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주섬 창조한 설문대할망 한라의 절경을 빚다
(1) 제주섬 창조한 설문대할망 한라의 절경을 빚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제주비경, 전설을 이야기 하다 제주는 신생대 제3기말에서 신생대 제4기에 걸친 화산활동으로 형성됐다. 이 화산활동의 결과로 한라산과 오름, 폭포 등 천혜의 절경이 탄생했다.

 

사람들은 그 경치의 신비로움에 ‘신(神)의 작품’이라는 찬사와 함께 신의 손길이 작용한 전설이 있기를 기대하게 된다. 그렇다보니 제주 어느 곳 하나에도 전설이 깃들지 않은 곳이 없다.

 

제주일보는 창간 70주년을 맞아 제주의 절경이 품은 전설을 소개하고, 관광자원으로서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제주비경, 전설을 이야기하다’라는 연재를 마련했다.

 

 디지털에 익숙한 신세대들에게 옛 선인들의 정서와 지혜를 전하는 교육적 효과도 기대해 본다. 편집자주. 제주도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엇일까?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나 제주도민 모두 한라산을 꼽는다. 즉 제주가 한라산이고, 한라산이 제주인 셈이다.

 

한라산이 얼마나 장엄하고 아름답고 신비스러운 산인지는 직접 체험하지 않고서는 모른다. 한라산은 금강산, 지리산과 더불어 삼신산(三神山)의 하나로 우리나라의 명산으로 손꼽힌다.

 

제주도 그 어디에서 바라보아도 각기 다른 모습의 위용으로 장엄하고 신비스러운 모습을 보여준다. 이렇듯 장엄하고 신비스러운 곳에는 반드시 전설이 얽히게 된다.

 

▲한라산의 탄생 한라산(漢拏山)은 그 이름부터 장엄하다. 한라산 이름이 가진 뜻을 보면 ‘한(漢·은하수) 라(拏·맞당기다)’로 산이 높아서 은하수를 잡아당길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은하수와 맞닿는 거대한 한라산은 누가 만들었을까? 한라산을 만든 신(神)은 한라산보다 더 웅대했을 것이다.

 

바로 설문대할망이다. 옥황상제의 딸로 인간 세상으로 내려온 설문대할망이 망망한 바다 한 가운데 제주를 창조했다고 전해오고 있다. 설문대할망은 섬을 만들어 놓고 보니 그 모양새가 밋밋했다.

 

그래서 설문대할망은 치마폭에다 흙을 날라다 지금의 한라산 자리로 운반해 만들었다. 치마에 흙은 담아 옮기는 도중에 치마의 헤어진 구멍사이로 흘러나온 흙들이 쌓여 지금의 360여개의 오름이 됐다. ▲백록담과 오백장군 이렇듯 설문대할망에 의해 탄생된 한라산은 곳곳에 수많은 명승을 품에 안고 있다.

 

그 중에 백미는 한라산의 상징인 백록담과 정상 주변에 즐비하게 들어서서 하늘을 찌를 듯 웅장하게 서있는 기암괴석군인 오백장군이다. 백록담의 절경은 사시사철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내게 하지만 특히 겨울에 눈이 쌓여 있는 모습은 신비로움 그 자체이다.

 

이 때문에 녹담만설(鹿潭晩雪)이라 해서 영주십경(瀛州十景)의 하나다. 옛날 어떤 사냥꾼이 한라산에 사슴을 잡으러 갔다. 하늘에 닿을 듯 높은 한라산 정상에서 노루를 발견한 사냥꾼은 노루를 쫓다가 그만 활 끝으로 옥황상제의 엉덩이를 건들고 말았다.

 

분노한 옥황상제는 한라산 봉우리를 손에 잡히는 대로 뽑고서는 서쪽으로 내던져 버렸다. 봉우리가 뽑힌 자리는 움푹 패여서 백록담이 되고 서쪽으로 내 던져진 봉우리는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에 떨어져 지금의 산방산이 됐다고 한다. 한라산에는 영주십경이 또 하나 있는데 바로 영실기암(靈室奇岩)으로 오백장군이 바로 영실기암의 한 축이다. 오백나한(五百羅漢)이라고도 불리는 이 기암석들 역시 애틋한 전설을 품고 있다.

 

옛날 한 어머니가 아들 500명을 낳아 살고 있었는데 어느 해 흉년까지 겹쳐 끼니를 이어가기가 힘들었다. 하루는 500명 아들들이 양식을 구하러 밖으로 나간 사이 어머니는 커다란 솥에 아이들이 먹을 죽을 쑤기 시작했다. 솥이 워낙 큰지라, 솥 위를 걸어 다니며 죽을 젓던 어머니는 그만 발을 헛디뎌 죽솥에 빠져 죽어 버렸다.

 

이 사실을 모르는 자식들은 집으로 돌아와 죽을 먹기 시작했는데 어느 때보다 죽맛이 좋았다. 맨 마지막으로 돌아온 막내는 죽을 뜨기 위해 솥을 젓다가 이상하게 생긴 뼈다귀를 발견했다. 다시 저으며 잘 살펴보니 사람의 뼈였다. 막내는 어머니가 죽솥에 빠진 것을 알았다.

 

“어머니의 고기를 먹은 형들과 함께 살 수 없다”며 멀리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차귀섬으로 달려가 한 없이 울다가 바위가 돼 버렸다.

 

나머지 형들도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통곡하다가 모두 바위로 굳어졌는데 이것이 영실에 있는 499장군이며 차귀섬의 막내까지 합쳐 오백장군이 됐다.

 

이 외에도 수 많은 전설을 간직하고 있는 한라산은 1966년과 1970년에 각각 천연기념물과 국립공원으로 지정됐으며 2002년에는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돼 세계적 명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조문욱 기자 mwcho@jejunews.com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