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색한 꽃다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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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베이징 장애인올림픽에서 감동의 ‘금빛 질주’를 펼치며 제주인의 기개를 세계에 떨친 홍석만이 20일 ‘금의환향’했다.
야구에서 ‘9전 전승 금메달’ 신화를 이뤄낸 강민호와 홍석만를 비롯해 자랑스러운 제주의 아들, 딸들이 올림픽에서 보여준 투혼에 도민 모두가 아낌없는 성원을 보냈다.

강민호가 극적인 금메달을 목에 건 다음날 강 선수의 고향집을 방문해 부모에게 꽃다발을 전달한 것처럼 이날 열린 홍석만의 환영식에서도 김태환 제주도지사는 가장 앞서 꽃다발과 특별포상금을 전달했다.

하지만 도내 체육인에게 이 꽃다발이 꼭 반가운 것만은 아니었다. 제주도가 스포츠산업 발전에 열을 올리면서도 정작 제주체육의 근간인 우수선수 육성에는 무관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주도가 갑자기 설레발을 떠는 모습도 어딘가 어색한 느낌이다.

실례로 올해 제주도가 도체육회에 지원한 순수 선수육성 예산은 5억4300만원. 도내에 등록된 초.중.고 선수가 2500명임을 감안하면 1인당 22만원정도다. 읍면지역 선수가 훈련을 위해 제주종합경기장까지 오가는데 드는 6개월치 차비도 될까 말까한 수준이다.

더 쉬운 예로 전지훈련팀에겐 경기장이 무료이지만, 그 전지훈련팀과 연습 게임하는 제주팀은 50%의 사용료를 내야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장애인체육은 두 말할 여지도 없다. 도내에도 국가대표 선수들이 있지만 이들에게 지원되는 훈련비는 아예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림픽 출전권 획득을 위해 국제 대회에 참가해야 하지만 차비가 없어 엄두도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세계적인 스타인 홍석만도 다행히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에서 일정액의 훈련비를 지원해 숨통이 트였다. 이번에 홍석만에게 지급된 특별(?)포상금 1000만원도 제주도의 지원없이 장애인체육회가 없는 살림에 운영비를 쪼개서 마련했다.
도지사가 장애인체육회 회장이고 홍석만이 장애인체육회 소속이니 장애인체육회가 알아서 해야 한다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 그래도 이런저런 말들이 많다.

앞으로도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오는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제주의 혼을 세계에 떨치는 제주출신 선수를 아마 못 볼지도 모르겠다. 이런 걱정이 쓸데없는 ‘기우(杞憂)’로 끝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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