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용은 "미국 무대는 자연스런 나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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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이메일 인터뷰..."그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신기...행복한 추석 보내세요"

▲ 일러스트=김경호 기자
‘제주의 아들’ 양용은(37.테일러메이드)이 멀리 미국에서 고향 제주도민들에게 행복한 추석을 바라는 인사를 전해왔다. 양용은은 특히 창간 64돌을 맞은 제주일보에 ‘앞으로 640년 동안 무궁한 발전을 기원한다’는 훈훈한 덕담도 함께 보냈다.
제주일보가 창간 64주년을 맞아 제주인의 기상을 세계에 떨치고 있는 프로골퍼 양용은과 이메일 통해 특별한 만남을 가졌다. 양용은도 경기 출전과 각종 행사로 눈코 뜰새 없이 바쁘지만 오랜만에 가진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 기꺼이 응했고, 성실한 답변으로 제주도민들의 바람에 보답했다.[편집자 주]

▲ 그 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신기 = 지난 8월 17일 이른 아침(한국시각) 미국 스포츠전문채널 폭스스포츠가 선정한 ‘세계 스포츠 역사상 3대 이변’이라고 불릴 만큼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바로 ‘바람의 아들’ 양용은이 미국프로골프투어(PGA) 메이저대회인 ‘PGA 챔피언십’에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를 무너뜨리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것이다.

벌써 한 달이 넘었지만 그때만 생각하면 양용은 역시 가슴이 떨리기는 마찬가진가 보다. 그는 “정말 혼자 플레이를 한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어차피 맞불작전으로 나선다면 분명 활활 타는 불길 앞에서 저는 초라하기 그지없으니 그저 편하게 제 플레이에 신경을 썼고, 그러다 보니 좋은 결과가 있었습니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고 동영상을 다시 볼 때마다 항상 신나고 신기하기도 하죠”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양용은의 메이저대회 우승을 기적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 기적 뒤에는 수많은 고난과 역경을 이겨낸 그만의 피와 땀이 있었다.

지난 20년 동안 짧지 않은 골프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묻는 질문에 그는 “처음 시작했을 때와 미국에 진출했을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프로의 길에 들어서면서 한국에서 초기 2년간은 정말 자린고비의 생활을 이어가야 했습니다. 아껴가며 뒷바라지 해준 아내가 고맙기만 하죠”라며 “미국에서는 경제적인 어려움 보다는 제대로 골프가 안 된다는 느낌에 정말 고민도 많이 하고, 그만 두고 싶은 생각도 많았고, ‘PGA의 문이 이렇게 높구나’하는 실감도 했습니다”라고 회고했다.

▲ 미국은 자연스러운 나의 도전 = 1990년 고교를 졸업하고 처음 골프채를 잡은 양용은은 끈질긴 노력 끝에 1997년부터 본격적으로 프로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었지만, 첫 우승까지 6년이란 긴 시간을 견뎌야만 했다.

또 2002년 첫 승을 시작으로 한국과 일본무대를 정복했고 2006년 11월에는 유러피언투어 HSBC오픈에서 우즈를 제치고 우승하며 승승장구하기도 했지만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미국의 문턱은 높기만 했다.

3수 끝에 PGA 투어카드를 손에 넣었지만 지난해에는 상금랭킹 157위에 그치며 다시 퀄리파잉 스쿨를 거쳐야 하는 처지로 밀려나기도 했다.

하지만 평생의 꿈을 결코 포기할 수는 없었던 양용은은 지난 겨울 또 다시 지긋지긋한 퀄리파잉 스쿨을 통과하고, PGA 정상을 향한 도전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이후 양용은은 혼다클래식과 PGA챔피언십을 연이어 제패하며 자신이 그리던 세계 정상에 우뚝 서게 된다.

