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대우 제주일보사 대표이사

‘해방둥이’ 제주일보가 지령 2만호란 신기원을 이룩했습니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에 이어 1945년 전국 3번째 종합일간지로 창간한 제주일보가 제주사회의 공기(公器)이자 목탁 역할을 꿋꿋이 수행해온 지 어언 65성상 만입니다.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리면, 제주일보는 탄생부터 기적이었습니다. 환희의 광복소식을 도민에게 전하려 했던 숭고한 의식이 창간의 동력이었습니다. 아직도 일제강점이 유효하던 제한된 공간, 제주 섬에서 제주일보는 새 시대를 향한 희망의 빛으로서 도민 품에 안겼습니다.

 

드라마틱한 탄생의 기쁨도 잠시, 곧바로 불어 닥친 4.3광풍으로 도민들의 삶이 질곡에 휘말릴 때 제주일보 역시 한 서린 통곡의 세월을 온몸으로 견뎌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운명이었습니다.

 

이후 6.25상잔과 IMF경제위기를 위시한 크고 작은 비극과 불행의 현장도 제주일보 페이지에는 차곡차곡 기록돼 있습니다.

 

제주일보는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도전과 발전, 영광과 더불어 실패와 좌절, 오욕을 정면으로 받아 안고 도민 삶을 보듬는 사명을 결단코 게을리 하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장장 2만 회 발간된 제주일보의 지면에 실린 생생한 현장기사들은 곧 제주역사와 같은 의미입니다.

 

제주일보는 지면혁신도 거듭해 일찍이 섹션과 전면 가로쓰기를 도입하고 페이지네이션의 지면 재배치와 주말판 신설 등을 전개하며 제주언론사에 이정표를 세우고 한국언론사에도 획을 그어왔습니다.

 

그렇다고 어둡고 힘든 시절 언론의 소임을 완수했노라고 단언하지는 않겠습니다. 비판이 비난은 아니었는지 때로는 여론을 호도하지 않았는지 재삼 되짚어 봅니다. 영욕의 교차 속에 통한의 곡절도 있었음을 부인하지 않겠습니다.

 

그럼에도 제주일보는 도민의 대변지요 제주의 대표지로서 발걸음을 뚜벅뚜벅 옮겨왔습니다. 제주일보와 제주도민, 제주사회는 서로 불가분의 유기체인 것입니다. 도민과의 동행이란 본분과 명운, 그에 따른 도민 여러분의 사랑이 바로 연결 고리입니다.

 

그리하여 제주일보는 독자여러분의 전폭적인 지지와 성원에 힘입어 전국 신문의 지역별 열독률.구독률 조사에서 중앙지는 물론 다른 지방지의 추종을 불허하는 압도적인 기록으로 매년 1위를 지켜왔습니다. 고맙습니다.

 

오늘 제주일보는 도민사회 기저에 굳건하게 착근한 위상을 새롭게 가다듬으며 내일의 혁신을 기약합니다. 독자의 애정과 따끔한 충고를 자양분 삼아 국내 언론의 거목으로 탄탄히 성장해 나갈 것입니다.

 

이제 제주일보는 탑동시대의 태동에 이은 연동시대의 개화를 거쳐 급변하는 언론환경에 발맞춘 제3의 도약의 출발점에 서 있습니다. 다시 한 번 제주일보와 제주공동체의 행복과 발전, 번영이야말로 필연코 연동될 수밖에 없다고 감히 약속드립니다.

 

제주의 대표신문 제주일보는 도민여러분이 세상을 읽는 눈으로서 보다 유용하고 울림 깊은 뉴스를 전달하고, 더욱 건강한 안목과 세련된 관점으로 품격 높은 정보를 제공할 것을 다짐합니다.

 

도민여러분이 온통 세상을 뒤덮은 혼탁한 갈등의 늪에서 헤어나고 대립의 함정을 힘차게 뛰쳐나올 수 있도록 제주일보는 깨어있는 동반자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겠습니다.

 

숭고한 책임감을 통감하며, 사시인 ‘정론직필, 민권수호, 성실봉사’의 깃발을 높이 치켜드는 아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