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과 비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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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범 편집부국장대우
‘딴~딴~딴딴~♬ 딴~딴~딴딴~♬’

요즘 예식장에서 귀에 익숙한 곡조이다. 선남선녀를 위한 결혼행진곡은 축복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게 된다.

결혼(結婚)은 서로 관계가 없는 남녀가 사랑의 언약 속에 새로운 가정을 만들어 나가는 통과의례다. 부부는 서로 다투기도 하지만 평생을 의지하는 반려자로, 더불어 사는 세상의 동지로 늘 함께한다. 자녀를 출산하고, 가사와 아이들을 돌보는 일상을 행복으로 여기며 쳇바퀴처럼 돌아간다.

▲그런데 결혼은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라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비혼(非婚)이 그것이다. ‘혼인 상태가 아님’이라는 주체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혼인은 원래 해야 하는 것이나 아직 하지 않은 것’을 일컫는 미혼(未婚)과는 확연하게 다른 경향이다.

결혼할 의지가 없다는 비혼은 1990년대 후반 등장하기 시작해 이제는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들어볼 수 있는 말이 됐다.

▲인구보건복지협회 제주지회 ‘맘맘미아’팀이 올해 5월부터 11월까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는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결혼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 여대생(250명) 중 ‘꼭 해야 한다’, ‘가능하면 하는 것이 좋다’라는 긍정적인 답변이 41.4%인 반면 ‘안 할 수도 있다’, ‘할 필요가 없다’라는 부정적인 답변이 58.6%에 달했다. 이는 기혼여성(48명) 중 긍정 응답률 72.9%와도 비교가 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공개한 ‘결혼·출산 행태 변화와 저출산 대책의 패러다임 전환’ 보고서에서는 50세까지 한 번도 결혼하지 않는 여성 독신율이 1990년 0.5%에서 2010년 2.5%로 급증한 가운데 2025년엔 10.5%까지 높아질 것으로 추산됐다.

▲어찌 보면 삼포세대, N포세대로 불리는 현재 상당수 대한민국 청년층의 현실에 비춰보면 ‘결혼은 미친 짓이다’로 귀결될지도 모른다.

취업난과 치솟는 집값 등으로 스스로 돌볼 여유조차 없어 연애, 결혼, 출산 포기에 이어 집과 경력, 희망·취미와 인간관계까지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결혼이 꼭 행복한 결말로 끝나는 해피엔딩 (Happy ending)을 확신하지 못하는 것이다.

정부가 더더욱 비혼과 저출산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깨닫고 젊은이들의 결혼과 양육에 긍정적인 여건을 조성해 줄 때이다.

미혼 남녀 스스로도 설레는 마음으로 결혼에 대해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져볼 필요가 있다.

축의금이 부담스러울 때도 있지만 그래도 청첩장 소식은 반갑게 들리기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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