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미제사건으로 남아있는 제주 어린이집 보육교사 살인사건에 대한 재수사가 이뤄진다.
제주지방경찰청은 지난 1월 말부터 이달 초까지 숨진 어린이집 보육교사 이모씨(사망 당시 27·여)의 정확한 사망 시간을 추정하기 위한 현장실험을 실시하는 등 재수사에 착수했다고 16일 밝혔다.
제주시지역 모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로 근무하던 이씨는 지난 2009년 2월 1일 실종됐다가 일주일 만인 2월 8일 제주시 애월읍 고내봉 인근 농업용 배수로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경찰은 이씨의 소지품이 발견된 제주시 아라2동 제주축협 사거리 인근 아파트와 애월읍 인근 도로에 설치된 CCTV화면을 이용해 용의차량을 추적하고, 이씨의 몸에서 발견된 제3자 DNA를 토대로 범인 검거에 나섰지만 DNA가 일치라는 용의자를 찾아내지 못하면서 사건은 미궁에 빠졌다.
또 당시 경찰은 이씨가 실종 당일 숨진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여 왔지만 부검 결과 시신이 발견된 시점에서 24시간 이내 숨졌다는 결과가 나오며 수사에 혼선이 발생, 결국 범인을 찾지 못한 채 2012년 6월 15일 수사본부가 해체됐다.
다만 2015년 살인죄 공소시효를 폐지한 이른바 ‘태완이법’이 시행되면서 제주지방경찰청 강력계 산하의 ‘장기 미제사건 전담수사팀’이 해당 사건을 맡아 그동안 조사를 벌여 왔다.
이번에 실시된 현장조사는 이씨의 정확한 사망 시점을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이정빈 가천의대 교수 등 전문가 7명이 참여한 가운데 돼지와 개 등 동물의 사체를 이용한 부패 실험으로 진행됐다.
경찰은 이번 조사를 통해 사망 추정 시간을 확인한 후 이를 토대로 당시의 증거들을 분석, 수사를 진행해 나갈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사망시점에 혼선이 있었던 만큼 정확한 사망시점을 확인한 후 여기서부터 수사 포커스를 맞춰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