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구도심과 뉴타운
 김성길(대한주택공사)
 2009-04-09 15:41:00  |   조회: 25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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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도심과 뉴타운


도시의 외연적 확산에 따라 기성 시가지를 지칭하는 말로서 구도심이란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오늘날 구도심이란 말은 어딘지 부정적인 느낌을 준다. 그래서 구도심이란 말 대신 원도심(原都心)으로 부르자고 주장하는 분들도 있다.

하여간 우리나라에서 구도심하면 낙후, 침체, 쇠퇴, 슬럼화, 노후화, 공동화, 열악한 환경 등의 이미지를 떠올린다. 이는 구도심을 고향으로 둔 사람이나 삶의 터전이 구도심인 사람들에게는 여간 억울한 말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만약 구도심이 재정비되고 재활성화가 이루어진다면 구도심이란 말은 “뉴타운”으로 그 명칭이 바뀌게 될 것이다.

제주에도 이른바 “뉴타운”사업이 추진된다. 물론 법률적 용어는 “도시재정비촉진사업”이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는 이미 “뉴타운”사업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어 여기 주민들은 도시정비사업의 사례를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러나 제주도를 비롯한 지방도시에서는 도시재생사업에 대한 주민의 인지도가 대부분 매우 낮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처음으로 추진되는 사업일 뿐만 아니라 매우 복잡한 사업이기 때문에 주민들이 간혹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고 본다.

주민들이 오해하는 대표적인 것으로는 공공에서 모든 것을 주관하는 사업으로 받아들인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재정비촉진사업은 주민들에게 익숙한 택지개발이나 도시개발사업과 같이 공공이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여야 한다. 다시 말하면 도시재생사업은 공공의 계획수립과 민간의 사업시행이라는 공공과 민간의 협력사업이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사업기간이 길고 사업 참여자가 많기 때문에 긴 안목에서 추진해야 하는 사업의 성격상 행정당국의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은 필수적이라고 하겠다. 공공분야에서 계획수립만 하고 사업추진은 사업시행자가 알아서 하는 것으로 방치한다면 이 사업은 결코 성공할 수 없는 것이다.

공공과 민간이 서로 신뢰하고 상호 협력하는 자세야 말로 어렵고 복잡한 재정비촉진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인 것이다.

그리고 일부 주민들은 대한주택공사가 총괄사업관리자로 지정된 것을 두고 재정비촉진사업을 수용방식에 의한 사업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총괄사업관리자와 사업시행자는 다른 개념이라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총괄사업관리자는 재정비촉진지구의 기반시설 설치와 촉진사업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지방자치단체장의 업무를 대행하는 역할을 한다. 촉진계획 수립 시 기반시설 설치계획 등에 대한 자문, 촉진사업의 총괄관리 및 부진사업구역에 대한 우선사업시행 등의 업무를 수행하게 되는 것이다.

한편, 사업시행은 재정비촉진계획으로 단계별 사업계획과 사업방식이 결정되면 개별 촉진구역별로 해당 주민이 주체가 되는 조합 등에서 시행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제주도의 여건상 수도권과 같은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하겠다.

그리고 재생사업 추진과 관련하여 제주를 사랑하는 분들이 대단히 우려하는 사항이 있다. 그 중 하나는 촉진계획 수립 시 사업성에 연연하여 구도심 지역을 초고층화하고 콘크리트 숲으로 만드는 것은 아닌가라는 의구심이다.
구도심 지역을 미니 서울이나 미니 동경(東京)으로 만드는 것은 많은 분들이 우려하는 제주다움의 실종이라는 것이다.

최근 각 지자체마다 낙후된 구도심을 재생코자 도시재정비 사업을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이에 휩쓸려서 다른 도시와 엇비슷한 촉진계획이 수립되는 것은 경계해야 할 것이다. 차별성이 없는 계획은 획일적인 도시를 만들어 오히려 제주도의 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주다움이 곧 제주의 매력이고 개성이며 경쟁력이라는 점을 깊이 인식하여 촉진계획 속에 제주다움을 담아내야 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촉진계획에는 주민의 의사를 충분히 수렴해야 한다. 즉, 주민이익이 신중하게 고려되어야 하는 것이다. 도시정비사업의 성격상 주민부담이 전혀 없을 수는 없겠지만 주민이 감당할 수 없는 과도한 부담은 아무리 이상적인 계획을 수립한다고 하더라도 실현성이 없다고 하겠다.

제주 구도심 재정비촉진계획 수립에 참여하는 분들의 고민과 고뇌가 많이 요구되는 이유다.


[대한주택공사 도시재생팀장 김성길]
2009-04-09 15: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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