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달이라는 이름 앞에는 ‘봉이’라는 별칭이 붙는 데 이 별칭은 닭을 봉황이라고 속여 판 상인을 혼내주기 위해 기지를 발휘한 덕분에 얻은 것이라고 한다.
▲봉이 김선달에 얽힌 일화로 인해 뜻밖에 횡재를 한 사람들이 흔히 ‘봉을 잡았다’는 말을 하는데 이는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진귀한 봉황을 잡는다는 뜻으로 매우 귀하고 훌륭한 사람이나 일을 얻음을 비유적으로 이른다. 반면 자기가 손해를 보거나 엉뚱한 피해를 당했을 때는 ‘봉 됐다’라는 말을 하는데 이는 어수룩하여 이용해 먹기 좋은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 되기도 한다.
최근의 세태는 ‘봉’이라는 말이 전자보다는 후자 쪽으로 많이 사용되는 것 같다. 사회가 산업화되고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해지면서 자기주장이 세지고 손해를 보지 않으려는 탓에 조그마한 손해를 보게되면 ‘나만 봉이냐’, ‘우리가 봉이냐’라는 항변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우리사회에서도 ‘우리만 봉이냐’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바로 권력있는 곳은 안받고 그렇지 않은 곳은 받는 자동 입출금기(CD/ATM) 수수료 때문이다.
가뜩이나 서민층에서는 은행들의 자동 입출금기(CD/ATM) 수수료가 높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는데 청와대, 국회, 정부청사에 설치된 농협의 자동화기기 69대는 수수료를 한 푼도 받지 않고 있어 ‘특혜 논란’이 나오고 있다는 보도다.
보도에 따르면 농협은 청와대와 정부 중앙부처, 국회 등에 있는 농협의 자동 입출금기 중 일부는 이용 수수료를 100% 면제해 주고 있고 영업시간 후 다른 은행 계좌에서 돈을 인출한 수수료는 돌려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신용이 좋은 공무원 고객 유치하기 위한 전략 차원이라고 하는 데 그렇다면 다른 곳에는 공무원이 없는가. 참으로 우리만 봉이냐는 얘기가 절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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