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탐나라공화국(대표 강우현)은 2일부터 내달 2일까지 제주노랑축제를 개최한다. 사진은 축제 개막식과 패션쇼 등이 펼쳐질 야외공연장의 모습.

순수 민간협업만으로 성공적인 축제를 만들 있을까? 정부나 지자체의 예산지원 없이 축제 본연의 의미를 되살리는 자리가 마련된다. 단체 또는 개인이 축제를 개최함으로써 공정관광과 지속가능한 관광의 실현가능성을 점치고 자율의지로 지역축제가 성공할 수 있는지를 실험한다.

 

탐나라공화국(대표 강우현)은 2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한 달간 ‘모든 상상은 노랑으로 통한다’를 주제로 ‘제주노랑축제’를 개최한다.

 

강 대표는 탐나라공화국 일대가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인 귀화식물로 노란색 꽃을 피우는 루드베키아가 만발한 것에서 축제이름을 따왔다.

남이섬을 히트시킨 강우현 대표는 축제 기간 한 달만 탐나라공화국(제주시 한림읍 한창로 897)을 임시 개방키로 했다.

 

이번 축제의 행사 내용은 참가자가 스스로 정하게 하고 참가비나 수수료도 없다.

 

정부나 지자체의 예산지원을 받지 않았기에 흔하게 봐왔던 귀빈소개나 축사 같은 형식적인 의전은 당연히 없다. 축제 부스는 버려진 감귤 나무박스를 이용해 만들어졌다.

 

제주의 풍습과 전통, 그 동안 끼와 열정은 있지만 이를 표출할 곳을 찾지 못했던 신인들의 데뷔무대, 바닷가의 쓰레기 재활용이나 천연염색, 인문강좌와 스토리투어 등 전문가는 물론 관광객과 지역주민 누구에게나 참여기회가 제공된다.

 

이번 축제에서는 전시와 공연, 교육, 체험, 워크숍, 탐방 등 다채로운 문화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강 대표와 국제안데르센상 수상자인 브라질 출신 동화작가 로저 멜로가 함께 만든 제주 그림책 ‘마그마 보이’ 원화 전시 등 세계적인 예술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현무암과 송이점토를 활용한 도자체험 등도 즐길 수 있다.

 

이와 함께 충남 서산한우와 제주한우가 부부의 연을 맺는다. 이완섭 서산시장의 주례로 2일 오후 4시 탐나라 어울마당에서 진행된다. 서산시에서 소고기를 제주에서는 돼지고기를 내놔, 음식을 장만해 한바탕 잔치를 벌일 예정이다. 이어 현무암과 바람을 모티프로한 영산대 졸업 작품 패션쇼가 펼쳐진다. 이외에도 다양한 행사와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축제 입장료는 없다. 다만 모든 입장객은 의무적으로 노란 장신구를 착용해야 한다. 공항과 인근 관광지를 오가는 무료 셔틀버스도 운영된다. 행사수익금 전액은 참가자들에게 돌아가며, 자신이 가져온 쓰레기는 되가져가야 한다.

 

   
▲ 버려진 감귤 나무박스를 활용해 탄생된 제주노랑축제 부스.

▲탐나라공화국은…

 

제주시 한림읍(한창로 897)지역에 10만㎡(약 3만 평) 규모로 조성 중인 탐나라공화국 곳곳에서는 강우현 대표의 철학이 묻어나왔다. 제주 생활을 시작한 지 40여 개월에 접어든 강 대표의 얼굴은 땡볕에 그을린 촌부의 얼굴로 변해가고 있다. 그는 탐나라공화국을 완성하기 위해 아직도 제주에 처음 내려온 사람처럼 매일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개장은 아직 멀었다”고 선을 그은 강 대표는 “여행자가 가꾸는 여행지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라며 “탐나라공화국의 개장 시기는 정해놓지 않지만 노랑축제 때 모두를 위해 잠깐 문을 여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투자 등을 받지 않고 이곳을 개척해나가고 있다. 인근 골프장에서 교체하는 잔디를 가져와 심고 기증받은 나무와 폐자재를 가지고 발밑에 잠들어있던 제주의 아름다움을 재발견하고 있다.

 

파낸 흙과 잔돌들로 담을 쌓고 원형 그대로를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는 등 자연이 훼손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곳 저곳에서 강 대표가 숨겨 놓은 장난기 가득한 창작물들도 만나볼 수 있다.

 

아직 정식 개장은 하지 않았지만, 입소문이 퍼지며 지난해에만 3000명이 이상이 이곳을 찾았다. 대신 오는 손님은 ‘빈손’으로 올 수 없다. 꽃씨를 가져오거나 탐나라공화국을 만드는데 일손을 보태야한다.

 

강 대표는 “처음에는 거리를 두던 마을 주민들이 나무를 기능하는 등 도움의 손길이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 제주노랑축제의 모티브가 된 탐나라공화국의 노랑 꽃과 강우현 대표.

물이 귀한 탐나라공화국에는 현재 80개가 넘는 연못이 있다. 제주도 흙은 빗물을 담아두지 못해 비닐을 깔아 물을 받고 있다. 강대표는“제주생활에 제일 힘들었던 게 물이다”라며 “제주에서 탐나라공화국만큼 많은 연못을 가진 곳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숱한 시행착오 끝에 현무암으로 도자기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 기술을 지역 주민들과 공유해 소통하는 등 새로운 관광문화를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강 대표는 “단 한 명이라도 손님을 소홀히 하면 안 된다. 좋은 것은 홍보를 안 해도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모여든다”며 “일반 관광지처럼 돈을 벌기 위해 입장료를 받을 생각을 없다. 그저 방문객들이 이곳에서 행복한 상상의 나래를 펼쳤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미소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