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가 날 수 없다면 인간도 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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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무부 경희대 명예교수
▲ 윤무부 경희대학교 명예교수.

윤무부 경희대학교 명예교수(70)
출생: 경상남도 거제
학력: 한국교원대학교 대학원 생물학 박사
수상: 1997년 제1회 환경상 환경보전부문 우수상


“새가 환경의 바로미터입니다. 새에게 베푸는 것은 정(情)을 배우는 일입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이사장 변정일)가 주최하고 제주일보(회장 김대성.한국신문윤리위원회 이사장)와 KCTV 제주방송(회장 공성용), 인간개발연구원(회장 장만기)이 공동 주관하는 ‘2011년도 제5기 제주시지역 JDC 글로벌아카데미’ 제2차 강좌가 지난 25일 제주상공회의소 5층 국제회의장에서 도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강연은 ‘새박사’로 유명한 윤무부 경희대학교 명예교수가 ‘새처럼 날자’를 주제로, 60여 년 동안 새와 동고동락하며 깨달은 삶의 지혜와 더불어 무분별한 환경 파괴 현상에 대한 노파심도 함께 전했다.


다음은 이날 강연의 주요 발표 요지.


지구상에는 8626종의 새가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300종이 있다. 특히 기후가 좋고 상록수림이 많은 제주도에는 팔색조, 제주휘파람새 등 많은 종류의 새가 서식한다.

 

서울에는 지난 30~40년 사이 새가 반 이상이 줄었다. 새는 환경에 제일 민감하다. 그래서 새가 있으면 환경도 좋다고 볼 수 있다. 새가 많으면 공기도 좋고 오염도 안 된 것이다.

 

제주도만 환경이 살아있지 육지부로 가보면 환경은 말할 나위가 없다. 개울가에 송사리도 없고 물가에 사는 백록외가리도 없다.

 

습지는 굉장히 중요하다. 바닷가 갯벌도 중요하다. 육지부에 있는 강은 어떠냐. 모래, 자갈, 바위도 있고 모든 생물이 물가에 와서 생육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땅덩어리는 조그맣고 인구가 많다보니 개울이 다 썩었다.

 

댐이나 보를 만든다고 해서 물이 정화되지 않는다.

 

우리나라 정치하는 사람들이 세상을 섞어 놓는 것 같다.

 

서울 청계천이 좋다고 한다. 그런데 개발만 하다 보니까 물이 나오지 않고 있는데도 이에 대한 개선책이 없다. 그런데 청계천을 살렸다고 야단이다.

 

지금의 강은 대장균이 많은 곳다. 물이 깨끗할 리가 없다.

 

빨랫물, 설거지한 물, 목욕물, 구미 폐수도 거르긴 거리지만 모두 한 강으로 내려가고 금강, 낙동강으로, 영산강으로 내려간다.

 

새가 없으면 인간도 살 수 없다.

 

▲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가 주최하고 제주일보와 KCTV제주방송, 인간개발연구원이 공동 주관하는 '2011년도 제5기 제주시지역 JDC 글로벌아카데미' 제2차 강좌가 지난 25일 제주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청중들이 윤무부 경희대학교 명예교수의 강연을 경청하고 있다.<고기철 기자>

몇 년 전 미국의 9.11테러 난 곳을 갔더니 마을 홍보 팸플릿을 주는데 우리 동네는 어떤 종의 새가 번식하고 어떤 새가 지나간다고 광고를 했다. 집이 좋다는 광고를 하지 않는다. 환경이 좋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설명한 것이다.

 

제주도도 환경을 생각해야 한다.

 

정치권에서는 새만금을 막아서 두바이처럼 휴양도시를 만든다고 한다.

 

휴양시설 만들면 갯벌에 백해가 나타나서 빠지지도 않는다. 새만금은 북서풍이 불어 얼마나 추운 곳이냐.

 

두바이는 일년 내내 덥고 교통요지이다. 전라북도 새만금에는 볼 것이 없다. 휴양도시가 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경기가 어려워서 모두들 공장 내놓겠다고 야단인데 공장은 누가 짓겠느냐.

 

새만금은 조상들이 삶의 터전이자 조기, 민어, 홍어가 짝짓기 하고 알을 낳는 곳이다. 갯벌에 바닷물이 빠지면 8~9시간 햇빛에 닿는다. 그러면 땅이 따뜻해진다. 따뜻해지면 물고기들이 와서 알을 낳는다.

