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걱정 없는 대한민국 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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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욱 편집부국장

지난 4월 군부대 내 부실급식 사진이 언론에 공개됐다. 이 사진에는 밥과 브로콜리 3조각, 깍두기, 감자 4분의 1쪽, 고추장뿐이었다.

이 사실이 사회적 공분을 일으키자 국방부장관은 물론 대통령까지 나서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아직도 곳곳에서 군부대 부실급식의 불씨는 꺼지지 않고 있다.

지난 5월 말에는 울산시의 한 중학교 부실 도시락 급식이 도마에 올랐다.

콩나물은 거의 보이지 않고 그릇 바닥이 보일 정도로 멀건 콩나물국에 김치 한 조각, 단무지 몇 조각, 냉동제품을 해동만 거쳐 마른 상태의 돈가스, 수분이 없어 말라 차갑게 식은 스파게티면 등이 지적됐다.

이런 가운데 얼마 전 또 ‘한 끼 밥’과 관련된 슬픈 소식이 전해졌다.

아르바이트노동조합이 지난 14일 서울서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의 삶의 질 개선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상당수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이 수입보다 지출이 많은 ‘마이너스’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우선 아끼는 것이 식비. 어떤 이는 한 번 끓인 김치찌개를 일주일 동안 우려 먹었다고 한다. 이들이 한 끼 평균 식비는 3626원.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김치찌개 백반 평균 가격 6393원, 자장면 5346원에도 못 미쳐 대부분 김밥이나 편의점 간편식 등으로 끼니는 해결하고 있었다.

제주에도 이처럼 한 끼 해결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

지난달 11일 ‘밥걱정 없는 제주’ 식품 기부 활성화를 위한 토론회에서 제주지역 개인이나 기업 등이 기부한 음식을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제주시 사랑나눔푸드마켓 이용자들이 2017년 1109명에서 2020년 1262명, 올해 4월에는 1329명으로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저소득계층의 일자리 감소, 경제 불황 등으로 한 끼 해결을 위해 푸드뱅크 및 푸드마켓을 찾고 있는 것이다..

반면 그동안 공공기관 및 민간단체 등에서 기부됐던 ‘쌀 화환’ 기부가 코로나19로 각종 행사가 취소 및 축소되면서 푸드마켓 이용자들의 주식인 ‘쌀’ 기부 규모(금액으로 환산)가 2018년 1인 월 평균 1570원에서 올해 4월에는 876원으로 절반가량 급감했다.

이 때문에 쌀을 필요로 하는 이용자들에게 제때 쌀을 지원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에게 밥 한 끼는 어떤 의미일까.

우리가 평소 친한 사람을 만나거나 전화할 때 우선 “식사는 했나?”로 인사를 시작해 용건을 말하고 “언제 밥 한번 하자”라며 끝맺음 한다.

이 말은 ‘상대방과 더 친해지고 싶다’ 또는 ‘또 만나서 더 좋은 시간을 갖자’ 등 친근함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밥 한 끼는 허기를 채우는 생명 유지의 근본적인 기능 외에도 인간관계를 더욱 친밀하게 해주는 힘을 갖고 있다.

하지만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넘긴 대한민국에서 아직도 상당수의 국민들이 밥 한 끼 해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장 허기를 달래야 하는 이들에게 인간관계에 친밀함을 더해주는 밥 한 끼의 의미는 사치일지 모른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포스트코로나대응특별위원회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제주도 사회복지협의회 등 3개 단체가 앞서 거론한 ‘밥 걱정 없는 제주’ 토론회가 열리기 전 제주지역 취약계층에게 식품 제공 복지서비스를 지원키로 협약했다고 하니 제주지역서 끼니 걱정은 조금 덜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맘 편히 따뜻한 밥 한 끼를 먹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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