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염원 속에 문을 연 삼달국민학교, 갤러리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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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달초 개교당시 전경

1907년 제주지역의 첫 초등교육기관인 제주공립보통학교(현 제주북초)가 들어선 이후 1945년 해방을 전후해 도내에 수많은 초등학교가 문을 열었다.

 

그러나 사회가 급성장하는 과정에서 도시집중화 현상과 함께 이농현상이 빠르게 진행돼 농어촌에서는 취학아동수가 급격히 줄면서 학교들이 하나 둘씩 문을 닫기 시작했다.

 

도내에서는 32개의 초·중학교 및 분교장이 대부분 1990년대 이후 문을 닫아 추억 속으로 사라졌다. 제주일보는 엣 배움터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일깨우고 현재 모습을 조명하기 위해 ‘사라진 배움터, 지금은’이라는 기획을 마련했다.【편집자 주】


▲삼달분교장의 흔적
서귀포시 성산읍 삼달리 437-5번지.
옛 신산초등학교 삼달분교장이 들어섰던 자리이다.

 

그러나 현재 이곳에서 아이들의 배움터 모습을 찾아볼 수 없고 하루 300여 명의 방문객이 찾는 사진갤러리 ‘김영갑갤러리두모악’이 대신 자리하고 있다.

 

갤러리 입구 한 편에 세워진 ‘배움의 옛터’ 표지석과 학교 옛 간판, 갤러리 입구 오른쪽에 ‘국기에 대한 맹세’가 새겨진 석판과 함께 흔적만 남아 있는 국기 게양대만이 이곳이 과거 삼달리 어린이들의 교육을 담당했던 학교터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이 배움의 옛터 표지석 뒤에는 ‘이 곳은 학구민의 정성으로 마련된 부지에 1964년 8월 20일 신산초등학교 삼달분교장으로 학교인가를 얻고 1976년 3월 1일 삼달국민학교로 개교한 후 1996년 3월 1일 신산초등학교 삼달분교장으로 격하되는 34년의 역사 동안 29회의 졸업을 마지막으로 총 701명의 졸업생을 배출하고 1998년 2월 28일 문을 닫은 배움의 옛터입니다.

 

한때는 탁구로써 제주도 및 전국에 이름을 날리기도 했지만 아쉽게도 학생 수의 감소로 폐교되기에 그동안 배움의 횃불을 오랫동안 밝혔던 자리임을 기념하기 위해 이 비를 세웁니다. 1998년 3월 1일 신산초등학교장’ 이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 주민 염원 속에 문을 연 삼달분교장
1964년 삼달분교장이 생기기전 인 1941년 신산초등학교가 개교됨에 따라 삼달리는 신산초등학교 학구가 되면서 삼달리 아이들은 신산초등학교에 다니기 시작했다.

그러나 중산간 마을인 삼달1리는 신산초등학교와의 거리가 4.5㎞정도 떨어져 어린 학생들이 통학에 큰 불편을 겪었다.마을에서 학교로 가는 길에 두 군데의 하천이 있어 비가 많이 내릴 때나 장마철에는 하천이 범람해 사고 위험을 감수하면서 학교에 다니거나, 집으로 되돌아 와야만 했다.

 

또한 겨울철 폭설에도 어린 학생들이 먼 거리를 오가는 등하굣길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저학년 어린이들이나 체력적으로 허약한 아이들도 하루 10㎞를 오가는 학교길이 쉽지만은 않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마을주민들이 마을에 학교설립의 필요성을 깊이 인식하며 교육당국에 학교설립을 건의하게 됐다.이 같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건의에 따라 1964년 8월 20일 신산초등학교 삼달분교장이 인가되고 그해 9월 1일 2개 학급 규모의 삼달분교장이 문을 열었다.

 

▲ 본교에서 분교장으로 격하 후 폐교
당시 삼달분교장은 삼달지역 1~4학년 학생들의 교육을 담당했으며 5, 6학년 학생들은 여전히 하루 10㎞를 오가며 신산초등학교에서 수업을 받아야만 했다.

 

그러는 와중에 취학아동이 자연스럽게 증가하면서 삼달분교장이 본교로 승격할 필요성이 대두됐다.
학부모와 지역주민들은 학교설립위원회를 조직해 교육청에 건의한 결과 1967년 3월 1일 삼달국민학교가 인가되고 4월 7일 삼달국민학교가 문을 열었으며 1970년 2월 1회 졸업생이 배출됐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서 학생 수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1996년 다시 삼달분교장으로 개편된 후 1998년 2월 28일 신산초등학교로 통합되며 결국 문을 닫게 됐다.현재 갤러리 건물 인근에 학교 설립 당시 학교터 및 학교에 필요한 각종 물품들을 기부한 기부자 기념비에서 이 마을 주민들이 학교 설립을 얼마나 열망했는지를 느낄 수 있다.

 

조문욱 기자 mwcho@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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