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농구 위기에 빠진 한국 남자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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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농구 대표팀이 제25회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벼랑 끝에 내몰렸다.

중국 톈진에서 열린 대회 6일째 결선리그 E조 최종전 이란과 경기에서 66-82로 크게 진 한국은 14일 밤 10시(한국시간) F조 3위팀 레바논과 4강 진출을 다투게 됐다.

미국 출신 선수들을 보강해 전력이 세진 레바논을 상대로 이긴다는 보장을 할 수 없는 상태라 최악의 경우 4강 무대도 밟아보지 못할 수도 있다.

물론 아직 대회가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레바논을 꺾고 4강에 올라 이번 대회 3위까지 주어지는 세계선수권대회 티켓을 따낼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다.

그러나 이란과 경기에서 내내 10점 이상 끌려 다니다가 16점 차로 무너진 부분은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먼저 팀의 간판이라고 할 수 있는 방성윤(27.SK)과 하승진(25.KCC)이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라는 점이 아쉽다.

무릎이 좋지 않은 방성윤은 대만과 결선리그 4쿼터 고비때 3점슛 두 방을 연달아 꽂는 등 반짝했지만 이란을 상대로는 3점슛 4개와 2점슛 2개를 모두 실패하는 등 무득점에 그쳤다.

221㎝로 이번 대회 최장신인 하승진은 218㎝의 하메드 하다디(이란)와 맞대결에서 밀리는 등 아직 현역 미국프로농구(NBA) 선수의 벽을 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사실을 절감해야 했다.

가드 진의 부진도 이번 대회에서 눈에 띄었다. 주희정(32.SK)과 양동근(28.모비스), 이정석(27.삼성) 등으로 구성된 가드 진은 득점 가담이나 경기 조율에서 종종 아쉬움을 드러냈다.

양동근과 이정석은 이란과 경기에서 각 13점, 8점을 넣으며 공격에서 활발한 모습을 보였으나 허재 감독이 주전으로 점찍었던 지난 시즌 프로농구 최우수선수(MVP) 출신 주희정은 허리 통증으로 이란과 경기에서도 슛 한 번 쏴보지 못했다.

다른 팀들의 급성장도 한국으로서는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2000년대 들어 기량이 부쩍 는 레바논, 요르단, 카타르, 이란 등 중동세가 이제는 우리와 언제 만나도 이긴다는 보장을 할 수 없는 수준이 됐다.

'귀화 선수가 많다'고 불평을 하지만 국제농구연맹(FIBA)가 '문제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린 만큼 불만만 터뜨리고 있을 것이 아니라 적절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이번 대회 대만을 8강에 진출시킨 정광석 감독은 한국-이란 경기 끝난 뒤 "한국이 어제 대만에도 간신히 이겼는데 이런 현실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계속 심판 판정만 탓하고 중동의 귀화 선수 이야기만 하면 발전이 없다"고 지적했다.

언제나 중국에 이어 '아시아의 2인자'를 자처해온 남자농구 대표팀이 위기의식을 갖고 14일 열리는 레바논과 경기에서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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