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국제자유도시로 성공하려면 전략을 잘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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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희 한국예술종합대학교수 '손자병법과 21세기 생존전략' 강연

박재희 한국예술종합대학교 교수.
"모든 일에 전략이 필요하듯이 제주도도 국제자유도시로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전략을 잘 세우고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원동력이 있어야 합니다. 상황이 바뀌면 전술도 바뀌어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끊임없이 노력해야 합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이사장 변정일)가 주최하고 제주일보와 KCTV가 주관하는 제주글로벌아카데미 제7차 강좌가 지난 12일 제주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도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손자병법과 21세기 생존전략’을 주제로 강연에 나선 박재희 한국예술종합대학교 교수는 “제주도 역시 국내외 적으로 다른 관광지와 끊임없이 경쟁하고 살아남아야 하는 보이지 않는 전쟁을 하고 있는 아니냐”며 “과거 최고의 병서로 꼽혔던 손자병법은 전쟁 같은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21세기 현대인들에게 있어서도 인생문제 전반에 적용되는 지혜의 글”임을 역설했다. 이날 강연의 주요 내용을 발췌했다.

▲전략이란=전략의 3요소는 ‘Timing’, ‘Space’, ‘Speed’ 즉 시기, 공간, 속도라고 할 수 있다. 손자병법에서는 이를 출기불의(出其不意) ’상대방이 의도하지 못한 시간에 출격하라’, 공기무비(攻基無備);’ 전혀 예상치 못한 곳으로 공격하라’, 병자귀속(兵者貴速)’전쟁터에서는 속도가 가장 중요하다’라고 설명한다.

내가 아는 고향 선배 중에 명문 고등학교를 나왔다고 말하고 다니는 선배가 있다. 그는 그 학교 내에서도 열등생만 모아 놓고 따로 가르치는, 이른바 ‘텍사스’ 반에서 공부했는데 하루는 시험에서 ‘배를 따는 시기로 가장 적당한 시기는’ 이라는 문제가 나왔다. 우등생 반에서는 모두 ‘배꽃이 핀 후 104일 전후 로 딴다’는 정답을 썼지만 ‘텍사스’반에서는 대부분 ‘주인이 안 볼 때’라고 답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 답을 쓴 사람이 사회에 나가서는 성공했다고 하니 때로는 교과서에 나온 대로 따르기 보다는 상대방의 허를 찌르는 판단이 중요할 때도 있는 것이다.

‘총각네 야채가게’를 아시는가? 여러분이 상인이라면 야채를 팔러 어디로 가겠는가? 가락동 시장? 그렇게 생각하면 이미 실패한 전략이다. 총각네 야채가게는 젊고 잘생긴 총각들이 직접 야채를 들고 강남의 압구정 대치동으로 직접 가서 돈 많은 부인들을 상대로 팔기 시작, 지금은 높은 매출을 올리는 명실상부한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블루오션이란 어차피 처음부터 없는 것. 그러므로 끊임없는 연구로서 나만의 블루오션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가 주최하고 제주일보와 KCTV제주방송이 주관하는 제주글로벌아카데미 제7차 강좌가 지난 12일 제주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정이근 기자>

이순신 장군은 23번 전쟁을 치르고 23번 모두 이겼다. 지원도 없고 군량미는 물론 충분한 병력도 없었지만 전략을 잘 활용해서 모든 전쟁을 승리로 이끌 수 있었다.

제주도민도 이미 국제자유도시가 되기로 한 이상 정부의 지원이 없고 예산이 뒷받침 되지 않는다고 탓만 할 게 아니다. 언제 어디로, 어떤 속도로 치고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전략을 잘 세워야 한다.
특히 제주가 세계적인 관광 도시로 살아남기 위해 가장 필요한 전략은 ‘이(利)’이다. 즉 제주를 찾는 사람들에게 이로움을 줘야 한다.

