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계란 진열장 “이제 뭐 먹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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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등 판매 중단 결정…소비자들 불안감 증폭
계란 주 원료 쓰는 빵집 초비상…“사태 장기화 우려돼”
▲ 15일 오전 이마트 제주점 계란 진열코너가 ‘살충제 파동’으로 텅 비어 있다.

“아무런 사실도 모른 채 계란 사러 왔다가 괜한 헛걸음했네요.”

 

15일 방문한 이마트 제주점 계란 진열코너 앞은 나름 한산한 모습이었다.

 

이날 아침까지만 해도 30알이 든 계란꾸러미 250여 개가 진열돼 있었지만, 오전 10시 이후에는 판매를 당분간 중단한다는 표지만 남겨진 채 전부 치워졌다.

 

유럽에 이어 국내 계란에서도 맹독성 살충제인 ‘피프로닐’ 성분이 검출됐기 때문이다.

 

신선식품 판매 직원은 “오전부터 계란을 구입하려고 찾은 고객들이 있었지만, 물건을 치운 뒤여서 모두 빈손으로 갔다”며 “이런 상황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와 농협하나로마트 등은 이날부터 전국 모든 점포에서 계란을 팔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 마트는 ‘피프로닐’이 국내산 계란에서도 검출된 것과 관련, 고객 안심 차원에서 모든 점포에서의 계란 판매를 당분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지난겨울 전국을 휩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여파로 계란 판매가 잠시 중단된 적이 있었지만, 이번처럼 유통업계 전반적으로 판매가 중단된 경우는 처음이라며 업계도 당황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이마트 관계자는 “우리 마트 계란 협력 농장은 대규모 농장으로 피프로닐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지만, 협력 농장에 대한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며 “순차적으로 결과가 나오면 상황을 보고 판매 재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국산 계란에서도 ‘피프로닐’이 검출돼 대형마트 등이 전국 모든 매장에서의 계란 판매를 중단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면서 소비자들도 불안해하고 있다.

 

가족들과 장을 보기 위해 이마트 제주점을 찾았다는 최백준씨(47)는 “가장 손쉽게 찾을 수 있는 음식이 계란이다. 안 그래도 아이들이 있어 먹는 것에 매우 민감한데 불안해지기까지 했다”고 했다.

 

임근진씨(63)는 “뉴스를 안 보고 계란 사러 왔다가 괜한 헛걸음 했다”며 “5대 영양소가 다 들어 있는 계란을 못 먹게 돼 아쉽다. 대체 음식으로 육류와 우유를 살 계획”이라고 말했다.

 

계란을 주 원료로 쓰는 제과업계는 초비상이다.

 

제주시 삼도1동의 한 빵집 관계자는 “현재 나흘 정도 쓸 양의 계란은 확보한 상태”라며 “빵을 만들기 위해선 계란 반죽이 필수다.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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