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시지미술관 건립이 주춤대고 있다. 서귀포시가 지난해 말 공언을 어기고 예산확보를 이유로 건립을 미뤄서다. 그새 KBS제주방송총국과 제주도립미술관이 후발 유치전에 나선 탓에 미술관 건립은 중구난방 형국이다.

 

일련의 사태를 관심 있게 지켜보는 시민들은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변 화백은 일본 최고권위의 광풍회전에서 최연소 대상을 수상한 후 대가의 길을 걸어왔다. 야후의 세계100대 화가 선정, 동양인 첫 스미스소니언박물관 전시…. 전국 지자체와 사업가 등이 최고시설의 미술관 건립을 타진해온 점도 명성을 방증한다.

 

그러나 화백은 ‘미술관은 공공기관이 고향 제주에 설립’이란 뜻을 견지, 서귀포시에 작품기증을 밝혔다.

 

그가 제주섬에서 길어 올린 극단의 고독을 형상화한 이른바 ‘제주화’는 세계 보편의 감성을 획득, 독창적 아우라를 인정받았다.

 

제주에서 예술적 절정을 구가했을지언정 외부인이고 더구나 작품도 없이 지어졌던 이중섭미술관.추사적거지 등과 분명 차별화된다. 도내 미술관에서 관람객이 “‘폭풍의 화가’ 그림 없어요?”라고 곧잘 묻는 풍경은 변시지미술관의 미래를 예고한다.
제주색채에 입각한 세계적 작품 500점을 소장, 전시할 변시지미술관은 제주의 보물이 아닐 수 없다.

 

술관 건립의 난항을 이해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 있다. 건립의지가 부족한 서귀포시나 설계용역비를 삭감한 도의회 모두 미술관의 가치를 진중하게 고민했는지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안 그래도, 문화.시민단체들이 변시지미술관 건립주체를 서귀포시로 못 박고 건립에 박차를 가할 것을 촉구하는 타당하고 시의적절한 논평을 발표, 공감대를 얻고 있다.

 

KBS와 도립미술관은 제주 문화도시를 견인할 변시지미술관의 위상을 감안, 유치를 재고해야 한다. 작품 분산 때 미술관의 존재가치 하락을 염두에 둔 대승적 차원에서 말이다.

 

무엇보다 보배가 될 구슬 꿰기를 망설이는 서귀포시는 분발해야 한다. 차제에 변 화백이 희망하는 미술관 규모의 확대 논의도 필요하다. 그럼에도 반응이 없다면, 여론의 뭇매가 답일 테다.

 

<김현종 기자>tazan@je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