그는 “처음 한국에서 골프를 시작했을 때 그냥 재미있어서 만지게 된 골프클럽이었습니다. 조금 배우고 나니 친구가 잘하면 레슨도 하고 직업으로 삼을 수 있는 길이 있다는 얘기를 해서 세미프로에 도전을 했습니다. 세미프로를 따고 나니 대회를 나가는 투어프로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그 이후 KPGA, 일본투어, 아시안투어, 유러피언투어 등을 모두 도전하며 한 계단 한 계단 밟아왔습니다. 그 정상이 미국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도전이라고 생각합니다”라며 자신이 미국을 떠날 수 없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그리고 “항상 제 옆에 아내와 가족이 있었기 때문에 힘을 내고, 항상 응원을 받으며 도전을 즐겁게 했습니다”라며 매 순간 자신을 일으켜 세워준 가족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 제주도민 관심 저에겐 영광 = 메이저대회 우승 이후 양용은은 한국을 대표하는 인물로 부각됐다. 그런 관심이 부담도 될 법하지만 그는 “그런 부담은 없습니다. 미국에서 저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인 듯 합니다”라며 큰 부담 없이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제주에서도 그는 영웅으로 떠올랐다. ‘양용은 우승기념 골프대회’가 이미 열렸고, ‘양용은 공원’과 ‘양용은로’를 만든다는 계획도 나왔다. 이에 대해 그는 “저로서는 영광입니다. 도민들께서 응원해 주시고 항상 좋은 말씀과 격려를 해주는 것만으로도 고맙기 그지없는데, 그런 계획까지 하고 있다니, 정말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라며 다소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또 양용은을 활용해 제주를 홍보하려는 ‘양용은 마케팅’에 대해 “제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에 있어서는 도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라며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밝히면서도 “그러나 가장 큰 도움을 주는 건 제가 맡은 본분, 즉 골프 선수로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 봅니다”라며 자신의 위치에서 열정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전해왔다.

지난 3월 혼다클래식 우승 직후 1억원을 최경주 재단을 통해 제주에 기부한 그는 고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현재 고민하고 있다며 고향에 대한 여전한 애정을 표현했다.

아울러 자신을 모델로 삼고 연일 땀방울을 흘리고 있을 후배 선수들에게도 “항상 긴장하지 말고 즐기고,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하는 것도 그만큼 중요하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제가 미국에서 우승도 해보고 메이저도 우승할 수 있었듯이 여러분들도 충분히 저보다 더 잘 하실 수 있습니다”라는 따뜻한 격려의 말을 잊지 않았다.

▲ 나의 꿈은 골프와 가족 = 그는 추석을 맞은 제주도민들을 비롯한 국민들에게 “경기가 아직 회복이 되지 않아 어느 때 보다 명절이 외롭거나 힘드신 분들도 많을 듯합니다. 인생의 굴곡 중 한 때 일 뿐이지, 곧 좋은 날들이 다시 찾아오리라 믿습니다”라며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을 맞아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시고, 앞으로 이를 계기로 여러분 삶과 가족 모두에게 행복한 시간만이 계속되길 바랍니다. 연말에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라는 인사를 전했다.

특히 제주일보가 창간 64주년을 맞았다는 소식에 그는 “지금까지 제주를 대표해서 오랜 세월 좋은 소식, 나쁜 소식, 빠른 소식 전해 주신 점 감사합니다. 앞으로 640년 동안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라며 “앞으로 메이저 우승자만 취재하지 마시고 메이저 우승하기 이전의 저와 같은 처지에서 열심히 각자 맡은 일을 하는 사람들을 집중 조명해서 취재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라는 말로 축하했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꿈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그는 “오랜 세월 제가 좋아하는 골프를 하며 행복한 부부 생활과 건강하고 자랑스럽게 아이들을 키워나가는 게 꿈입니다. 물론 우승을 한번 더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요?”라는 말로 대신하며 인터뷰를 맺었다.

▲ 양용은은 누구?
△ 출생 : 1972년 1월 15일 서귀포시 대정읍 신도리 출생
△ 출신교 : 신도초(현 무릉초), 무릉중, 제주관광산업고(현 제주고)
△ 가족 : 부인 박영주씨와 3남.
△ 별명 : 제주의 아들, 바람의 아들, 야생마, 호랑이사냥꾼(Tiger Killer, Tiger Slayer), 이 가운데 ‘바람의 아들’이라는 별명이 가장 친숙하다고 함.
△ 골프입문 : 1990년
△ 프로데뷔 : 1996년 8월
△ 프로경력 :
1997년 루키최고성적 19위로 첫 대회 신고
1998년 SBS최강전 6위로 첫 톱10 입상
1999년 2개 대회 톱10 입상, 한국프로골프대상 신인상
2000년 충청오픈 준우승 등 11개 대회 본선 진출
2001년 상금랭킹 8위
2002년 SBS프로골프최강전 우승
2003년 부경오픈 준우승 등 7개 대회 톱10, 일본프로골프투어 진출
2004년 JPGA 선클로렐라클래식 우승, JPGA 아사히-료쿠겐요미우리아소-이주카대회 우승, 한국프로골프대상 최우수선수상
2005년 JPGA 코카콜라도카이클래식 우승
2006년 한국오픈골프 우승, 유러피언투어 HSBC챔피언스 우승, JPGA 산토리오픈 우승, 한국프로골프대상 최우수선수상
2007년 미국프로골프투어 진출
2008년 PGA 상금랭킹 157위
2009년 PGA 혼다클래식 우승, PGA 챔피언십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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