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개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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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은 얘기인데 요즘 애주가들 가운데 상당수는 폭탄주를 마시는 경향이 높다고 한다. 그 것도 맥주에 양주는 타는 것이 아니라, 맥주에 소주를 탄 폭탄주다.

이른바 ‘소맥‘이다.

둘이 마주 앉을 경우 맥주는 서너 병 까게 되지만, 소주는 한 병도 채 안되는 모양이다. 술은 적게(?) 먹고, 술값도 적게 들고, 특히 2차를 안가니 더욱 좋다고 한다. 이렇게 소맥은 주점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풍속도로 자리잡아간다. 하지만 좌장이라는 사람이 소위 ‘병권’을 잡고 폭탄주를 계속 돌리는 단체회식에선 그만큼 취기도 빨리 온다고 한다. 경계해야할 일이다.

▲폭탄주로 대변되는 술 문화 조직을 들라면 군(軍)이 으뜸이다. 그러나 법조계, 의료계, 언론계 등 직업군도 만만치 않다.

일례로 검사 10명 중 7명은 폭탄주가 단합에 도움이 되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동체 의식도 높아진다고 했다. 지난 4월 초 대검찰청이 발행하는 전자신문 ‘뉴스프로’가 검사 395명과 검찰직원 157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사회의 부정적 인식에도 불굴하고, 폭탄주는 여전히 내부결속과 단합유도를 위한 ‘필요악’으로 자리를 꿰차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도 주량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술잔이 돌아가는 것이야말로 폭탄주의 가장 큰 단점이라고 했다.

▲최근 애주가들의 관심은 충북 괴산군으로 향한 듯싶다.

이유인 즉, 인구가 불과 3만 8000명에 불과하여 충북에서 가장 낙후된 곳으로 꼽히는 괴산군이 술을 많이 마신 공무원 3명에게 ‘음주문화상’이라는 희한한 표창을 했대서다. 수상자들은 퇴근 후 관내 식당 등에서 술 한 잔을 하면서 직원 화합에 노력했다고 한다. 무엇보다 매상을 올려줌으로써 지역경제 살리기에 여러모로 기여했다는 것이 공적사유다.

그러나 관내 보건소는 절주 운동을 벌이는 마당이다. ‘정신 나간 술 취한 행정’ 이라며 비판 여론이 드센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에 괴산군은 읍내 중심가도 오후 8~9시만 되면 인적이 끊겨 죽은 도시를 연상시킬 정도 침체돼 있어 지역경제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역발상 행정이라고 강조한다. 한 술 더 떠서는 이를 정례화 하겠다고 했다.

상(賞)이란 타의 모범을 칭찬하여 주는 표적(表迹)인데 도시 어안이 벙벙하다. 차라리 ‘음주 개근상’으로 이름부터 바꿔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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