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파도가 부딪쳐 우는 산 '절울이'...빼어난 비경 뽐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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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우리 99개...100개 였으면 큰 인물 태어났을 것이라는 전설
   

송악산 제주 어느 곳 아름답지 않은 곳이 있으랴마는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항과 안덕면 사계리를 잇는 해안도로는 제주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절경을 자랑하고 있는 곳이 중의 하나다.

 

그 정점이 바로 대정읍 상모리 바다에 우뚝 솟은 송악산이다. 제주의 다른 절경들은 탐방객의 눈을 즐겁게 하며 심신을 정화시키지만 송악산은 눈은 물론 귀와 코가 즐거운 곳이다.

 

상큼한 바다 내음과 송악산 절벽에 부딪치는 파도소리는 후각과 청각을 자극시키며 몸에 건강함을 불어 넣는다.

 

▲파도가 우는 산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 풍광을 가장 잘 감상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곳으로 송악산이 단연 으뜸으로 꼽힌다.

 

송악산은 104m의 낮은 산이지만 동.서.남쪽 삼면이 바다로 시원하게 뻗어 나와 바다와 만나는 높이 10~15m의 기암괴석이 장관이다.

 

송악산은 주위에 소나무가 많아 붙여진 이름이라고 전해지며, 또한 이곳에는 화산 분출물인 ‘송이(스코리아)’가 많아 송오름이는 이름도 갖고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과 남사록 등에는 송악산(松嶽山), 탐라순력도와 제주읍지에는 송악(松岳)이라고 표기돼 있다. 또한 송악산은 ‘절울이’라는 또 다른 이름을 갖고 있다.

 

파도의 제주어인 ‘절’이 송악산에 부딪치면서 운다는 뜻이다. 높이 104m의 낮은 산이라 마치 가볍게 산책하듯 송악산 둘레길을 따라 정상에 오르면 동쪽으로는 산방산과 단산, 군산, 안덕면 감산리의 박수절벽, 사계리에서 서귀포까지 이어지는 해안선이 한 눈에 들어온다.

 

남서쪽으로는 바다에 징검다리라도 놓인 듯 형제섬, 가파도, 마라도가 손에 잡힐 듯 내 품으로 다가온다. 눈으로 보는 절경도 일품이지만 절울이라는 이름처럼 걷는 내내 물결이 바위에 부딪치며 내는 시원한 파도 소리가 귀를 즐겁게 한다. 송악산 정상까지 오르기가 부담된다면 나무 계단으로 잘 정비된 해안절벽 둘레길만 걸어도 송악산 주변의 절경을 감상하기에는 충분하다.

 

 ▲이중분화구 이처럼 송악산은 제주에서 최고의 경치를 자랑하는 명소이지만 지질학적으로는 ‘분화구 안에 분화구’를 가진 이중분화구 화산지형이다.

 

세계적으로 드문 2차 화산 폭발지역이다. 송악산 정상에는 둘레 600m, 깊이 70m의 제2 분화구가 있으며 주봉 너머에는 이보다 깊이는 얕은 제1분화구가 있다. 큰 분화구 안에서 두 번째 화산 폭발로 주봉이 생기고 주봉 안에 깊은 2분화구가 형성된 것이다. 넓은 국그릇 안에 오목한 밥그릇을 얹어 넣은 형상이다.

 

송악산 둘레길을 걷다 보면 송악산 주봉을 중심으로 수십 개의 작은 봉우리가 있다. 이 크고 작은 봉우리가 모두 99개로 한 개만 더 있었다면 이 지역에서 큰 인물이 태어났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역사의 아픔 아름다운 풍광만큼 이나 송악산은 역사의 아픔도 함께 간직하고 있다. 송악산을 찾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바닷가 절벽에 있는 동굴이다.

 

이 동굴을 송악산에 부딪치는 파도에 의해 만들어진 해식(海蝕) 동굴이 아닌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제주 사람들을 동원해 뚫어 놓은 인공 동굴이다.

 

일본군은 1943년~1945년 사이에 소형 특수 잠수정을 숨겨 놓았다가 연합군 함정이 접근해 오면 어뢰를 싣고 돌진, 자폭하기 위해 이 동굴을 만들었는데 송악산에는 이 같은 크고 작은 진지 동굴들이 60여 곳이 있다. 짧은 기간에 60여 개의 진지 동굴을 만드는데 동원된 제주 사람들이 겪어야 했던 고통과 참상은 가히 짐작하고도 남는다.

 

특히 대정지역은 군사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자리하고 있어 송악산 진지동굴 뿐 아니라 알뜨르 비행장의 비행기 격납고, 셋알오름 고사포 진지, 이교동 군사시설 등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구축한 많은 군사유적지가 남아 있다.

 

현재 이 유적들은 등록문화재로 지정돼 후손들에게 잊지 말아야할 아픈 역사를 전해주고 있으며 서귀포시는 이 유적들을 활용한 관광 상품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대장금과 올인 등 유명 드라마 촬영지이기도 한 송악산. 송악산을 둘러본 후 지척에 있는 모슬포항에서는 갓 잡아 올린 우럭 등으로 요리한 싱싱한 회와 조림, 매운탕 등을 맛볼 수 있다.

 

조문욱 기자 mwcho@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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