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서민들은 고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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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병, 경제부장
서민들의 내 집 마련과 관련해 의미 있는 지수가 있다. 제주지역 중산층들의 내 집 마련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어 눈길을 끈다.

먼저 ‘주택구입부담지수’를 살펴보자.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조사해 발표하는 지표로 중위소득가구가 표준대출로 중간가격 주택 구입 시 대출상환부담을 나타낸다.

여기서 말하는 주택가격은 한국감정원 주택(아파트) 시세의 중간가격, 대출금리는 한국은행의 예금은행 신규취급액 기준 주택담보 대출금리, 가계소득은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의 2인 이상 도시근로자 가구소득 자료와 노동부 ‘매월노동통계조사’의 5인 이상 사업체 상용근로자 월급여 총액의 전국 대비 지역별 환산비율을 이용해 산출한 중간가구소득을 이른다.

가령 서울의 주택구입부담지수가 90.1이라는 것은 서울의 중간소득가구가 서울지역의 중간가격 주택을 구입할 경우 적정부담액(중간소득의 약 25%)의 90.1%를 주택구입 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으로 부담한다는 것이다.

지수가 낮을수록 주택구입에 따른 금융상환부담이 적고, 높을수록 부담이 커진다.

이 주택구입부담지수가 제주지역이 지난해 4분기 82.6을 기록했다. 서울 116.7에 이어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두 번째로 높다.

부산(73.5), 경기(71.5), 대구(72.0)에 비해서도 높고, 강원(39.9), 충북(39.4), 전북(36.5), 전남(31.3), 경북(33.3)에 비해서는 두 배나 높다.

제주 주택구입부담지수는 40대 중반을 유지하다가 2015년 4분기 65.3으로 급등하더니 2016년 4분기에는 78.9, 지난해에는 80대 중후반으로 급격히 높아졌다.

갈수록 제주 중산층들의 자기 집 마련이 부담스러워지고 있다는 얘기다.

주택구입물량지수라는 지표도 있다. 전체 주택 중에서 중위소득가구가 구입 가능한 주택 비율로, 지역별 주택구입 가능 물량을 나타낸다.

수치가 100일 경우 중위소득가구가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주택을 100% 구입 가능하다는 뜻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중위소득가구가 구입 가능한 주택이 많고, 낮을수록 구입 가능한 주택이 적다는 의미다.

다시 말해 서울 주택구입물량지수가 27.4일 경우 이는 서울의 중간소득가구가 자기자본과 대출을 통해 서울 전체 아파트 중에서 27.4%에 해당하는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주택구입물량지수가 제주는 지난해 3분기에 이어 4분기도 43.7를 기록했다.

서울 16.5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인천(52.9), 경기(51.3) 등 수도권보다도 낮고 부산(48.7), 대구(53.8), 광주(79.2) 등 지방 대도시보다도 낮다.

제주지역 중산층들이 내 집 마련이 대한민국의 수도인 서울을 제외하고는 전국에서 가장 어려운 셈이다.

제주의 집값은 최근 몇 년 사이 급격이 상승했다. 오른 집값은 웬만하면 내리지도 않는다.

미분양 주택이 늘고 있다고 하지만 분양가격은 계속 오르면서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돈다. 이상한 일이다.

반면 중산층들의 소득은 제자리걸음이다. 이래저래 실제 살 집이 필요한 서민들은 고달프다.

누가 서민들의 설움을 달래줄 수 있을까.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서민들의 아픔을 달래줄 인물이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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