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이른 겨울 한파로 전력 수급에 비상등이 켜지고 있다.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난방 수요 증가 등으로 전기 계량기가 빠르게 돌아가면서 공급 불안 우려가 현실화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올 겨울 도내 전력 수급 상황은 지금까지로 볼 때 최악이다. 육지부 전력을 책임지고 있는 영광 원전 5·6호기에 3호기까지 가동 정지돼 전력난 불똥이 제주로까지 튀면서 자칫 ‘어두운 밤(블랙 아웃)’이 발생할 수도 있어 전력 당국이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턱없이 부족한 국내 전력 공급능력을 감안할 때 도내 전력 수급 불안은 당분간 되풀이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도내 전력 구조의 자급력을 높이기 위한 보다 종합적인 마스터플랜이 보완돼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비상등 켜진 전력 수급=전국이 영항권으로 떨어지는 강추위가 강타한 6일 전력거래소 제주지사(지사장 조영태)는 오전부터 비상 체제에 들어갔다. 폭설 한파로 육지부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육지에서 수전받는 전력연계선 공급능력이 정상시 15만㎾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5만㎾로 격감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남제주화력과 제주화력, 한림복합발전 등 도내 발전시설이 사실상 풀가동되면서 겨울철 전기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있다. 심지어 지난 9월 폐지될 예정이었던 남제주내연 발전기 폐지 기한도 내년 3월로 연장, 재가동에 들어갔다. 그만큼 전력 수급이 비상 상황이라는 얘기다.

현재 도내 전력 설비용량은 85만3000㎾로, 작년보다 1만8000㎾ 늘었다. 하지만 육지부 전력연계선 정상 운영에 차질을 빚으면서 공급능력은 81만7000㎾에서 72만5000㎾로 격감했다.

올 겨울 최대 수요 전력이 지난해 61만8000㎾보다 3만2000㎾ 증가한 65만㎾로 예상할 때 도내 전력 예비율은 19.9%에서 7.5%로 급락하게 돼 최대 고비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급증하는 전력 사용 불안=상황이 나빠진 전력 공급 체계도 문제지만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겨울철 난방 수요도 전력 수급을 불안하게 만드는 핵심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최근 5년간 도내 겨울철 최대전력 수요는 2007년 49만4000㎾에서 2008년 53만4000㎾, 2009년 56만1000㎾, 2010년 60만5000㎾, 지난해 61만8000㎾, 올해 65만㎾(예상치) 등으로 32% 급증하면서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려내고 있다.

특히 올 겨울에는 전력 사용량이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이달 들어 매섭게 몰아친 겨울 한파로 최근 일주일간 전력 사용량은 59만㎾ 대를 유지, 작년 대비 10% 늘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겨울철 최대전력 수요도 전망치를 웃돌아 올 여름에 기록했던 사상 최대전력 66만900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영환 전력거래소 제주지사 부장은 “전기온돌과 하우스 가온시설 등 각종 전기 난방 증가 등으로 겨울철 전력 사용량 증가이 평소보다 높은 8~10%에 이르고 있다”며 “비상시 전력 공급능력 추가 확보방안을 마련해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상 전력 수급 대책은=도내 겨울철 전력 수급은 육지 연계선과 남제주기력 1, 2호기 등 대용량 설비 고장시 파장이 커질 수 밖에 없어 불안한 상황을 이어가고 있다. 자칫하면 대규모 정전 사태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제주특별자치도와 한전, 전력거래소 등은 겨울철 전력 수급 대책을 마련, 도내 발전시설 가동 안정화 등을 통해 전력 예비율을 20%까지 끌어올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민간 부문에서도 300㎾ 자가발전기 344대 가동 대비와 호텔·대형매장 등 전력 다소비업체에 대한 피크 조정, 2238개 전기 다소비업체의 실내 건강 온도(18~20도 이하) 지키기 등 다각적인 에너지 절약 대책이 추진되고 있다.

제주도는 이처럼 민간 부문의 자율적인 전기 소비 줄이기에 참여하는 ‘국민발전소 운동’ 확산을 통해 겨울철 전력 수급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관광산업을 중심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지역경제 규모와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는 육지부 전력난 등을 감안할 때 근본적으로 도내 전력 자급 기반을 확충하기 위한 대책 필요성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