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오전 4시30분께 제주시 삼도2동에 있는 방치된 목조 건물에서 불이 나 잠을 자고 있던 노숙자 이모씨(53)와 안모씨(42)가 목숨을 잃었다.
주민 강모씨(47)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들은 화재 발생 17분 뒤 불을 껐으나 노숙자들은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
경찰은 양초에 불이 붙어 있었던 점에 미뤄 이들이 켜 둔 촛불이 인화성 물질에 옮겨 붙으면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현장에는 타고 남은 양초 3개와 가스버너, 라면을 끓인 냄비 등이 있었다.
경찰은 이들 노숙자들이 술에 취한 상태서 잠을 자다가 불길 속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연기에 질식해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불이 난 폐가는 탑동 해안공원에서 터를 잡고 있는 노숙자들이 잠을 자기 위해 자주 출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또 비바람을 막기 위해 깨진 창문을 베니어판으로 가리고 살아왔다.
경찰은 숨진 노숙자들은 쉼터(희망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가운데 수 년 전부터 탑동을 배회하고 구걸을 하면서 살아왔다고 밝혔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제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