 

거기서 새해안 조기, 민어, 홍어가 알을 낳고 치어가 커서 나가는 곳이다.

 

자꾸 매립만 해서 좋은 것이 아니다.

 

새를 좋아하는 나라가 잘 사는 나라다.

 

우리는 흔히 봄이면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왔다고 하는데 제비는 한강 이남인 압구정, 신사동에 안 간다.

 

경기도 포천에서 제비 30만 마리를 포획해서 다리에 가벼운 가락지를 끼우고 날려 보냈더니 태국, 방콕 귤 과수원에 있다고 연락이 왔다. 가락지에 코리아, 주민등록 번호가 있었다. 경기도 포천에서 낀 가락지였다.

 

왜가리도 똑같은 방법으로 경기도 여주에서 가락지를 끼워 보냈더니 필리핀에서 연락이 왔었다. 수십 만 마리의 왜가리가 모두 거기가 있었다.

 

꾀꼬리, 뻐꾸기는 인도네시아에 가 있었다. 태국 시내에 가보면 한국에서 날아간 제비를 볼 수 있다.
새들이 산소마스크를 쓰지 않고 산을 넘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몸 속에 4만개의 기낭이라는 공기주머니가 있기 때문이다.

 

공중을 나니까 산소가 필요한 것이다.

 

새들은 하루 4번 목욕을 한다. 새들은 눈이 밝고 귀가 밝고 냄새를 잘 맡는다.

 

어리목 산장가면 까마귀 많은데 큰부리 까마귀에 속하하는 그 까마귀는 300배 시력을 갖고 있고 냄새도 잘 맡는다.

 

유럽에 있는 공원에 가보면 새들이 먹을 혹은 목욕을 할 물을 아주 약하게 틀어놓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도 이런 배려가 필요하다.

 

비둘기도 참새도 하루 네 번 목욕하는데 새들을 위해 조금 틀어놓는다고 계량기가 돌아가지 않는다.

 

네덜란드 4월에 갔는데 들판에 유치원생들이 있었다.

 

꽃잎이 28개다. 꽃대는 오리털 파카처럼 솜털이 나 있다. 뿌리는 겨울 내내 양식을 저장해둔다. 그런 식물의 이해를 자연에서 직접 배우고 있었다.

 

그런 방식으로 민들레 하나만 알아도 아이들은 크면서 자연스럽게 자연에 대한 관심을 갖는다고 한다.

 

제주도는 열대 지방이 아니다. 메밀, 유채 등 토종식물 심어놓으니까 얼마나 좋으냐.

 

제주에 오는 철새들에게도 먹이도 주면 좋겠다.

 

요즘은 농사를 많이 짓지 않아서, 유채도 별로 없고 새들이 먹을 수 있는 먹이가 별로 없다.

 

새, 자연에게 베푸는 것, 정(情)을 배우는 일이다.

 

새들한테도 배울 것이 많다. 새들은 번식기에 절대로 싸우지 않는다.

 

밤에 싸움해서 갈비뼈가 부러지는 새들이 없다. 이혼이 없다. 자녀를 기르는 것도 교대로 한다. 요즘은 시설이 있어서 아이들을 맡기고 일하러 간다.

 

요즘은 낳으면 애기 맡기는데 보면 울고불고 야단이다. 아침 일어나고 잠깐, 저녁 퇴근하고 잠깐 그 아이들이 엄마를 알 수 있을까.

 

제비는 하룻동안 하루살이 벌레 400마리 정도를 먹는다. 딱새도 거의 200마리 정도 먹는다. 모든 새가 해충을 먹는다.

 

꾀꼬리, 뻐꾸기는 송충이를 먹는데 요즘에는 송충이가 없다. 그러니까 딱정벌레를 먹는데 딱정벌레를 먹어서 바싹 말랐다. 그래서 딱새는 보통 알 3개 낳지만 요즘은 1개를 낳는다. 그런데 그마저도 정상적으로 성장하기 어렵다. 거의 모든 새들이 그렇다.

 

크낙새, 따오기, 휘파람새, 노랑탕맷새 등 370여 종이던 새가 절반 정도 없어졌다.

 

육지에 가보면 새 소릴 들을 수 없다. 새는 환경의 바로미터이다.

 

일본에서는 과일 먹던 것도 씻어놓고 마당에 걸어둔다. 그러면 새가 와서 먹는다. 그러면 사람들은 거실에서 새 모습을 구경하고 새 소리를 들으면서 커피를 마신다.

 

그렇게 새를 가까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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