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 치러지는 제주특별자치도의회의원 선거를 위해 선거구(지역구)를 조정하는 문제가 발등의 불이 됐다.

제주도선거구획정위원회는 오는 12월 12일까지 선거구 획정안을 마련해 제주도에 제출해야 한다. 50일도 남지 않았지만 여전히 오리무중이고, 도민들은 헷갈린다.

제주도특별법에 도의회 의원정수는 지역구의원 29명, 교육의원 5명, 비례대표의원 7명 등 41명으로 규정돼 있다. 이 규정은 2006년 7월 4개 시·군이 폐지되고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하면서 10년 넘게 바뀌지 않았다.

문제는 10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인구가 10만명 가까이 급증하고 인구 분포가 변화되면서 헌법재판소가 결정한 선거구 인구기준에 위반되는 지역 생겨났다는 점이다.

29개 선거구 중 제6선거구인 제주시 삼도1·2·오라동과 제9선거구인 삼양·봉개·아라동이 인구기준에 위배된다. 이에 따라 두 개 선거구는 반드시 분구돼야 한다.

결국 2개 선거구를 어떻게 나눌 것이냐가 관건이다. 현재 논의되는 방안은 두 가지로 압축됐다. 하나는 지역구의원 정수를 29명에서 31명으로 늘리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29개 선거구 체제를 유지하면서 인구수나 지역별로 선거구를 재조정하는 방법이다.

지역구의원이 2명 늘어나면 문제가 쉽게 해결될 것 같지만 간단치 않다. 현 시점에서는 가능성이 더 낮다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지역구의원 2명을 늘리기 위해서는 제주특별법 규정을 바꿔야 하는데 법 개정은 제주도가 결정할 수 없다. 법 개정 권한은 국회와 정부에 있기 때문이다.

여러 논란 끝에 국회 위성곤 의원이 최근 도의원 2명을 증원하는 내용을 담은 제주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해 국회와 정부 차원의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도의원 증원에 대해 중앙정부는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법이 개정돼 적용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정부의 동의가 있어야 하고, 국회 상임위원회, 본회의, 정부 국무회의 등의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법이 개정되고, 이를 바탕으로 제주도선거구획정위가 12월 12일까지 선거구 획정안을 제출한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전망이 많다.

도의원을 늘리지 못할 경우 29개 선거구를 통·폐합하면서 재조정해야 한다.

선거구를 재조정하는 기준은 인구에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다. 선거구획정위는 인구기준을 올해 9월 말로 결정했다. 9월 말 기준 선거인구(주민등록인구+선거권이 있는 외국인)는 총 65만4112명, 선거구 평균인구수는 2만2556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여기에 평균인구의 상하 60%를 초과하지 않는다는 기준을 적용하면 인구상한은 3만6089명, 인구하한은 9023명이 된다. 삼도1·2·오라동은 3만6582명으로 상한을 493명, 삼양·봉개·아라동은 5만5499명으로 상한을 1만9410명 초과했다.

결국 상한을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상대적으로 인구가 적은 지역을 통·폐합하는 방안이 고려될 수밖에 없다. 어떤 결론을 내리든 도민사회의 혼란과 갈등이 불가피하다. 그래도 어찌됐든 해야 된다.

선거구 획정이 늦어지면서 도민들의 혼선을 커지고 있다. 도의원이 증원되는 것인지, 아니면 선거구를 재조정해야 하는 것인지부터 헷갈린다. 도민 혼선을 최소화해야 한다.

이에 따라 도의원 증원을 담은 제주특별법 개정안에 대한 국회와 정부의 논의, 진행 상황이 시시각각 알려져야 한다. 특별법 개정안 발의가 그저 면피용이 돼서는 안 된다.

선거구획정위도 선거구 재조정을 위한 논의를 통해 합리적인 대안을 서둘러 도출을 해야 한다. 선거구 획정이 지연될수록 혼선과 갈등은 심화되고 도민사회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기회도 사라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