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이 같아야 일을 즐기고 이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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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아카데미 8차 강좌...서경석 고려대 객원교수 강연

▲ 서경석 고려대 객원 교수.
“뜻이 같으면 조직 구성원 모두가 신바람나게 일을 즐기게 되고 이기게 됩니다. 뜻을 같이하려면 윗사람이 잘해야 합니다. 리더는 지(智).신(信).인(仁).용(勇).엄(嚴) 5가지 덕목을 모두 갖춰야 합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이사장 변정일)가 주최하고 제주일보와 KCTV 제주방송, 인간개발연구원이 공동주관하는 제주글로벌아카데미 제8차 강좌가 지난 26일 오후 제주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도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뜻이 같아야 이긴다-손자병법(孫子兵法) 중에서’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선 서경석 고려대학교 객원교수는 베트남전쟁 참전 당시 생사를 넘나드는 경험 등 사례도 소개, 눈길을 끌었다.

서 교수는 고려대학교 사학과를 졸업, ROTC로 육군 소위에 임관해 5공수 여단장과 보병 제17사단장, 제6군단장을 거쳐 지난 1995년 육군 중장으로 전역했으며 고려대학교에서 객원교수로 손자병법과 지도자론을 강의하고 있다.

다음은 이날 강연의 주요 발표 요지.

▲뜻이 같으면 신바람이 난다

뜻이 같으면 일을 즐긴다. 즐기는 자가 이기게 된다. 즐거우면 조직 상하간에 신바람이 나기 때문이다.

손자는 ‘뜻이 같아야 된다’고 했는데 공자도 같은 맥락의 말을 했다. ‘알고 해야 한다. 그러나 아는 자는 그것을 좋아서 하는 자를 못 당하고 좋아서하는 사람은 그 자체를 즐기는 자를 못 당한다’고 했다.

베트남전쟁에서 미국을 상대로 승리를 이끈 호지명은 뜻이 같아야하는 전형적인 예이다. 호지명은 전투는 손자병법으로, 정치는 정약용의 ‘목민심서(牧民心書)’로 백성을 대하기를 부모가 자식을 대하듯이 통치했다.
베트남전쟁 당시 월맹군은 군복도 별로 없고 총도 없이 죽는 줄 뻔히 알면서도 미군에 덤벼들었다. 호지명의 솔선수범과 백성을 사랑하는 자세가 막강한 미국을 이겨냈던 것이다.

그의 통치철학은 나라만 그런게 아니다. 제주도도 똑같고 가정도 그렇다.

뜻을 같이하려면 윗사람이 잘해야 한다. 손자병법 시계(始計)편에서는 뜻을 같이하려면 윗 사람, 장(將)이 갖춰야 할 지(智).신(信).인(仁).용(勇).엄(嚴) 등 5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이를 반드시 갖추지 않으면 장수를 시키지 말라고 했다.

손자병법은 또 싸움은 세(勢)로 싸워야 하고 적재적소에 맞는 사람을 임명하고 그에게 세를 맡겨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2차세계대전 당시 몽고메리 원수는 적임자를 임명하고 권한과 책임을 부여해 승리했고 롬멜 원수는 자기가 전부를 하려다 지쳐서 병들고 스스로 무너지면서 패배한게 좋은 예이다.

▲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가 주최하고 제주일보와 KCTV제주방송, 인간개발연구원이 공동주관하는 제주글로벌아카데미 제8차 강좌가 지난 26일 오후 제주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정이근 기자>
▲지(智)

지(智)는 지혜, 태양이 떠받드는 지식이다.

미국 조지볼트(George Bolt)의 직업의식과 성공은 ‘지켜야 할 원칙에 우직하게 충실해야 이긴다’는 지혜를 알려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미국 필라델피아의 작은 호텔 지배인이던 조지볼트가 비바람이 거세게 부는 날 늦은 시간 찾아온 노부부에게 객실이 없자 자신의 방을 안내했고 당시 노신사는 “미국에서 제일 좋은 호텔의 사장이 돼야 할 분인 것 같군요. 내가 청년을 위해 큰 호텔 하나 지어드리리다”라고 말하면서 고마움을 표시했다.

조지볼트는 이런 인연으로 2년 뒤 객실이 1442개인 월도르프 아스토리아 호텔 사장이 된다.

누군가가 늘 나를 보고 있고 나를 선택하는 것은 내가 아니라 남이라는 것이다. 살다보면 기회는 많고 찬스가 반드시 오게 마련이다. 기회를 잡고 못잡고는 본인의 탓이다. 평소에 잘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남이 나를 선택한다. 그게 지혜라고 결론을 내렸다.

전투 때도 원칙에 우직하게 충실해야만 살아남는다.

베트남전쟁 참전 당시 소대장을 할 때 야산에 포진한 월맹 정규군을 앞두고 다른 소대와 달리 선 자세가 아닌 엎드린 자세로 야산을 향하고 사전 기관총 엄호사격 준비도 해놓는 등 지켜야 할 기본 원칙을 지켜 살아남은 게 최고의 지혜였다. 그 순간이 평생의 스승이었다.

▲신(信)

신(信)은 조직 상하의 믿음이다. 인간의 이해는 마음에서 시작한다. 지구의 모든 것을 사용하는 주체는 사람이다. 법과 제도, 방침, 기계가 아니다. 세상 모두의 출발점은 사람의 마음인 것이다.

중국 주(周)나라 문왕을 도왔던 강태공의 저서 ‘육도삼략(六韜三略)’이라는 책에는 ‘병사들이 자리에 앉기전 먼저 앉지를 마라’ ‘병사들이 식사를 하기 전에 먼저 먹지를 마라’ ‘샘이 다 바닥이 나기 전에 목이 마르다 하지를 말라...’라면서 ‘그리하면 병사는 전력을 다해 너를 위해 싸운다’고 소개하고 있다.

