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김은중, 제주에서 새 희망을 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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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는 새 도전 시작한 제2의 출발점"...노장 찬가
제주유나이티드의 노장 김은중 선수가 슛을 날리고 있다.

올 시즌 제주유나이티드의 욱일승천하는 기세가 무섭다.

 

제주유나이티드(이하 제주)가 시즌 내내 선전하자 언제 만년하위였는지 과거의 어두운 그림자는 더 이상 얼씬도 못한다.

 

제주는 지난 29일 저녁 수원과의 FA컵 4강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석패했지만 경기 내내 선전하며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이 같은 제주의 비상 속에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노장 김은중(31)의 활약이 빛을 더한다.

 

김은중은 팀의 핵심 스트라이커로서는 물론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캡틴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며 제주발 돌풍의 핵을 이루고 있다.

 

▲‘혹시나’가 ‘역시나’...노장의 부활

지난해 12월 말, 제주가 김은중의 영입을 발표했을 때만 해도 제주 팬들의 관심은 ‘스타 부재’의 상황에서 호기심과 막연한 기대감 정도에 머물렀다.

 

‘샤프’라 불리며 프로축구 K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였지만 잘나가는 서울FC에서 중국으로 이적했던 선수라는 선입견이 우선했다.

 

여기에 서른을 넘은 나이는 한물갔다는 인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김은중은 리그 시작과 함께 거세게 불어 닥친 제주의 돌풍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드러냈다.

 

지난 4월 4일 성남전에서 리그 개막 후 6경기 만에 K리그 복귀골을 터트린데 이어 중요 시점마다 골과 어시스트로 제주의 승리를 견인했다.

 

마침내 지난 8월 28일에는 K리그 통산 10번째로 40-40 대기록을 달성했다.

 

지금까지 김은중의 K리그 통산 성적은 92득점, 41도움.

 

올해만 벌써 12득점 8도움을 올리고 있고, FA컵에서도 3골을 기록하는 등 특급활약으로 제2의 전성기란 말이 무색할 정도이다.

 

한쪽 눈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는 신체적인 불리함과 나이에 따른 체력의 저하 등 악조건 속에서 연일 터져 나오는 노장찬가는 또 하나의 경이이다.

 

김은중 스스로는 “이제 축구가 보인다”고 말한다.

 

제주 관중이 적다고 연일 퉁명스런 소리가 전국 언론을 타는 와중에 제주의 청소년과 축구팬들 사이에 제주팀과 김은중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캡틴의 진가...제주는 새로운 도전의 땅

제주의 공격 최전방을 책임지고 있는 김은중은 우선 골로 말해야 하고, 그에 부응하고 있다.

 

FA컵 16강전에서 짜릿한 결승골을 터트린데 이어 4강전인 성남전에서도 혼자 2골을 기록하는 등 순도 높은 활약으로 ‘킬러 본능’을 유감없이 드러내며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러나 김은중은 ‘캡틴 김은중’에서 더욱 진가를 발한다.

 

제주 이적 직후 “풍부한 경험을 통해 제주의 도약을 이끌겠다”고 다짐했던 김은중은 주장 완장을 차며 팀이 리더로서 자신이 아닌 팀을 위해 헌신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약속했고 그 약속을 충실히 지켜나가고 있다.

 

지난 주말 포항전에서 박현범의 결승골을 어시스트 했던 것처럼 김은중은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7개의 도움으로 도움부문 3위에 올라있다.

 

개인의 기록에 대한 욕심보다 팀의 승리가 우선인 것이다.

 

“축구는 혼자 하는 게 아니라 11명이 하는 경기잖아요. 팀 동료들이 도와줘서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는 거예요.”

 

올 시즌 제주의 질풍노도가 가능한 이유를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박경훈 감독도 주장으로서 선수와 코칭스태프를 잇는 가교역할과 솔선수범, 팀에 대한 헌신에 만족해하고 있다.

 

축구선수로서 최고의 한 때를 보내고 있는 김은중에게 이번 시즌 목표는 팀의 숙원인 6강 플레이오프 진출.

 

이제 그 목표가 확정적으로 다가오면서 그동안 한 번도 들어 올려보지 못했던 K리그 우승컵에 욕심이 나기 시작했다.

 

“제주는 공기는 물론 자연환경이 너무 좋아요. 더욱이 제게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제2의 출발점이죠.”

끊임없이 도전하며 제주에서 새로운 희망을 쏜 김은중의 마지막 말은 역시 캡틴답게 홈팬들의 애정이었다.

 

“조금만 더 관심을 갖고 경기장에 찾아주셨으면 해요. 우리도 남은 경기에서 멋진 플레이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거예요.”

<홍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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