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 공무원과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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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영 편집부국장
얼마 전 호주 시드니의 한 주택에서 80대 노부부가 숨진 채 발견됐다.

호주 경찰은 앞을 못 보는 등 여러 장애를 가진 아내를 지극 정성으로 돌보던 남편이 먼저 자연사한 뒤 아내가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먹지 못해 숨졌다고 밝혔다.

노부부는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친구의 신고를 받은 경찰에 의해 발견됐으며, 숨진 지는 수 주 가량 된 것으로 추정됐다.

노부부는 오랜 세월 같이 지내면서 항상 함께했으며, 남편이 아내를 지극 정성으로 돌봤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이 발생하자 호주 경찰은 이례적으로 페이스북 공지를 통해 주민들에게 이웃의 노인들에게 관심을 둘 것을 강하게 주문했다.

경찰은 “20분만이라도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페이스북을 통해 알지 못하는 사람들을 친구로 만들려는 일을 멈추고 이웃에 사는 노인들과 대화를 가져 달라”고 호소했다.

경찰은 또 전자기기들은 이웃 간의 실질적인 정을 나누는 데는 거의 도움이 안 된다며 “삶은 단체 경기로, 당신이 꼭 성공하려면 주변의 다른 사람들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제주도 고위 공무원들의 관심은 온통 페이스북에 있는 듯하다.

조기 대선으로 인해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원희룡 지사가 지난 3년간 볼 수 없었던 민생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 국장급 등 고위 공무원들은 원 지사의 행보를 홍보하는데 여념이 없다.

얼마 전부터 페이스북에서는 제주도 고위 공무원들이 원 지사의 현장 방문이나 행사 참여 등의 동정을 열심히 퍼 나르고 있다.

마치 공무원들이 동원돼 도지사 치적을 홍보하고 있다는 느낌도 든다.

원 지사 입장에서 보면 참으로 고마운(?) 고위 공무원들의 페이스북에 대한 열정은 도민 입장에서 보면 화가 나는 것을 넘어 안타깝기까지 하다.

단체장의 행동 하나하나에 보이는 관심을 도민들을 위한 관심으로 돌릴 수는 없을까.

제2공항, 오라관광단지, 시민복지타운 행복주택 건설 문제 등으로 도민사회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해 있지만 과연 고위 공무원들이 페이스북에서 도지사 행보에 관심을 보이는 만큼 이 문제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나서고 있는지 도민들은 의구심을 갖고 있다.

호주 경찰의 조언대로 스마트폰을 잠시 내려놓고 도민사회의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도민들이 바로 당신이 성공하려면 필요한 주변의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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