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 3.4기 무적해병 신화 낳은 도솔산으로 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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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도솔산전적문화제 참석 위해 장도 올라
백발의 성성한 노병들이 62년 전 무적해병의 신화를 낳은 도솔산으로 힘차게 출정했다.

해병 3·4기전우회(회장 김동학) 회원과 유족 77명은 15일부터 이틀간 강원도 양구군에서 열리는 ‘제16회 도솔산전적문화제’에 참석하기 이날 제주공항에서 장도에 올랐다.

제주 출신으로 선발된 3·4기 해병 3000여 명은 ‘노병은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산증인이다.

제주농업중학교에 다니다 17살에 입대한 박영찬씨(78)는 “해병 4기는 99%가 자발적으로 지원한 학도병이었다”며 “전장에서 죽을 고비를 여러 번 겪었는데도 죽고 산다는 게 실감나지 않았다. 나이가 너무 어렸기 때문”이라고 회고했다.

6·25전쟁에서 반격과 북진의 발판을 마련한 1950년 9월 인천상륙작전에 첫 참전한 3·4기 해병은 9·28 서울수복 등 모든 공세에 앞장섰다.

1951년 6월 강원도 도솔산(해발 1148m)은 전략적 요충지로 이곳을 확보하지 못하면 좌우로 북상 중인 한국군의 한 걸음도 진격하지 못하게 됐다.

이를 간파한 인민군은 미리 지뢰를 매설하고 견고한 진지를 구축했다. 미 해병대 1사단이 공격에 나섰으나 많은 손실만 입고 물러났다. 여기에 3·4기 해병을 포함, 한국 해병대 1연대가 투입됐다.

3·4기 해병들은 결사적인 돌격으로 고지를 하나씩 점령했고, 17일 동안 혈투 끝에 24개의 적의 진지를 완전히 탈환했다.

빛나는 승리 뒤에는 해병 133명이 전사하고 750여 명이 부상을 당하는 등 희생이 따랐다.

전공을 보고 받은 이승만 대통령은 ‘무적해병’(無敵海兵)이라는 친필 휘호를 전달하면서 도솔산전투는 신화를 만들어 냈고, 지금은 해병대 구호가 됐다.

해병 3기로 참전해 간부후보를 거쳐 중령으로 예편한 김진탁씨(83)는 “도솔산에서 밤낮없이 사선을 넘나들다 보니 총탄과 파편에 맞은 전우들의 신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며 “호국인물로 선정된 서귀포 출신 김문성 중위는 고지 탈환을 눈앞에 두고 적탄에 맞아 안타깝게 숨을 거뒀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김동학 회장은 “당시 열예닐곱 살의 앳된 제주 소년들이 피와 땀을 바쳐 나라를 구했다”며 “지금은 팔순에 접어들어 세상을 뜨는 전우들이 나오면서 문화제 참석 인원이 줄어든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양구군은 도솔산전적문화제마다 3·4기 해병들을 초청, 특별석을 제공하는 등 극진히 예우하고 있다. 행사에 참가하는 이호연 해병대 사령관은 노병들을 위해 만찬을 베풀 예정이다.

한편 이번 행사에 최초의 여자 해병 4명도 자리를 함께 해 눈길을 끌었다.

해병 4기와 함께 출정한 이들은 미혼 교사와 어린 여학생을 중심으로 126명이 지원, 입대했다. 진해에서 40일 동안 총검술과 사격훈련을 받은 여자 해병은 후방에서 간호·행정·통신 업무를 주로 맡았다.

(사진) 15일 ‘무적해병’ 신화를 낳은 제주 출신 3·4기 해병과 유족 등 77명이 강원도 양구군에서 열리는 ‘제16회 도솔산전적문화제’에 참석하기 위해 제주공항에서 출정식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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