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삶의 생태계, 제주다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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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봉택. 서귀포예총 회장

제주도라는 삶의 생태계에서 제주다움이란 과연 무엇일까.

제주의 것으로만 구성되어진 것이 제주다움인가. 아니면 세상 모든 것을 다 아우르는 게 제주다움인가. 이것도 저것도 아니면, 제주어로 “그냥 놈이 거시 더 나사뵌”것을 갖다가 붙여 놓는 게 제주다움인가.

우리나라가 참으로 어려웠던 시절, 일본 지배하에 놓였던 그 시기에, 백범 선생께서 이루시고 하셨던 문화강국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사람이 살아가는 데는 생태 문화환경이 참으로 중요하다. 일례를 들자면, 1950년대에는 미군들이 초콜릿을 가지고 우리 동심을 유혹하였고, 1960년대는 밀가루 원조로 어른들의 생각을 바꿔 놓았던 게 아닌가 싶다.

1970년대 바나나 파인애플이 수입되면서 국민들의 기호식품을 바꿔 놓았고, 심지어는 농민들에게 재배까지 권장하면서 1980년대에는 황금작물로 각광을 받게 하더니, 1990년대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으로 농축수산물 수입 자유화가 예견되면서, 모든 게 다 무너져 내리기 시작하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외국 것은 무조건 다 좋아만 보였던 시절이 아니었나 싶다.

한동안 황소개구리가 좋다 해 수입했다가, 지금은 자연 생태계를 교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삶의 생태계까지 위협하고 있어 퇴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어디 이뿐이겠는가. 제주에서 외래식물로 보자면 ‘개민들레’가 대표적이다. 꽃이 곱기로는 벌판에 이보다 더 아름다운 꽃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사람이나 가축에게는 전혀 도움이 아니 된다. 이제는 천덕꾸러기 차원을 넘어, 시도 때도 없이 꽃을 피우며 씨를 날려 보내니, 이대로 가다가는 멀지 않은 날 제주는 개민들레 천국이 될게 뻔하다.

하물며 도입하지 않고 묻어온 씨앗들도 이러한데, 문화 예술적 측면에서 살펴본다면 설명이 필요 없다 하겠다. 모든 게 마찬가지지만, 문화의 소통 또한 물 흐르듯 해야만 융해가 된다. 사람도 그렇다. 사람 생활에 유행이란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 있다. 따라서 위정자들은 교묘하게 백성들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려 현혹시키게 하는 뛰어난 기획력을 지닌 자들을 무척 좋아한다. 문화융성처럼 입으로는 ‘우리 것이 최고다.’, ‘제주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고 주창만 할 뿐, 무엇이 제주다움인지도 모른 채, 그저 남의 것만 좋아 보여서, 그것을 쫓는 무리배들을 위하는 풍토가 제주 삶의 생태계를 아프게 하고 있어 참으로 염려스럽다.

지구상에는 수많은 민족이 있다. 그 민족이 아름다운 것은 나름대로의 전통문화를 아끼고 보존하며 지켜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문화란 우열이 없기에 그 자체로서 존중되어야 한다. 그러면서 끊임 없이 탐구하며, 가장 제주다움으로 재창조돼 전승 보전돼야 한다.

제주속담에 ‘동네 심방 아니 알아준다’라고 한다. 그 동네를 잘 알고, 가장 심도 있게 이해하는 사람을 무시한다는 것이다. 동네마다 본향당이 있고, 메인 심방이 다 있었는데, 그분들을 외면함으로서, 제주다운 전통 가락들이 사라져 버렸다. 일례를 들자면 제주걸궁이 그렇다. 제주걸궁이 독창적인 것은 그 어울림에 있었다. 제주만이 지닌, 제주 마을마다 고유성을 지켜온 굿거리장단이, 언제부터인가 육지 농악 가락에 묻혀, 제주걸궁이 육지농악이 돼 버린 지 오래다. 제주다움이란 무엇인가. 이제부터라도 제주 삶의 문화 원형을 바로 이해하고, 융복합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는 자원으로 재창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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