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름에도 조용히 ‘소록도’로 향하는 사람들이 있다. 한여름 무더위를 즐기기 위한 피서철의 요란함과 번잡함 등을 뒤로 한 채 스스로 짬을 내고 비용을 지불하는 ‘아름다운 사람들의 나눔 여행’이라고 표현한다면 그들에게 실례일까.

나눔 관련 기획 기사를 취재하다 우연히 ‘소록도 나눔 활동’을 접하게 됐다. 천주교 제주교구 성다미안회 주관으로 매년 여름마다 전남 고흥 소록도를 찾아 한센인들과 같이 지내면서 나눔봉사를 하고 있다는 따스한 현장 얘기였다.

각종 봉사단체 회원은 물론 한참 자라나는 학생들도 부모와 함께 봉사단에 참여하는가 하면 이.미용과 도배, 장판, 수도설비, 조경, 제빵 등 전문 기술을 가진 일반인까지 생업을 뒤로 한 채 매년 봉사에 나선다고 하니 훈훈함과 함께 부끄러움이 느껴졌다.

더욱이 국립소록도병원에서 장기간 한센인들에게 위안과 사랑을 주고 있는 제주 출신 간호사가 근무하고 있다는 얘기까지 들으니 이들의 나눔 현장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주관 단체는 미안하다는 입장과 함께 취재 계획을 정중히 거절했다. 자원해서 하는 나눔 봉사이기에 굳이 드러내고 싶지 않은 점과 현지 사정 등을 감안한 결정이었으리라.

그래도 아쉬움은 긴 여운으로 남는다. 내 자신이 직접 봉사활동에 참여하지 못하지만 어쩌면 제주인의 나눔 현장을 보도하는 게 스스로 부끄러움을 떨칠 수 있는 내 역할이라고 생각할 때 ‘직무 태만’일 수도 있다는 후회 때문이다.

차치하고 소록도 나눔 봉사단 200여 명이 29일 제주를 떠나 다음달 1일 돌아온다. 다시 한번 ‘아름다운 사람들의 나눔 여행’에 나선 봉사단원 모두에게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

그리고 봉사단이 펼치는 ‘드러내지 않은 나눔’이 더욱 확산돼 메마를 대로 메마른 사회 곳곳에 ‘소중한 희망의 씨앗’을 뿌려 주기를 소망해본다. <김태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