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홍만-칸세코, 예상된 '개그 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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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노 골리앗' 최홍만(29)이 일본 격투기 무대에서 호세 칸세코(45)를 물리치고 마침내 5연패 늪에서 탈출했지만 정작 본인은 쑥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헐크 토너먼트에서 맞붙은 미국 메이저리그(MLB) 강타자 출신인 칸세코가 결코 자신의 적수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일찌감치 알았기 때문일 것이다.

최홍만의 싱거운 1라운드 TKO승은 경기 전부터 예상됐다.

2005년 K-1에 데뷔한 최홍만은 체계적으로 훈련한 베테랑이지만 칸세코는 40대 중반 나이에 종합격투기(MMA) 룰로 첫 경기를 치르는 신출내기 파이터이다.

게다가 칸세코는 최홍만과 맞붙기 이틀 전 일본 프로야구 경기를 관전하고 행사에도 참여하는 등 애초부터 싸울 의지가 없어 보였다.

체격이나 경력을 보더라도 칸세코는 최홍만과 비교 대상이 안 됐다.

칸세코 역시 188cm에 109kg로 건장한 체격을 자랑하지만 218cm에 148.5kg의 최홍만에 비해 사이즈부터 큰 차이가 났다.

또 메이저리그 현역 시절 최초로 40홈런-40도루 클럽(1988년.42홈런-40도루)에 가입하는 칸세코는 야구 선수로서는 유명세를 탔을지 몰라도 격투기 실력은 초보에 가까웠다. 미국에서 입식타격 대회에 몇 차례 출전한 것으로 알려졌을 뿐 정확한 그의 전적도 공개되지 않았다.

실제 승부도 쉽게 갈렸다.

최홍만은 경기 시작 1라운드 시작 1분17초 만에 칸세코를 상대로 싱거운 TKO 승을 거뒀다. 칸세코는 1분이 조금 지난 시점에서 최홍만에게 킥을 시도하려다 스스로 넘어졌다. 최홍만은 곧바로 달려가 파운딩을 퍼부었고 칸세코는 몇 차례 안면을 얻어맞자 경기 포기 의사를 알리는 탭을 쳤다.

최홍만은 민망한 듯 이기고도 기쁜 표정을 짓지 않았고 감동도 없었던 경기였던지 관중석에서 이렇다 할 환호도 없었다.

최홍만-칸세코의 대진은 사실상 이 대회를 중계한 일본 민영방송 TBS의 시청률을 끌어올리고 최홍만의 추락한 명성을 되찾기 위한 수단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게 격투기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일본에서는 격투기 인기가 계속 하락하자 주최 측이 해외에서 유명 스포츠인을 섭외해 경기력이 아닌 볼거리 위주로 대진을 짜는 경우가 자주 있다는 것이다.

또 5연패 수렁에 빠진 최홍만의 상품성이 더 떨어지는 것을 막으려고 일부러 약체와 맞붙게 했다는 지적도 있다.

국내 격투기 팬들도 승패를 떠나 최홍만의 승리에 오히려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최홍만이 1라운드 TKO로 이겼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포털 사이트의 관련 기사에는 '희대의 개그 매치' '멜로 영화라는 장르를 알면 슬프게 끝나겠다고 예상하는 것보다 맞추기 더 쉬운 경기'' '이건 격투기가 아니라 완전 코미디'라는 등의 댓글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최홍만으로서는 이기고도 팬들에게 박수를 받을 수 없었던 경기였던 셈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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