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변신에 의한 동계 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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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철 제주대학교 화학·코스메틱스학과 교수

갈릭 걸스(Garlic Girls; 마늘 소녀들) 등 다양한 별칭으로 돌풍을 일으키던 평창동계올림픽이 역사 속에서 호흡하고 있다. 겨울 스포츠 축제는 물의 변신의 바탕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물은 상에 따라 각기 다른 별칭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액체 상태일 때 물, 고체 상태일 때 얼음, 기체 상태일 때에는 수증기라고 일컫는다. 증기는 눈에 보이지 않으며, 우리 눈에 보이는 것으로 흔히 김이라고 하는 것은 사실상 응축된 물의 에어로졸이다.


물이 끓을 때에는 액체에서 증기로 상변화가 일어난다. 거품은 물 속에서 형성된 증기의 주머니이다. 거품 내에서 압력은 대기가 물을 누르는 압력과 같다. 그렇지 않으면 거품은 위로 올라가지 않고 물도 끓지 않는다.


우리는 날씨에서도 상변화를 경험할 수 있다. 눈이나 비가 오지 않을 때 아침이슬도 물의 변신의 결과라 할 수 있다. 이슬점, 즉 공기 중의 습기가 땅 위에서 응축하는 온도는 대기압에 따라 다르다.


이런 상변화는 온도과 압력에 의한 물의 변신이다. 물론 압력에 따라서 고체가 기체, 기체가 고체로 변할 수 있다. 상온, 상압에서 고체에서 기체로 변하는 물질은 드라이아이스, 즉 고체 이산화탄소이다.


이러한 드라이아이스 성질과 이산화탄소가 공기보다 무거운 특성으로 인해 이 물질은 무대에서 안개효과를 연출하는데 이용될 수 있다. 이처럼 물질의 성질도 알면 과학이지만 모르면 마술로 둔갑한다.


기체상에서 고체상으로 변하는 석출과정도 아름다움을 연출할 수 있다. 석출의 한 예로 서리를 들 수 있다. 특정 조건에서 공기 중의 수증기가 액체로 응축되지 않고 서리 형태로 대지를 연출가로 변모시킨다.


선수들이 얼음 위에서 씽씽 달리고 회전하는 동작은 경이롭다. 물이 고체가 되면 왜 미끄러울까? 이 물음에 대해 과학계에서는 아직 명쾌한 해답을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에 대한 몇 가지 탐구 결과를 살펴보는 것, 빙판에서 웃고 울며 묘기를 선보일 수 있는 이유를 고찰하는 것도 삶의 윤활제가 될 것이다. 물론 액체 물보다 고체 얼음의 밀도가 낮아 고체가 액체 위에 뜨기 때문에 동계스포츠가 가능하다.


얼음이 미끌미끌한 이유는 얼음 표면의 물 때문이다. 얼음 뿐 아니라 마루나 식탁에 물이 있으면 그릇이나 사람이 미끄러지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얼음의 표면은 왜 녹을까? 이와 함께 독자들이 고체 위에 액체 물이 있으면 미끄러운 이유를 생각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첫째 얼음은 일정한 압력을 가하면 녹는다. 빙판 위를 달리는 스케이팅 선수들은 스케이트 날로 힘차게 누른다. 그 압력으로 순간적으로 얼음이 녹아서 표면에 물이 윤활유 역할을 해 스케이트가 미끄러지는 것이다. 그러면 압력이 증가하면 왜 얼음이 녹는지를 생각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둘째 마찰열에 의해 얼음이 일시적으로 녹아 물이 생긴다. 컬링 경기에서 선수들이 빗자루로 빙판을 열심히 닦는 것도 이 때 발생하는 마찰열이 얼음 표면을 녹여 스톤의 속도를 빠르게 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얼음 표면에 필름처럼 얇은 물층이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각진 얼음 두 덩어리를 상하로 놓았을 때 서로 붙어버린다. 이것은 1985년대에 얼음 물층이 순식간에 얼어버린 결과라는 것이 제안된 바도 있다. 1987년에는 과학자들이 얼음 표면의 얇은 물층을 촬영하는 데 성공한 적도 있다.


이런 몇 가지 사실과 함께 과학자들은 얼음이 미끄러운 이유에 대해 아직도 논쟁을 계속하고 있다. 과학자들의 끈질긴 탐구가 이어지면 물의 변신과 얼음의 신비가 명확하게 규명되어 더욱 아름다운 동계 스포츠가 펼쳐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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