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했다’고 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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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림, 수기작가

나라의 기초는 청소년 교육에 달렸다고 한다. 하지만 습관이나 인성 교육은 어려서부터 가정교육에 달렸다고 본다. 베이컨의 말에 ‘습관은 어릴 때 이룬 것이 가장 완전하다’고 했듯이 아이가 말을 배우기 시작하면서부터 교육은 시작된다.

아이가 아장 아장 걷다가 넘어지면 옛날 우리 어머니들은 달려가서 얼른 안아 일으켜 주고 애매한 땅을 치시며 ‘데끼, 데끼. 왜 우리 아기 넘어뜨렸어’하신다. 아기는 서럽게 울면서 어리광을 부리고 저도 발로 땅을 찬다. 아기는 울면 해결되고 내 잘못이 아니고 땅바닥이라고 입력이 된다. 결국 아기는 자신이 해결하면서 성장할 기회를 놓치고 자립심보다는 부모에 대한 의존심만 커지고 내 잘못도 타인에게 미루는 것이 당연한 사람이 된다.

내가 미국에 살 때 미국 어머니들은 아기가 넘어지면 웃으며 일어나라고 손짓만 한다.

아이가 혼자 어렵게 일어나면 엄마는 손뼉을 치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아기도 자기가 해냈고 엄마 칭찬을 받으니 신이 나서 저도 손뼉을 치며 좋아한다. 이렇게 크는 아이들은 무엇이든지 제 힘으로 해내려는 자립심과 창조력이 생긴다.

미국 사람들은 누구나 “아이 엠 소리”를 참 자연스럽게 서슴없이 말하는 국민들이다.

아주 작은 실례를 해도 아이가 어른에게는 물론 어른이 어린 아이에게도 당연히 한다.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항상 듣고 자랐기 때문에 잘못했을 때 사과하면 용서를 받고 사랑 받는다는 사실을 일찍부터 터득했기에 올바른 인격 형성이 돼 있다.

‘우리 아이는 착하고 거짓말 안 하고 아주 훌륭한 아이예요.’ 이런 아낌없는 칭찬만큼 값있는 교훈은 없다.

자기 잘못을 솔직히 말한다는 것은 굉장한 양심의 용기가 필요하다.

타고난 성품이나 가정교육, 자기 수양의 깊이에 따라 다르겠지만 우리나라는 유독 어느 누구나 우선 아니라고 버티고 보는 것이 보통 습관처럼 되어 있다.

그 순간의 자존심과 자백한 후에 허물어질 자신이 무서워서 약은 거짓말로 당장을 벗어나 보려고 하나 거짓이 거짓을 낳는다고 감당할 수 없이 더 곤란하게 된다. 솔직한 고백이 당장은 모두를 잃는 어리석은 짓 같아도 오히려 이해와 용서를 받아 최대한 좋은 결과를 받게 된다. ‘대인은 진실을 말하기에 주저하지 아니하고, 소인은 반성하지 아니하고 반듯이 장식해서 감추려한다’, ‘못난 사람은 먼 앞날을 생각하지 아니하고 발등에 불만 끄려한다’고 선인들은 말했다.

요즘 사회가 떠들썩한 미투사건, 정치인들의 횡령, 끔직한 살인 범죄인 모두가 한결 같이 처음엔 모르쇠이다. 구약 잠언에 ‘악한 자는 그 입술로 인하여 구렁에 빠지고 속이고 빼앗은 곡식은 입에 달다. 하지만 후에 그 입에 모래가 가득 차게 된다’고 했는데 내일이면 밝혀질 줄 알면서도 저렇게 시치미를 떼는 모습이 안타깝고 아이들 교육에 치명적이라 장래가 여간 걱정스럽지 않다.

이제부터는 세계와 어울려 살아야할 우리 젊은이들은 절대 해서는 안 될 모습이고 솔직함이 자기 자신을 잘 지키는 길이라는 교훈을 받았으면 한다. 우리들도 이젠 억척같이 일만 하는 돈벌레라는 말 대신 인품 있는 국민이라는 평가를 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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