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 고민 통해 블루오션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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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형 함평군수, 글로벌아카데미 20차 강좌서 강조
▲ 이석형 함평군수.

“가장 능력없는 사람들은 항상 누군가를 탓하기만 한다. 그러나 글로벌 시대를 살아가는 개인과 지방자치단체는 현실적 제약만 탓하지 말고 자신과 지역사회가 가지고 있는 것을 어떻게 하면 발전시킬 수 있을지 항상 창의성을 가지고 고민해야만 블루오션을 찾을 수 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이사장 변정일)가 주최하고 제주일보와 KCTV 제주방송, 인간개발연구원이 공동주관하는 올해 제주글로벌아카데미의 마지막 강좌(제20차)가 지난 18일 오후 제주상공회의소 5층 국제회의장에서 도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이석형 함평군수는 ‘블루오션과 창조경영’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글로벌 시대를 맞아 개인과 지방자치단체의 창조적 리더십 강화를 주문했다.

다음은 이날 강연의 주요 발표 요지.

▲나비축제 추진배경=나비축제 추진 이전 함평군의 전체인구는 3만7998명이지만 이 중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무려 27.6%에 이르고 있었다. 또 재정자립도도 10.2%로 전국 최하위 수준이었다.

산업구조도 1차 66%, 2차 5%, 3차 29% 등으로 1차 산업에 치주돼 있었다. 관광객수도 19만8000원에 그치고 있었다. 그래서 하수종말처리장을 설치해 오염하천을 수변공원으로 조성하는 등 전국 제1의 친환경농업 지역으로 조성했다.

그런데 함평군은 뚜렷한 관광자원이 없지만 희귀동.식물의 보고였다. 그리하여 발상의 전환을 통해 유채꽃 축제와 나비 축제를 놓고 고민한 결과 ‘친환경 지역’과 ‘전국 최초’, ‘세계 유일’이라는 장점이 있는 나비 축제를 선택하게 됐다. 그런데 군민들은 젊은 군수가 사고를 치고 있다며 반대를 했다.

어디를 가도 나비가 논란이 됐다. 그렇지만 함평군과 군수는 지역사회 각계각층에서 나오는 “모든 사람들이 반대하는 나비를 두고 뭘 하겠느냐” 등의 추궁에도 굴하지 않고 강한 추진력을 가지고 실행에 옮겼다.

잘못되면 군수가 책임지겠다고 했다. 나비를 통해 축제뿐만 아니라 관광상품까지 창출할 수 있다는 강한 신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나비 축제 계획을 발표하자마자 세계에서 찾기 힘든 블루오션은 물론 창의적인 아이템 이라며 지역 및 중앙언론에서 최대 이슈로 다뤄지게 됐다. 그렇게 해서 1999년 5월 5일 첫 나비 축제가 오픈하게 됐다.

그럼에도 주민들은 축제가 제대로 되지 않을 거라며 손님맞이 준비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축제 당일부터 관광객이 몰리면서 대박을 터뜨렸다. 도로가 완전히 마비될 정도였다.

그 이전 추진과정에서는 나비를 찾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녔다. 제주도에 와서도 나비를 잡아갔다. 이후 교배 과정을 거쳐 개체수를 수만마리로 증식시켰다. 그러나 이 같은 과정은 웃고 넘길 사례가 아니다.

 지금은 함평군이 나비를 선점하다보니 모든 나비는 함평에서 나오는 것으로 전 국민이 이해하고 있을 정도다. 내년에는 4학년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함평나비 축제가 6페이지에 걸쳐 소개될 예정이다. 이제는 초등학생을 둔 학부모는 누구나 함평을 한 번씩은 와야 될 판이다. 이게 바로 함평군의 창조경영이자 블루오션 정책이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가 주최하고 제주일보와 KCTV제주방송, 인간개발연구원이 공동주관하는 제주글로벌아카데마 제20차 강좌가 지난 18일 오후 제주상공회의소 5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나비축제 추진과정=나비축제 계획을 만든 뒤 함평군 곤충연구소를 설립했다. 그리고 전국에서 나비전문가들을 영입했다. 연간 10여 종, 10만 마리 이상의 나비를 증식시킬 수 있는 생산체제를 구축한 것이다. 이어 나비의 꿈을 만들기 위해 ‘나비와 꽃의 세상! 함평 만들기’를 추진하기 시작했다.

군민과 공무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사업에 참여했다. 부서별 토론회를 통한 프로그램 개발이 시작됐고 나비 생태관과 가축체험장, 표본전시관, 가축몰이 체험장 등의 각종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왔다.

