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오름오르미들은 창립 18년 만에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 지미봉 등반으로 1000회의 산행 기록을 달성했다.

2007년 제주의 걷기 좋은 길들을 선정하여 코스로 개발한 올레길이 첫 개장을 했다. 이후 올레길은 ‘힐링’, ‘쉼’이라는 트렌드와 함께 제주 관광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렇게 올레길은 10년이라는 세월이 지나 지금까지 제주를 여행하는 관광객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아오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올레길에 이어 새로운 여행 문화로 ‘오름’이 떠오르고 있다. 오름은 제주지역에 있는 소형화산체를 말한다. 이 소형화산체는 제주 전역에 분포해 있으며, 한라산의 산록에서부터 해안까지 총 368개의 오름들이 존재한다. 매일 하루에 한 개씩을 오른다 해도 1년 동안 다 오를 수 없는 개수다.


이런 제주의 많은 오름들이 관광객들에게 각광 받기 전부터 이미 제주도민들은 오름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오름은 제주지역의 전통문화와 대자연의 민낯을 가장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 오름 오르미들은 지난 2008년 제주지역 368개의 모든 오름을 소개하는 책 ‘제주의 오름 368’ 1·2권을 펴냈다.

그래서 제주지역에는 삼삼오오 짝을 지어 다니는 오름 동호회가 많다. 그 중 제주지역의 대표 장수 오름 동호회 ‘오름오르미들(회장 고현권)’을 빼놓을 수 없다. 오름오르미들은 1999년 4월 제주 출신의 초·중등 교사들이 모여 결성했다. 정회원 32명과 명예회원 2명으로 시작한 모임은 어느덧 1400명의 회원을 보유한 제주의 대표 오름 동호회로 자리 잡았다.


매주 토요일 오름을 찾아다닌 오름오르미들은 지난 4월 8일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 지미봉 등반으로 1000회의 산행 기록을 달성했다. 창립 18년 만에 세운 대기록이었다. 회원들은 산행을 마치고 이를 기념하는 ‘오름오르미들 1000회 산행지(엮은이 김승태)’를 지난 5월 14일 발간했다. 산행지에는 동호회 활동 역사와 회원들이 오름 등반을 통해 생각한 글 등 모든 기록이 담겨있다.


1000번째 산행지 지미봉은 1999년 4월 23일 오름오르미들의 첫 행선지였기에 그 의미는 더욱 컸다. 동호회 창립 당시 회원들은 제주의 오름을 제대로 소개한 안내서가 없는 점을 안타깝게 생각했었다. 그래서 모임 초기부터 제주의 오름 368개를 모두 답사하기로 목표를 정했다. 그렇게 시작된 산행은 창립 4년 만인 2003년 6월 22에 왕관릉을 끝으로 제주지역의 모든 오름 탐방을 마쳤다. 이후 동호회는 오름의 기록을 모아 2005년 ‘제주오름 100選 오름길잡이’ 책을 펴냈다. 또 2008년에는 368개의 오름을 모두 소개하는 ‘제주의 오름 368’ 1, 2권을 연이어 펴내기도 했다.

 

   
▲ 오름오르미들의 1000회 산행을 기념하기 위해 발간한 ‘오름오르미들 1000회 山行誌’.

오름오르미들은 이후에도 멈추지 않고 계속 길을 나섰다. 그들의 행보가 지금의 오름 열풍을 만들어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동호회는 제주를 넘어 서울, 부산지역의 산악회와 교류를 맺고 전국의 유명산을 나서기도 했다. 또 TV와 신문 등 각종 언론에 오름 알리미로 자처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동호회에서 발행한 오름 책을 시각장애인들이 읽을 수 있도록 점자도서로 발간하고, 그들과 정기적인 탐방을 나서는 등 아름다운 산행을 꾸준히 이어왔다.


오름오르미들의 활동은 지역사회의 배려에서 시작됐다. 오름에 오를 누군가를 위해 책을 만들어 길잡이 역할을 하고, 산행을 나서기 어려운 이들에게는 지팡이가 되어줬다. 그렇게 회원들은 발품을 팔아 나눔의 문화를 정착시켰다. 또 오름을 보전하고 가치를 알리는 파수꾼 역할을 톡톡히 이어오고 있다.


오름오르미들은 이제 2000회의 산행을 꿈꾼다. 그들의 희망의 걸음이 앞으로 어디까지 이어 나갈지 기대된다.


임주원기자 koboki@je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