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인형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어두운 무대 위에 오른다. 개구리의 움직임 하나하나, 이야기 하나하나에 아이들이 ‘깔깔깔’하고 웃는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커질수록 무대 뒤의 열정은 더욱 뜨거워진다.

 

인형극을 공연하는 사람들은 바로 장애 회원들이 주축이 된 인형극 동호회 ‘깨비랑’이다. 어려운 여건을 이겨내고 자신의 분신과 같은 인형과 함께 우리 사회에 희망을 전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깨비랑은 7명의 장애 회원과 3명의 비장애 회원이 활동하는 인형극 동호회로 2007년 11월 처음 결성돼 어느덧 8년이 다됐다.

 

‘깨비랑’은 도깨비 인형을 상징하는 ‘깨비’와 ‘너랑 나랑’을 합쳐 만든 이름으로 인형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자 하는 마음이 담겨있다.

 

주로 장애 회원들은 배우를 맡아 연기하고 비장애 회원들은 인형과 소품을 제작하고 조명을 담당하는 등 스텝의 역할을 한다. 현재 매년 정기공연과 ‘찾아가는 문화공연’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다. 지난해에도 7회의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다.

 

이들이 관객들에게 매년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서는 몇 개월간에 끝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장애 회원들 대부분이 지체나 뇌병변, 언어장애 등을 갖고 있어 활동하는데 제약이 많기 때문이다.

 

매주 금요일마다 모이는 깨비랑 회원들은 본격적으로 연습에 들어가기 전 1년간 공연할 동화를 선정해 대본을 구성하고 배역을 나눈다. 그 후 대본 읽는 연습을 한다. 큰소리로 정확하게 대본을 읽어야 하지만 회원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 때문에 연습하면서 읽기 쉬운 단어로 계속해서 대본을 수정한다.

 

대본 연습을 하고 나서는 대본 녹음이 이뤄진다. 그러고 나서 녹음된 대본에 맞춰 인형극 연습을 진행한다.

 

주로 한쪽 팔로만 인형을 움직여야 해서 이 또한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회원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적극적으로 동아리 활동의 참여 한다.

 

강문종 회원은 “인형극 대사를 하기 위해 연습을 많이 하다 보니 언어재활의 큰 도움이 됐다”며 “또 자주 모임을 갖다 보니 내 생활이 혼자가 아닌 함께하는 것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깨비랑 회원들은 동호회를 시작하고 자신들의 삶의 변화가 생겼다고 입을 모은다. 거동이 불편해 대부분에 시간을 집에서 보냈던 장애 회원들은 동호회를 시작하고 외부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부쩍 많아졌다. 덕분에 지역 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자긍심도 생겼다. 무엇보다 공연을 통해 아이들에게 재미와 웃음을 주면서 받는 기쁨 보다 더 큰 주는 기쁨에 대해서 알게 됐다.

 

깨비랑은 공연 요청이 들어오면 소년원과 복지관, 지역 아동센터 등 다양한 곳을 찾아간다. 장애를 이겨내고 적극적으로 문화예술 활동을 하는 모습은 다른 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장애인 인식을 개선하는데 긍정적인 역할도 하고 있다.

 

물론 장애인 인형극이기 때문에 전문 인형극에 비해 어려움과 한계는 있다. 하지만 깨비랑은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

 

박용배 회장은 “2년마다 가는 춘천인형극제에서 다양한 전문 인형극단의 공연을 보고 많은 자극을 받았다”며 “틀에 박힌 인형극이 아닌 우리만의 인형극을 만들기 위해 계속해서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깨비랑은 정해진 예산과 주어진 환경에서 자신들이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좋은 공연을 보여 줄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박 회장은 “언젠간 춘천인형극제 아마추어 경연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을 수 있는 멋진 공연을 해보고 싶다”며 “동호회를 넘어 극단이 되고, 시설이 갖춰진 공연장에서 아이들과 더 많이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기를 꿈꾼다”는 바람을 전했다.

백나용 수습기자 nayong@je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