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곳곳에 핀 봄꽃...태풍 영향으로 불시개화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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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귀포시 효돈입구삼거리에 심어진 목련이 화사한 꽃망울을 터뜨렸다.<고기철 기자>

제주도내 곳곳에서 봄에 꽃을 피우는 벚꽃과 목련 등이 꽃망울을 터뜨려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일 서귀포시 동일주도로 효돈입구삼거리에서 효례교 사이 2.2㎞ 구간에 심어진 200여 그루의 목련이 화사한 꽃망울을 터뜨려 마치 봄이 온 것 같은 착각을 일으켰다.

 

효돈마을을 통과하는 효돈로 양쪽으로 심어진 벚나무 일부도 꽃을 피우고 있었다.

 

추석을 지내기 위해 친정집을 찾은 고모씨(34.여)는 “차가운 바람이 부는 가을에 봄꽃이 피어있는 모습을 보니 신기하다”며 “그런데 불시개화(싹이 이상 발육해 꽃이 피는 시기가 아닌데 꽃이 피는 현상)가 나무의 생육에는 지장을 주지는 않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사정은 제주시 지역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2일 오전 제주시 외도동 소재 김상언 애국지사 묘역.

 

묘소로 들어가는 입구에 심어진 벚나무에는 벚꽃이 화사하게 피어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목련과 벚꽃 등은 모두 봄에 꽃망울을 터뜨리는 꽃이지만 때아닌 가을에 꽃을 피운 것이다.

 

이처럼 봄꽃들이 가을에 꽃을 피운 이유는 지난 8월과 9월 잇따라 제주지역을 강타한 태풍 때문이다.

 

꽃눈이 피는 것을 막는 성분의 일종인 옥신(Auxin)은 주로 나뭇잎과 나뭇가지에서 만들어진다.

 

그런데 태풍의 영향으로 나뭇잎이 떨어지고 나뭇가지가 부러지면서 옥신 생산이 수월하게 이뤄지지 않아 꽃눈이 피는 것을 막지 못해 가을에 꽃이 피는 것이다.

 

이와 관련 김찬수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박사는 “꽃이 미리 개화하면 매실이나 키위, 감 등을 재배하는 농가는 생산량이 떨어진다”며 “꽃이 개화한 이후에는 특별한 방법이 없는 만큼 나뭇잎이 떨어지기 전에 방풍막 설치하고 비가림시설 등을 이용, 피해를 예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박사는 “올해 가을에 꽃이 핀 나무는 내년 봄에 꽃을 구경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의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732-5839.

 

고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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