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출신 강우혁(14·서울 충암중 2)이 프로 바둑에 입문했다. 지난 2월 홍무진(20)이 제주 출신 제1호 남자 프로바둑 기사가 된 데 이어 올해 제주 바둑계에 경사가 잇따르고 있다.
강우혁은 지난달 30일 한국기원 본선대국실에서 열린 제5회 영재입단대회 최종 대국에서 문민종(12)을 꺾는 등 이번 대회에서 10승2패를 기록해 프로 바둑 입단 관문을 통과했다.
강우혁은 제1회 영재입단대회부터 출전해 프로 입단에 도전한 끝에 3년 만에 꿈을 이뤘다.
강우혁은 서귀포시 성산읍 신천리 출신으로 5살 때 KT에 근무하는 부친 강원준씨(49)의 직장 발령에 따라 서울로 이사했다. 그해 우연히 TV에서 바둑을 보다 호기심에 이끌린 강우혁은 바둑교실을 다니며 바둑에 입문했고 서울 송암초 4년이던 2011년 한국기원 연구생이 됐다.
지난 2일 제주시 연동에 있는 제주기원에서 열린 제주일보 기우회 최강전 현장을 찾은 강우혁은 “너무 기쁘다”며 “제주를 빛내는 프로 기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강우혁은 2년 전 인천에서 열린 전국체육대회에 바둑종목 제주 대표로 출전해 어린이부 금메달을 획득했고 그해 서울에서 개최된 한화생명배 세계어린이국수전 최강부에서 우승했다.
강우혁의 기풍은 실리형으로 ‘능구렁이’, ‘돌부처’ 등 별칭으로 유명한 이창호 9단과 닮았다.
강원준씨는 “예전에 바둑은 나라가 힘들 때 국민을 위로하고 국위를 선양하던 종목”이라며 “한중일 바둑의 대결 구도에서 최근 한국이 밀리고 있는데 우혁이가 한국이 바둑 강국의 명예를 회복하고 제주와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데 앞장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현종 기자 tazan@je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