손자병법도 ‘장병을 잘 부리기 위해서는 법에 없는 상도 주고 규정에 없는 영(令)을 내리면 많은 병사를 움직이는 것이 마치 한 사람 움직이듯이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신뢰란 남을 인정하는 것이고 남은 나를 위해 목숨을 바치게 된다.

▲인(仁)

인(仁)은 용서와 관용, 포용을 가져오고 조화와 협력을 이끌어낼수 있다.

손자병법에서는 윗사람이 부하에게 정성을 드려야 하고 끝없이 가르침을 줘야 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베트남 전쟁에 신임 소대장으로 참전할 당시 고충을 겪으면서 인(仁)의 의미를 되새길 기회가 있었다. 선임하사와 갈등을 겪으면서 선임하사와 부대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대원들의 각 가정에 편지를 보냈다.

선임하사의 두 딸과 편지를 주고받게 됐는데 선임하사가 고마움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이때문인지 적과 교전할 때 선임하사가 소대장을 보호하라면서 나를 살려줬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사람의 마음이 떠나면 다 떠나고 마음이 남으면 똘똘 뭉치는 셈이다. 댓가를 바라지 않는 지극한 정성이 사람의 마음을 모아간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됐다. 다른 사람에 대한 겸손과 배려가 그만큼 소중했다.

부하에 대한 정성은 중국 춘추전국시대 무패신화를 일궜던 오기(吳起)장군의 가르침에서도 엿볼수 있다. 오기 장군은 병사의 상처에 자기 입을 대고 고름을 빨아주는 인자함을 보였는데 그 병사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오 장군을 위해 용감히 싸우다 전사했다. 오기 장군의 정성이 병사들의 전투력으로 승화됐기 때문이다.

▲용(勇)

용(勇)은 위기에 비겁하지 않은 용기, 일에 대한 열정을 말한다.

미국 대통령을 지냈던 케네디의 군복무시절 위기 앞에 당당했던 용기와 솔선수범을 떠올리게 된다.

1943년 당시 케네디 중위는 솔로몬제도 전투에 참전했다가 14척의 어뢰정과 초계 항해중에 일본군 구축함과 충돌하는 상황을 맞았는데 13명 중 2명이 전사하고 1명이 부상을 당하게 됐다. 이에 케네디 중위는 ‘나홀로’ 부상자 구명조끼를 물고 4㎞를 수영하면서 주변 섬에 상륙해 미군 배와 접촉을 시도하는 등 우여곡절끝에 표류 9일만에 부하들과 함께 구출된다.

위험한 임무를 기피하지도 않고 부하에게 그 일을 시키지 않았던 케네디는 이 전투 이후로 미국 용기의 상징이 됐다.

위대한 영화배우 찰리 채플린의 열정도 좋은 예이다. 어려서 철공소에서 일을 하던 중 사장이 빵을 사오라고 시키자 ‘빵’이 해결된 감사의 표시로 포도주까지 사가지고 왔다.

나를 배려해준 작은 호의에 감사할줄 아는 사람,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상위 2%에 들어간다. 남의 배려를 가볍게 보고 감사할줄 모르고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하위 2%에 들어간다.

1975년 당시 중동 건설공사를 시작하게 된 박정희 대통령과 정주영 현대건설 회장의 일화도 ‘긍정의 힘’을 보여준다.

박 대통령은 정 회장을 청와대로 불러 “지금 중동에 다녀오세요. 공무원을 보냈더니 2주만에 와서 하는 말이 낮에는 더워서 일을 못하고 물이 없어 공사가 불가능하답니다”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중동에서 5일만에 귀국한 후 박 대통령에게 “1년 열두달 비가 없으니 1년내내 공사를 할수 있고 건설에 필요한 모래 자갈이 현장에 널려있으니 자재조달이 쉽고 물은 어디서 실어오면 되고요. 낮에는 에어컨 틀고 자고 밤에 일하면 됩니다”라고 답했다. 이 일이 있은 후 30만명의 근로자가 파견됐고 달러를 벌이들이게 됐다.

▲엄(嚴)

엄(嚴)은 남보다는 자기 자신을 다스리고 자신에게 엄격해야 한다. 모든 상황과 여건에서 사람에게 겸손해야 한다. 조그만 배려가 감동을 주게 마련이다.

카네기 공대가 졸업생들이 하버드대와 예일대 경영대, 법대 졸업생들에게 뒤지는 이유를 분석한 결과 졸업 후 인생을 사는데 학교서 배운 기술은 15%만 기여하고 사람과 더불어사는 능력이 85%를 차지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에 카네기연구소를 만들고 러더쉽을 키워주었다. 카네기연구소에서는 ‘인정과 칭찬은 보은으로 돌아오고 비방과 험담은 비수로 돌아온다. 원수는 물에 새기고 은혜는 돌에 새겨라’라고 가르치고 있다.

명심보감(明心寶鑑) 언어(言語)편에는 ‘입과 혀는 재앙과 근심의 문이요, 몸을 멸망시키는 도끼다. 입이란 사람을 상하게 하는 도끼이다. 말은 혀를 베는 칼이다. 입을 닫고 혀를 깊숙하게 감추어라’라며 ‘입 조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전쟁 당시 이승만 대통령과 리지웨이 대장(극동연합군 최고사령관)의 일화도 ‘겸손은 배려’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전선을 시찰하던 도중 리지웨이 대장이 소변이 급하자 차를 세우고 숲에서 소변을 보는데 이 대통령이 옆으로 다가와 같이 했다. 이에 리지웨이 대장은 “아버님! 제가 오늘부터 각하를 모시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김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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