관광객들이 동남아시아나 유럽보다 제주에 오는 것이 이익이 된다고 생각한다면 오지 말라고 해도 자연스럽게 제주를 찾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기세를 만들어 내는 사람의 조건=손자의 기세론(氣勢論)에 따르면 ‘세’는 조직의 문화로서 병사들의 기와 세를 만들어야 이긴다고 했다.

그렇다면 기세를 만들어 내는 사람의 조건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선 실력(智)이 있어야 한다.

실력은 어떻게 생길까? 우등생으로 자라서 좋은 대학을 나오고 석사, 박사가 되면 그것이 실력이라고 할 수 있을까? 손자병법에서는 현장을 보는 눈이 있는 사람을 최고의 실력이라고 꼽는다.

산전(山戰), 수전(水戰), 택전(澤戰), 육전(陸戰).
정말로 실력이 있는 사람들은 산에서 물에서 늪에서 드넓은 공간에서 뒹굴면서 아무도 답이 없을 때 답을 찾아내는 사람이다.

석사 위에는 박사가, 박사 위에는 도사가 있다. 도사는 길을 볼 수 있는 사람이다. 진정한 실력을 갖추려면 도사가 되어야 한다.

둘째로 소신이 있어야 한다.

지피지기(知彼知己) 백전불태(百戰不殆)
지피지기 백전백승이라는 말은 손자병법에 없다. 손자병법에서는 단지 이기는 것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도 함께 담은 것이다.

장사를 하는 것도 마차가지. 무슨 수를 써서든 이기기만 해서 많이 파는 것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지금 잠깐 손해를 보는 것 같아도 나 혼자 만의 승리가 아닌, 우리 모두가 이길 수 있는 승리를 해야 한다.
나만 생각하는 사람과 기업은 그 순간은 이길지 모르지만 절대 오래 가지 못한다.

인격이 있어야 한다.

내가 배고플 때 상대방이 배고플 것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어렸을 적 식구들이 빙 둘러 앉아 밥을 먹을 때 밥그릇에 바닥이 보일 때 쯤 가장 먼저 숟가락을 내려놓는 사람이 어머니다. 어머니의 마음을 갖고 있는 사람이 기세를 만들어 낸다. 순망치한(脣亡齒寒), 이가 없으면 이빨이 시린 법이다.

용기가 있어야 한다.

용기와 책임감을 갖고 아랫사람의 잘못까지 모두 책임질 수 있는 솔선수범의 열정이 있는 사람이 있는 사람에게는 언제나 사람이 몰린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갖게 되는 것이다.

엄격함이 있어야 한다.

우리 학교 출신이니까 봐 주고 아는 사람이니까 혜택을 주는 일이 반복되다 보면 조직은 깨진다. 읍참마속(泣斬馬謖)의 지혜를 살려 공과 사를 구별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성공하는 조직을 위해=비전을 공유해야 한다.

손자는 조직에서 가장 중요한 점으로 상하동욕자승(上下同欲者勝)을 들었다. 모든 조직원들이 하나의 목표를 갖고 똘똘 뭉칠 때 비로소 그 조직은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전략적 사고를 갖고 있어야 한다.

싸움에 앞서서 항상 ‘승산’을 따져 봐야 한다. 도천지장법(道天地將法)은 전쟁을 계획할 때 도리에합당한지, 기상조건이나 지형은 유리한지, 장수의 능력이 탁월한지, 군대의 규율은 얼마나 잡혀있는지 등을 이성적으로 철저히 판단해서 분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따져보고 이길 방법이 없다면 ‘36계 주위상(走爲上)’ 도망가는 것이 상책이다.

이와 함께 물에게서 배우는 생존 원리인 병형상수(兵形象水)를 깊이 깨닫고 항상 아래로 흐르는 겸손함, 정확한 판단력, 여유를 염두에 둔다면 언제나 승리하는 조직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전승불복(戰勝不復). 승리는 반복되지 않는다. 전쟁에서는 승리하는 것보다 그 승리를 유지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정리=조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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