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라국 탄생사 사실성·현실성에 충실 ‘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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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랑국, 그 뱃길을 찾아서<4>탐라국 탄생 역사의 특징
탐라국 탄생역사의 특징이라면 세 왕자가 원시 수렵생활을 시작으로 농경문화를 열어가는 가운데 세 공주가 오곡과 송아지 망아지를 앞세우고 상륙하는 시대 상황을 자연스럽게 기술하고 있다는 것이다. 탐라국의 탄생신화의 신뢰감은 여기서부터 출발하고 있다. 이것은 탐라국 탄생역사의 생명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같은 역사의 생명력은 진실성을 바탕으로 한 친화성에서 찾을수 있다. 그것은 사실적 접근이 가능할 때 이뤄진다. 단군신화와 고구려·신라·가락국의 천강(天降)·난생(卵生)신화 보다도 탐라국 신화는 그 신선함과 신비감을 더 깊이있게 간직하고 있다. 이것은 현실세계 보다 우위에 있음을 암시하는 다른 역사신화들 보다 탐라국 탄생역사는 낮은 자세로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다.

탐라국 탄생역사의 시작과 중심에는 ‘혈(穴)’이라는 공간이 있다. 다시 말하면 사람이 땅 속에서 솟아났다는 것이다. 이것 또한 다른 고대국가 탄생역사와 차별화를 두고 있다. 인간의 모태가 곧 땅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부분이다. 땅을 어머니에 비유한다. 특히 아메리카 인디안들은 ‘땅은 어머니와 같은 존재’라는 말을 떠올리게 한다. 우리 조상들이 땅을 신성시한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탐라국 탄생역사는 땅을 태초의 생명으로 출발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대목이다.

또 한가지 이들이 가지고 온 진귀한 선물 가운데 하나가 송아지와 망아지 등장이다. 그것은 농경사회를 열어가는 시기에 인간에게 중요한 몫을 했다.

이처럼 진귀한 선물이란 그 나라나 지방에 없는 산물을 고르는 것이 고금동서를 막론하고 비슷한 풍습이며 최고의 예물로 꼽는다. 농사일로 사람의 노동력에 소와 말 이상으로 큰 몫을 해낸 동물은 없다. 또 말은 교통과 체신·전쟁수단으로써 국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벽랑국 세 공주가 갖고 온 결혼예물 가운데 망아지 송아지가 포함된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와 상징성을 갖고 있다. 이런 사실로 보아 오늘날 제주가 말의 고장으로 지목받는것도 우연이 아님을 짐작하게 한다.

탐라국 탄생역사는 사람들로 하여금 접근 가능한 현장성과 사실성을 충족시키고 있어서 다른 고대국가의 탄생역사에서 차별성과 신선한 생명력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것은 구체적인 현장성과 치밀함에 놀라울 뿐이다. 이럼으로써 어느 탄생역사 보다도 신성함과 신뢰성을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번에 벽랑국을 찾아 가는 것도 이러한 탄생역사가 던져주는 신뢰성에 자신감을 가질수 있었다.

세 공주가 상륙한 곳으로 알려진 남제주군 성산읍 온평리 해안도로에 있는 ‘연혼포(延婚浦)’는 이들 세 공주의 첫 발자취를 더듬어 볼수 있는 곳이다.

이곳 해안에서 서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 이들 세쌍이 혼례를 올렸다는 혼인지가 있다.

이처럼 신화의 현장들이 생경하게 남아 있어서 벽랑국은 더 흥미와 관심을 불러 오기에 충분했다. <채바다 고대항해탐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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