포럼 창립식에서도 한 시민으로부터 지지율 질문을 받자 고민을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계단식으로 오를 것이다. (국민의힘) 경선 드라마 속 저의 의지와 저의 값어치가 노출되면 여러 계단을 올라갈 수 있는 역동적 변화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다행히 ‘희망오름’에는 현역 국회의원 34명이 참여, 지지세를 확산시킬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날 자리를 함께한 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원 지사에 힘을 실어주었다. 선거에 있어 ‘백전노장’인 김 전 위원장은 “대통령 후보로서 갖춰야 할 자질은 다 갖췄다고 본다”며 “지금서부터 본인이 어떻게 자기 나름대로의 계획을 갖고서 나라를 끌고 갈 수 있다는 비전을 제시하면 후보로서 등장할 수도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원 지사의 대권 도전은 2007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이다. 당시 한나라당 후보 경선에 뛰어들어 이명박·박근혜 후보 간 양강 구도 속에 3위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이제 원 지사는 조만간 도지사직 사퇴를 발표하고 대권 행보 본격화에 올인한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제주 1위 후보=대통령 당선’이라는 공식을 곱씹어봤으면 한다.

대선 후보군 가운데 원 지사의 제주지역 지지율이 그리 높지 않은 것도 현실이다. 지난 7년 도정 운영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기 때문이다. 청정 제주 지키기, 투자 유치, 인사 시스템, 일자리 창출, 대중교통체계 개편, 제2공항 갈등 등 각종 정책과 현안마다 공로가 많았다는 도민도 있고, 잘못이 더 크다는 도민도 있다.

도민만 바라보겠다던 원 지사가 중앙 정치를 위해 중도 사퇴를 발표하는 날, 성과와 미래 비전 못지않게 진솔한 반성의 자세도 보여주어야 한다. 도민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더 얻는 게 ‘희망오름’에 오르는 첫 번째 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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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식 2021-07-14 14:12:07
한라의 정기받아 바다를 감고 태평양 푸른물결 감돌아주는 곳에서 나고 자란 제주인 .원희룡 화이팅 ! 우리는 제주인 입니다 .

지나가던 강아지 2021-07-08 18: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