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애월읍의 한 가정집 뒷마당에 커다란 구멍이 발생한 가운데 그 원인을 놓고 주민과 행정기관 사이에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20일 제주시 애월읍 애월항 인근에 위치한 김미현씨(37·여)의 집 뒷마당에는 벽돌로 만들어진 담벼락 아래로 세로 2m, 가로 1.5m 가량의 커다란 구멍이 뚫려 있다.
지난 18일 발생한 이 구멍은 바닷가와 맞닿아 있는 마당의 아래쪽, 큰 돌을 쌓아 만들어진 석축이 무너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장을 확인한 결과 석축을 쌓았던 큰 돌들이 무너지면서 바다 속으로 빠져있고, 구멍 주변으로는 뒷마당 안쪽으로 길게 금이 가면서 추가 붕괴도 우려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씨는 “1년 전 애월교 안쪽 포구에 배를 정박시킬 수 있도록 만들겠다며 대형 굴삭기를 동원해 바위를 깨는 작업을 벌인 바 있다”며 해당 공사의 영향으로 뒷마당이 무너졌다고 주장했다.
공사가 벌어진 이후 뒷마당에서 ‘철벅철벅’하는 물소리가 자주 들렸는데 공사의 충격으로 석축이 쌓여진 곳에 이상이 생기고, 그 틈으로 바닷물이 스며들어 천천히 무너졌다는 것이다.
김씨는 “상황이 이런데도 제주도나 주민센터 관계자들은 집이 낡아 무너진 것이라며 책임 미루기에 급급하다”며 “이번과 같은 일이 또 다시 벌어지지 않도록 명확한 원인이라도 규명해 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당시 공사를 담당했던 시공업체측은 “공사를 마무리한 지 1년이 지났는데 이제야 그 충격으로 무너진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공사 이후 주변에서 건물 건축 등 많은 공사가 진행된 것으로 아는데 그 충격들이 누적되면서 무너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시 공사 내역 등을 검토해 실제 시공 과정에서 발생한 충격이 이 집에 영향을 주었는지 여부 등을 검토해 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