겨울철 ‘나비 날리기’ 이벤트와 매체 홍보, 대형 백화점 내 나비 생태관 전시를 통한 홍보 등도 실시했다. 결국 1999년 5월 5일 제1회 나비축제가 개막했고, 이 행사에는 무려 60만명의 관광객이 찾아왔다. 지역축제의 새 지평을 연 것이다.

▲나비와 꽃의 세상 만들기=제1회 나비축제가 성공한 뒤 남은 과제는 사계절 관광객을 끌어 모으는 시책 마련이었다. 그래서 나비를 활용한 지역발전 전략을 수립했다. 나비 디자인 상품 개발, 나비 랜드마크 마련, 생태관광자원 개발, 마을자원 개발 등이 필요했다.

결국 나비상품 브랜드 ‘나르다’를 개발했다. 1999년 11월부터 2000년 4월까지 함평군이 1억5500만원을, 대행판매사가 2억2900만원을 각각 투자했다. 이에 2002년 9월에는 38개 종류 299개 품목의 브랜드 상품을 개발, 특허를 받았다.

제1회 축제시 시중의 나비상품 대행판매 수익은 고작 2900만원에 그쳤다. 그런데 나비상품 브랜드 ‘나르다’를 개발한 이후 상품 판매 수익은 무려 55억원에 이르게 됐다.

함평군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사계절 관광객 유치를 위해 ‘나비와 꽃의 세상만들기’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다. 함평군 곳곳에 나비와 꽃의 랜드마크를 조성했다. 또 다양한 생태관광자원을 개발했다.

그 대표적인 예로 3월과 11월에 대한민국 나명품대전을, 10월부터 11월까지는 대한민국 국향대전을 각각 개최했다. 또 주민이 직접 가꾼 가족공원이자 등산로, 산책로, 산림욕장, 야생화 단지, 박터널 등이 있는 ‘용천사 꽃무릇 자생공원’을 조성했고, 여기에 9월 초순부터 중순까지 해보 꽃무릇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이와 함께 관광자원 인프라 확충을 위해 전통생활유물전시관과 돌머리 갯벌생태학습장, 함평 민물고기 과학관 등도 조성했다. 특히 넥타이와 교량, 건축물 등 도시경관을 나비와 꽃으로 만들었다. 벌써 10년 전부터 시작된 것이다.

서울시의 경우 오세훈 시장이 취임한 이후 이제야 도시경관 사업을 추진하는 것과 비교해도 무려 10년이나 앞선 행정이었다.

▲세계 나비.곤충 엑스포=‘가장 함평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 가장 제주적인 것이 바로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생각을 가져야만 제주를 세계적인 휴양지로 만들 수 있다.

‘예산이 없어서’, ‘능력이 없어서’ 등의 탓 만하면 글로벌시대에 대응할 수 없다. 창조적 리더십을 가지고 창의적 아이디어를 활용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세계적인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축제 하나를 하더라도 세계적인 것들을 두루 섭력한 뒤 우리의 축제를 세계적인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지역에 대해서 애정과 열정을 가지고 그대로 쏟아내면 세계적인 것들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 예로 함평군은 국화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국화는 가공용, 식용, 관상용 등 다양한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다. 2004년부터는 뱀장사를 하고 있다. 국비와 지방비 등 모두 170억원의 사업비를 확보, ‘뱀 센터 건립사업’을 추진 중이다.

사계절 꽃, 나비, 뱀, 황금박쥐 등을 활용, 사계절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그래야 관광객수와 체류 시간을 늘릴 수 있다. 뱀의 경우 허물과 똥 등이 모두 한약재료로 쓰이고 있다. 또 뱀독을 이용한 신약 개발 등 여러 가지 부가가치 상품까지 개발할 수 있다. 농업도 창조적인 파괴가 필요한 셈이다.

한 지역을 이끌고 있는 지도자, 공직자들이 함께해서 뱀까지도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제주도민 여러분들은 이렇게 까지는 할 필요가 없다. 지금 주변에 있는 것들을 활용하면 된다.

지방자치는 이렇게 가슴으로 하는 것이다. ‘내 지역의 장점이 뭔지’, ‘앞으로 어떤 정체성을, 어떤 색을 만들어 낼 지’ 등 모든 일에 열정과 애정을 쏟아내야 한다. 확고한 소신을 가지고 어떠한 반대가 있어도 추진력을 가지고 해야 한다. 표를 쫓는 지도자는 제주도민 여러분이 몰아내 버려야 한다.

<고경호 기자>uni@jejunews.com

사진은 사진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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