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신기전(神機箭)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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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대륙이 두려워한 조선의 비밀, 이것이 완성되면 역사가 뒤집힌다!’

‘절대강국을 꿈꾼 세종의 비밀병기 신기전(神機箭).’

2008년 개봉된 영화 ‘신기전’의 포스터에 실려 있는 내용이다.

이 영화는 조선 세종 때를 시대적 배경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로켓 추진용 화약무기인 신기전 개발과 관련된 스토리를 담고 있다.

▲‘귀신같은 기계 화살’이라는 뜻의 신기전은 15세기 최고의 첨단과학 무기로 평가를 받는다.

조선 세종 30년(1488년)에 완성된 신기전은 소신기전, 중신기전, 대신기전, 산화신기전 등 4종류다.

특히 산화신기전은 세계 최초의 이단 로켓 구조로 최첨단을 자랑했는데 추진체가 타고 난 뒤 점화선을 통해 지화통에 불이 붙어 사방으로 폭발, 적을 두려움에 떨게 했다.

세종 시대 압록강과 두만강 이남에 4군6진을 건설하면서 신기전은 첨단무기로 그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처럼 조선 초기의 로켓 화기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했다.

▲한국은 1979년 미국의 미사일 기술을 이전 받는 조건으로 미사일 개발 사거리를 180㎞로 제한하는 ‘한미 미사일 지침’을 체결, 스스로 족쇄를 찼다.

그 후 두 차례의 미사일 지침 개정을 통해 2012년에 최대 사거리를 800㎞까지 늘렸지만, 800㎞ 미사일의 탄두 중량은 500㎏으로 제한됐다.

북한이 6차 핵실험에 이어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사거리 1만㎞ 이상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한국의 탄도미사일 수준은 보잘 것 없다.

현재 우리나라가 실전 배치하고 있는 주력 탄도미사일은 사거리 300㎞인 현무-2A와 사거리 500㎞인 현무-2B다.

한반도 남쪽에서 북한 전역을 사정권에 둘 수 있는 사거리 800㎞의 현무 2-C는 연내 전력화할 계획이나 탄두 중량 500㎏으로는 지하 수십m에 건설돼 있는 북한의 핵·미사일 기지를 파괴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일 한미정상회담에서 우리나라의 미사일 탄두 중량 제한을 완전히 해제하기로 합의했다.

사거리 800㎞의 탄도미사일에 1t 이상의 탄두를 장착할 수 있게 됨으로써 북한 지도부의 지하벙커나 지하의 핵·미사일 기지를 초토화할 수 있는 고위력 탄도미사일 개발이 가능해졌다. 이로써 우리나라의 미사일 주권을 일정 부분 회복하는 것은 물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독자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출 수 있게 된다.

시기적으로 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이번 합의는 자주국방의 기틀을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우리는 신기전을 만들었던 민족의 후손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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