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이후 제주를 처음으로 방문하면서 도민들의 눈과 귀가 다시 박 대통령에게 쏠리고 있다.

평소 제주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표시하던 박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6대 공약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과 액화천연가스(LNG) 공급망 구축 사업 등은 예정돼로 진행되고 있지만 나머지 사업들은 국비 지원 감소와 제주도정 정책 변화 등으로 인해 난항을 겪고 있다.

▲제주 공항 인프라 확충=국토교통부는 지난 21일 제주 공항 인프라 확충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을 발주해 내년 10월까지 용역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번 국토부의 사전타당성 용역에는 기존 공항 확장, 기존 공항 유지 및 제2공항 건설 등 2개의 안에 대해 중점적으로 이뤄져 세부 평가 및 최적 대안이 제시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지난 2일부터 제주 공항 인프라 확충 범도민추진협의회를 시작으로 도민설명회를 개최해 내년 3월까지 도민 여론을 수렴해 용역에 반영할 방침이다.

1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이번 용역이 끝나면 제5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에 제주 공항 인프라 확충 방안이 고시된다.

▲제주4·3문제 해결=박 대통령은 대선 당시 제주를 찾아 제주 4·3에 대해 “제주4·3사건은 도민뿐만 아니라 전 국민의 가슴 아픈 역사”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제주4·3 관련 공약은 4·3 국가추념일 지정, 4·3평화재단 국고 지원 확대, 4·3평화공원 3단계 조성사업 등이다. 이 가운데 국가추념일 지정은 올해 이뤄져 지난 4월 제66주년 제주4·3희생자 추념식이 정부 행사로 거행됐다.

그러나 제주도가 4·3평화공원 3단계 조성사업비 120억원 가운데 국비 지원을 요청한 50억원이 내년도 예산에 반영되지 않았고, 4·3평화재단 출연금 30억원을 신청했으나 정부예산에는 20억원만 반영되는 등 대통령 공약사업이라는 사실이 무색해지고 있다.

▲액화천연가스(LNG) 공급망 구축=2012년부터 2018년까지 제주시 애월항 일원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이번 사업에는 총 3709억원이 투입돼 애월항 서쪽 일대 공유수면을 매립해 방파제 1465m, 접안시설 270m 등을 만들고 접안·하역시설, 저장시설 등으로 구성된 인수기지를 조성한다.

지난해 4월 제11차 장기천연가스 수급계획 발표에서 애월항과 서귀포시를 잇는 배관 건설이 확정됐으며, 올 1월에는 제주LNG발전소 건설 정부방침이 확정됐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예산 등의 문제점이 불거졌으나 현재 산업부의 적극적인 추진 의지로 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되면서 2018년부터 도내에 본격적으로 LNG가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말산업 특화단지 조성=제주도는 박 대통령의 공약에 따라 지난 1월 전국 1호 말산업특구로 지정되자 2017년까지 총 사업비 868억원을 투입하는 내용의 ‘제주 말산업 특화단지 조성 계획’을 수립, 추진하고 있다.

주요 사업은 에코힐링 관광마로 100㎞ 건설(10개 노선), 거점승용마 조련시설 건립, 승용마 생산기반 조성, 전문 인력 양성 등이다.

그러나 제주도가 지난해 연차별 투자규모에 따라 2014년도 국비 105억원을 신청했으나 기획재정부는 이 가운데 53.8%에 그치는 56억5000만원만 반영, 사업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

더구나 올해는 2015년도 국비 117억원을 신청했지만 기재부는 단지 20억원만 반영했으며, 이마저도 올해 말산업 특구로 지정되는 지자체에 지원될 예정이어서 향후 사업 추진에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감귤 명품화 사업=제주의 생명산업인 감귤산업이 한중FTA 체결 등으로 입는 피해를 최소화시켜 세계적인 명품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공약으로 올해 국비가 반영된 17개 사업의 총 예산이 999억원에 이르고 있지만 이 가운데 국비(266억원) 분담 비중이 30% 선에 머물고 있다.

제주도는 국비 지원 비율을 현행 30%에서 50%로 상향해줄 것을 건의하고 있으나 세수 확보 부족 등으로 비상이 걸린 기재부는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제주도는 또 정부 예산 편성 매뉴얼에서 별도 사업계정이 없어 국비 확보가 담보되지 않음에 따라 농어촌구조개선 특별회계에 감귤 명품화지원사업 계정을 신설해줄 것을 건의하고 있다.

▲민군복합형관광미항 건설사업 지원 확대=박 대통령은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건설과 관련해 “단순한 군사기지가 아니라 크루즈 관광허브로 키우고 민군커뮤니티 조성을 통해 상생의 틀을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건설사업 지원 확대 공약은 2012년 확정된 정부계획에 따라 총 사업비 1조771억원이 투입될 계획으로 현재 17개 사업의 예산 713억4500만원이 확보된 상태지만 제주도정은 강정마을 갈등해소를 위한 진상규명이 이뤄지기까지 사업을 전면 유보했다.

제주도는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건설을 둘러싼 논란으로 발생된 강정마을 주민들의 갈등을 해소하고 공동체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우선 강정마을 주민 등 사법처리 대상자에 대한 사면과 복권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 강정마을 주민과 협의해 진상규명위원회를 구성·운영, 마을사람들이 원하는 발전계획을 수립·추진할 계획이다.

▲앞으로의 과제=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운영기조는 민생경제 살리기로 집약된다.

박 대통령의 공항 인프라 확충과 LNG 공급망 확대, 감귤 명품화 사업 등 6대 제주 공약은 관광업과 농업, 가계경제 등 민생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것들이라는 점에서 정부가 결코 외면할 수 없다.

박 대통령이 제주 공약에 대한 적극적인 추진 의지를 다시 한번 표명하고 이에 따른 각 부처의 예산 지원이 뒷받침될 때 제주지역 경제 활성화도 뒤따라올 전망이다.

정부의 의지만큼이나 제주도의 중앙절충 강화 노력도 중요하다.

다른 지역의 경우 지역 국회의원과의 긴밀한 공조체제 구축하고 국비 확보 전담팀을 구성해 적극적인 중앙 절충에 나서고 있다.

제주도도 중앙정부의 지원만을 마냥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관계 개선을 중심으로 중앙 절충을 강화해야 한다.

무엇보다 제주지역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갖고 직접 대선 공약을 제시했던 박 대통령이 공약 추진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천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봉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