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6년생 동갑내기로 1997년부터 각종 국제대회에서 맞닥뜨리며 남다른 우정을 나눠온 김동화와 김현일은 4일 열린 종목별 결승 링과 안마에서 나란히 우승, 태극기와 인공기를 번갈아 띄워올리자고 했던 약속을 지켰다.
둘은 지난달 24일 사직체조체육관에서 남.북한이 함께 훈련을 실시했을 때 여전히 플로어를 지키고 있는 서로를 확인하고는 함께 금메달을 따내자는 결의와 함께 내년 세계선수권에서도 함께 하자고 다짐했었다.
김동화와 김현일은 둘다 뛰어난 기량을 보유하고도 국제대회에서 이날 이전까지 한 차례도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는 점에서 닮았다.
이번 대회 링의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김동화는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부터 대표선수로 활약해 왔지만 시드니올림픽 준우승자인 이주형 현 남자 대표팀 코치의 밑에서 오랫동안 차세대 에이스자리에 만족해야 했다.
더욱이 김동화는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 마루운동 종목에서 준우승한 데 이어 지난해 베이징 유니버시아드 링 종목에서 은메달을 따는 등 정상의 문턱에서 번번이 아쉬움을 남겼다.
안마의 강자 김현일도 1996년 처음 북한 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이후 6년간 대표팀을 지켜온 베테랑으로 1996년 세계선수권 안마에서 4위에 오른 것을 비롯해 각종 국제대회에서 수준급 성적을 내온 실력파.
하지만 현재 북한체조협회 부서기장을 맡고 있는 ‘안마왕’ 배길수가 2000년 시드니올림픽 직후 은퇴할 때까지 늘 ‘제2의 배길수’ 자리에 만족해야 했고 각종 대회에서도 아직 정상에 올라보지 못했다.
김동화는 “현일이와 함께 금메달을 따 너무 기쁘고, 축하하고 싶다. 현일이도 내게 축하를 보내 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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