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우리 사회가 성찰의 계기로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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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내에서 이뤄진 성폭력에 대한 폭로가 확산하면서 제주에서도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본격화되고 있다. 제주여성인권상담소·시설협의회와 제주여성인권연대, 제주여민회 등 여성단체들이 그제 미투 선언 지지 기자회견을 하고 실질적인 활동에 나섰다.

이날 이들 단체는 모 신협 직원의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피해 여성이 직접 작성한 피해사례를 도민사회에 공개하고, 그 용기를 지지하며 피해자를 위한 상담창구를 개설하고 공동변호인단을 구성키로 했다. 이는 미투에 ‘위드유(With You·당신과 함께하겠다)’를 외치며 연대를 표명한 것으로 환영할 만하다.

그간 우리 사회는 성폭력 피해자가 즉각적으로 항의를 하거나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을 가로막았다. 이번 미투에 참여한 피해 여성의 경우도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회사에 알렸으나 돌아온 것은 “언론에 알리지 말라”는 회유성 협박뿐이었다. 이 과정에서 피해 여성은 자신 말고 또 다른 피해 여성이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 점은 경찰이 신속하게 수사해야 할 대목으로 여겨진다.

미투에서 보듯이 성폭력은 이성의 문제이기에 앞서 권력의 문제이다. 대부분 가해자는 상급자이거나, 업무상 갑의 위치에 있거나, 사회적으로 비교우위에 있는 사람들이다. 최근 제주대 교수 2명이 학생 성추행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대학 측도 이들의 의혹에 대해 개인의 일탈 행위가 아닌 권력에 의한 중대한 인권 침해로 인식한다며 총장 직권으로 해당 교수들을 수업에서 배제했다.

미투는 피해자들의 애절한 호소다. 지금까지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았기에 끔찍했던 일을 말할 수 없었다. 이제는 많은 이들이 공감해 줄 것으로 믿기 때문에 용기 있게 고백하는 것이다. 이 점에서 ‘펜스 룰(Pence Ruleㆍ여성과 함께하는 자리를 만들지 않는 것)’과 같은 또 다른 소통의 장벽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미투를 통해 우리 사회가 성찰하고 소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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